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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초록/2012년도설교초록

2012년 11월 4일 (추수감사주일/ 전신자의 날) 성서정과 및 강론초록

 

 

2012년 11월 4일 (연중31주일) /전신자의 날/ 추수감사

 

신명 8:1-10

1 너희는 내가 오늘 명하는 모든 계명을 성심껏 지켜야 한다. 그래야 너희는 행복하게 살며 번성할 것이고 야훼께서 너희의 선조들에게 주겠다고 맹세하신 땅에 들어가 그 땅을 차지할 것이다.
2 너희는 지난 사십 년간 광야에서 너희 하느님 야훼께서 어떻게 너희를 인도해 주셨던가 더듬어 생각해 보아라. 하느님께서 너희를 고생시킨 것은 너희가 당신의 계명을 지킬 것인지 아닌지 시련을 주어 시험해 보려고 하신 것이다.
3 하느님께서는 너희를 고생시키시고 굶기시다가 너희가 일찍이 몰랐고 너희 선조들도 몰랐던 만나를 먹여주셨다. 이는 사람이 빵만으로는 살지 못하고 야훼의 입에서 떨어지는 말씀을 따라야 산다는 것을 너희에게 가르쳐주시려는 것이었다.
4 지난 사십 년 동안 너희 몸에 걸친 옷이 떨어진 일이 없었고, 발이 부르튼 일도 없었다.
5 너희 하느님 야훼께서는 사람이 자기 자식을 잘되라고 고생시키듯이 그렇게 너희를 잘되라고 고생시키신 것이니, 이를 마음에 새겨두어라.
6 너희는 너희 하느님 야훼를 경외하여 그의 계명을 지키고 그가 보여주신 길만을 따라가도록 하여라.
[잘살게 되어도 하느님을 잊지 마라]
7 너희 하느님 야훼께서는 이제 너희를 기름지고 넓은 땅, 골짜기와 산에서 지하수가 솟아 샘이 되고 냇물이 흐르는 땅으로 이끌어들이려고 하신다.
8 그 곳은 밀과 보리가 자라고 포도와 무화과와 석류가 여는 땅이요, 올리브 나무 기름과 꿀이 나는 땅이다.
9 굶주리지 않고 먹을 수 있는 땅, 아쉬운 것 하나 없는 땅, 돌에서는 쇠를, 산에서는 구리를 캐낼 수 있는 땅이다.
10 너희 하느님 야훼께서 너희에게 주신 이 좋은 땅에서 너희는 배불리 먹으며 하느님을 기리게 될 것이다.

 

시편 65

1 하느님, 시온에서 찬미받으심이 마땅하오니 ◯ 당신께 바친 서원 이루어지게 하소서.
2 당신은 우리의 기도를 들어 주십니다. ◯ 죄지은 모든 사람 당신께 나아가 고백하오니,
3 우리가 지은 죄 힘겹도록 무거우나 ◯ 당신은 그것을 씻어 주십니다.
4 복되어라, 당신께 뽑혀 한 식구 된 사람, ◯ 당신 궁정에서 살게 되었으니,
¶ 당신의 집, 당신의 거룩한 성전에서, ◯ 우리도 마음껏 복을 누리고 싶습니다.
5 우리를 구원하시는 하느님: 놀라운 기적으로 정의를 세우시고, 우리 소원 들어 주시니, ◯ 땅 끝까지 먼 바다 끝까지 사람들의 소망입니다.
6 그 크신 힘으로 산들의 뿌리를 박으셨으며 ◯ 권능의 띠를 허리에 질끈 동이시고
7 설레는 바다와 술렁이는 물결, ◯ 설치는 부족들을 가라앉히셨습니다.
8 땅 끝에 사는 사람들이 당신의 손길을 보고 놀라며, ◯ 해뜨는 데서 일으키신 노랫소리, 해지는 곳에 메아리칩니다.
9 하느님은 이 땅을 찾아오시어 ◯ 비를 내리시고 풍년을 주셨습니다.
¶ 손수 파 놓으신 물길에서, 물이 넘치게 하시어 ◯ 이렇게 오곡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10 밭이랑에 물 대시고, 흙덩이를 주무르시고: 비를 쏟아 땅을 흠뻑 적신 다음, ◯ 움트는 새싹에 복을 내리십니다.
11 이렇듯이 복을 내려 한 해를 장식하시니 ◯ 당신 수레 지나는 데마다 기름이 철철 흐릅니다.
12 광야의 목장에도 기름기 흐르고, ◯ 언덕마다 즐거움에 휩싸였습니다.
13 풀밭마다 양떼로 덮이고, 골짜기마다 밀 곡식이 깔렸으니 ◯ 노랫소리 드높이 모두 흥겹습니다.
◉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 처음과 같이 지금도 그리고 영원히, 아멘

 

야고 1:17-18, 21-27

17 온갖 훌륭한 은혜와 모든 완전한 선물은 위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하늘의 빛들을 만드신 아버지께로부터 내려오는 것입니다. 하느님 아버지는 변함도 없으시고 우리를 외면하심으로써 그늘 속에 버려두시는 일도 없으십니다.
18 하느님께서는 뜻을 정하시고 진리의 말씀으로 우리를 낳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피조물의 첫 열매가 된 것입니다.
21 그러므로 모든 더러운 것과 온갖 악한 행실을 버리고 하느님께서 여러분의 마음속에 심으신 말씀을 공손히 받아들이십시오. 그 말씀에는 여러분을 구원할 능력이 있습니다.
22 그러니 그저 듣기만 하여 자기 자신을 속이는 사람이 되지 말고 말씀대로 실천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23 말씀을 듣고도 실천하지 않는 사람은 제 얼굴의 생김새를 거울에다 비추어보는 사람과 같습니다.
24 그 사람은 제 얼굴을 비추어보고도 물러나서는 곧 제 모습을 잊어버리고 맙니다.
25 그러나 우리에게 자유를 주는 완전한 법을 잘 살피고 꾸준히 지켜 나가는 사람은 그것을 듣고 곧 잊어버리는 일이 없으며 들은 것을 실천에 옮깁니다. 이렇게 실천함으로써 그 사람은 하느님의 축복을 받을 것입니다.
26 누구든지 자기가 신앙 생활을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자기 혀를 억제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자기 자신을 속이는 셈이니 그의 신앙 생활은 결국 헛것이 됩니다.
27 하느님 아버지 앞에 떳떳하고 순수한 신앙 생활을 하는 사람은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고아들과 과부들을 돌보아 주며 자기 자신을 지켜 세속에 물들지 않게 하는 사람입니다.

 

마태 6:25-33

[먼저 하느님의 나라를 구하여라 (루가 12:22-34)]
25 "그러므로 나는 분명히 말한다. 너희는 무엇을 먹고 마시며 살아갈까, 또 몸에는 무엇을 걸칠까 하고 걱정하지 마라. 목숨이 음식보다 소중하지 않느냐? 또 몸이 옷보다 소중하지 않느냐?
26 공중의 새들을 보아라. 그것들은 씨를 뿌리거나 거두거나 곳간에 모아들이지 않아도 하늘에 계신 너희의 아버지께서 먹여주신다. 너희는 새보다 훨씬 귀하지 않느냐?
27 너희 가운데 누가 걱정한다고 목숨을 한 시간인들 더 늘일 수 있겠느냐?
28 또 너희는 어찌하여 옷 걱정을 하느냐? 들꽃이 어떻게 자라는가 살펴보아라. 그것들은 수고도 하지 않고 길쌈도 하지 않는다.
29 그러나 온갖 영화를 누린 솔로몬도 이 꽃 한 송이만큼 화려하게 차려 입지 못하였다.
30 너희는 어찌하여 그렇게도 믿음이 약하냐? 오늘 피었다가 내일 아궁이에 던져질 들꽃도 하느님께서 이처럼 입히시거든 하물며 너희야 얼마나 더 잘 입히시겠느냐?
31 그러므로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또 무엇을 입을까 하고 걱정하지 마라.
32 이런 것들은 모두 이방인들이 찾는 것이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것을 잘 알고 계신다.
33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하느님께서 의롭게 여기시는 것을 구하여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

 

<본기도> 전능하시고 은혜로우신 하느님, 우리의 필요에 따라 풍성한 수확을 주시니 감사하나이다. 비옵나니, 바다와 육지의 소산물을 기르고 수확하는 이들을 축복하시며, 우리로 하여금 허락하신 은총을 잘 관리하고 나누는 충성된 청지기가 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한 분 하느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강론초록 1>

                            감사할 수 있음을 감사합니다! (마태 6:25-33)

 

오늘은 우리 교회가 추수감사주일로 지킵니다. 우리 주교좌 교회 설립 121주년을  기념하며 모든 신자가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는 잔치날이기도 합니다.

감사는 우리가 얻은 어떤 좋은 것에 그저 만족하고 기뻐하는 마음이 아닙니다.

신명기의 말씀은 이렇습니다. “‘이 재산은 내 손으로 뼛골이 빠지게 일해서 모은 것이다.’ 이런 엉뚱한 생각이 들거든 너희 하느님 야훼를 생각하여라. 하느님께서 너희 선조들에게 맹세하신 당신의 계약을 이행하셔서 오늘 이처럼 재산을 모으도록 너희에게 힘을 주셨다는 것을 생각하여라.” (신명8:17-18)

신앙적인 의미의 감사는 조건이나 상황이 좋아서 드리는 감사가 아닙니다. 받은 은혜에 대하여 고마움의 예를 표할 줄 알아야 한다는 도덕적 가르침도 아닙니다. 감사는 우리 삶의 모든 것이 하느님 안에서 그리고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수많은 관계들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깨우침입니다. 내 중심으로 내가 얻은 것에 자만하고 내가 잃은 것에 낙심하지 말 일입니다. 시선을 더 깊고 넓게 하여 다른 차원의 진실을 볼 일입니다. 감사는 하느님께서 허락해주신 우리 생명 그리고 우리가 맺고 있는 수많은 관계들을 깨닫고 경탄하는 인식입니다. 내 삶에 베풀어진 수많은 이들의 마음과 손길을 되돌아보고 그 사랑과 수고를 깊이 느끼는 마음입니다.

우여곡절 많은 세상살이를 사람들이 말하는 성공과 실패, 행운과 불행 따위의 기준으로 평가하다보면 진실로 감사하기가 어렵습니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하느님께서 의롭게 여기시는 것을 구하여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마태6:33) 참된 감사를 위해서는 우리 삶의 모든 일들을 하느님과의 관계 속에서 우선 살피는 일이 필요합니다. 어떤 처지에서든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고 누리는 삶, 차별 없는 눈길로 사람을 대하고, 핑계를 대지 않고 서로를 도우며, 시련과 고통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서 선하게 창조하셨기에 사람의 “뼛속까지 선함”을 신뢰하는 삶! 우리는 이런 차원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는 것입니다.

세상의 기준을 따라 감사할 수 있는 것도 물론 감사하기는 한 일입니다. 하지만 정말 귀한 것은 세상의 기준을 넘어 “모든 일에 감사할 수 있는 믿음” 입니다. 오늘의 추수감사는 121년 된 우리 교회가 이 세상에 그러한 차원의 “감사”를 심고, 가꾸고, 거두는 귀한 사명을 다해오고 있음을 감사하는 일이기도 한 것이지요.  “감사할 수 있음을 감사하는” 우리 교우님들의 성숙한 믿음을 감사하고 축복합니다. *

<강론초록2>

                                          삶의 결실을 감사하며

 

추수감사주일은 가을걷이를 마치고 한 해의 농사와 삶을 돌보아주신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와 찬양을 돌려드리고 이웃과 더불어 기쁨을 나누는 잔치의 날입니다. <그리고 너희가 밭에 씨를 뿌려서 지은 곡식의 맏물을 바치는 맥추절을 지켜라. 또 농사 지은 것을 밭에서 모두 거두어 들이는 연말에는 추수절을 지켜라. (출애23:16)>

우리의 삶은 농사만이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씨를 뿌리고 거두는 일”로 이루어집니다. “씨를 뿌리고 뿌린 대로 거둔다”는 것은 인생의 진리입니다. <눈물을 흘리며 씨뿌리는 자, 기뻐하며 거두어 들이리라. (시126:5) 적게 뿌리는 사람은 적게 거두고 많이 뿌리는 사람은 많이 거둡니다. 이 점을 기억하십시오. (2고린9:6)> 추수감사는 하느님께서 정하신 이 인생의 진리를 묵상함으로 시작됩니다. 그런데 이 인생의 진리는 기계적인 법칙이 아니라 하느님의 풍성한 은총을 드러내는 하느님의 섭리 입니다.
<그러나 어떤 것은 좋은 땅에 떨어져서 싹이 나고 잘 자라 열매를 맺었는데, 열매가 삼십 배가 된 것도 있고 육십 배가 된 것도 있고 백 배가 된 것도 있었다.(마르4:8)> 우리는 하나를 심었을지라도 수십 배의 풍성한 결실을 거두게 됩니다. 그러므로 추수감사는 하느님의 창조질서와 섭리에 대한 찬양입니다.

그리고 추수감사는 우리 자신의 수고와 승리를 자화자찬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냉혹한 생존경쟁의 싸움터에서 내 힘으로 살아남은 것처럼 대견해하기 쉽지만 실상은 우리의 삶이란 내 힘을 초월하는 하느님의 능력이 우리를 지켜주고 이끌어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 너희 하느님 야훼께서 ... 맹세로써 너에게 주겠다고 하신 그 땅에 너희를 이끌어 들이실 때가 되었다. 거기에는 너희가 세우지 않은 크고 아름다운 성읍들이 있고, 너희가 채우지 않은, 온갖 좋은 것으로 가득찬 집들이 있고 너희가 파지 않은 우물이 있고 너희가 가꾸지 않은 포도원과 올리브 밭이 있다. 너희는 그것을 마음껏 먹게 되리라. 그리 되더라도 너희는 에집트 땅 종살이하던 집에서 너희를 이끌어 내신 너희 하느님 야훼를 잊지 않도록 하여라. (신명6:10~12)> 우리의 삶이란 오직 하느님의 은총에 힘입는 것임을 기억하여 배은망덕 하지 말고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 추수감사주일의 정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