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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이야기- 신앙체험의 정리와 반성/성공회이야기

성공회 신앙의 3대 기준(권위)

(홍영선신부님이 지으신 성공회교리해설서에서 옮깁니다)

성공회 신앙의 3대 기준(권위)

교파마다 자기 교회의 신앙을 분별하는 기준(권위)으로 내세우는 것이 있습니다.

성공회 신앙의 3대 기준은 성서, 이성, 전통입니다.

① 성서

모든 그리스도교의 유일한 경전은 바로 성서입니다. 성공회 역시 성서 이외의 다른 경전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성서 66권(구약 39권, 신약 27권)은 모두가 하느님의 계시로 이루어진 책으로서 진리를 가르치고 잘못을 책망하고 허물을 고쳐주고 올바르게 사는 훈련을 시키는 데 유익한 책입니다(2디모 3:16).

② 이성

성서가 아무리 하느님의 계시로 이루어진 책이라 할지라도 성서에 기록되어져 있지 않은 부분들에 대해서조차 우리가 다 알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알 수 없는 부분에 대해 우격다짐으로 무조건 믿으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는 성서에서 말하지 않는 부분들에 대해 인간 ‘이성의 빛’에 호소하여 해석을 시도해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신앙은 감성만으로 다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이성은 어느 한 개인의 지적 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공동체가 맞닥뜨린 문제에 대해 공동체 모두가 진리의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공동체적 해석의 시도를 말하는 것입니다.

③ 전통

성공회는 초대교회 이래로 동서교회가 지켜온 훌륭한 전통을 유산으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전통이든 고정된 영원불변의 것이란 없습니다. 전통은 언제든 ‘공동체의 합의’에 따라 새로이 형성되기도 하며, 변화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어느 한 개인의 독단에 의해서 전통이 형성되거나 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거기에는 항상 ‘공동체의 합의’가 따라야 합니다.

따라서 그리스도교 역사 속에서 전통은 항상 공동체를 일치시키는 힘을 가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기에 성공회 신자들의 신앙생활은 개인의 주관적 체험보다는 공동체적이고 객관적인 성격을 강조하는 성향을 띱니다. 말하자면 공동체의 일치가 개인의 특별한 행동으로 인해 어지럽혀져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개인의 훌륭한 신앙경험을 무시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개인의 신앙경험이 공동체와 연대할 수 있는 성격의 것으로 승화되도록 이끌어가려는 합의의 마음을 근거로 한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전통 속에서 개인의 위치를 더욱 확고히 해 가도록 하는 것입니다. 성공회는 옛 것을 존중하고 공동체의 합의에 의해 새 것을 받아들여 전통으로 형성해 가는 것을 결코 주저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