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차보람(요한)신부님이 쓰신 글을 옮깁니다.

"후생가외(後生可畏)!"라는 공자님 말씀처럼 내심 크게 놀랐습니다.

아직 서품증서에 잉크도 안마른^^ 우리 차신부님의 내공이 존경스럽습니다.

 

역시 성직은 개인의 일이 아니고 교회의 일이며 성령께서 이끄시는 일이어서

인간적인 생각으로 서품서열을 잣대로 따지고 드는 일은 사실 어리석은 일이지요.

옛날 신동엽시인이 1959년 29살의 나이에 [이야기하는 쟁기꾼의 대지]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가작 입선)되었을 때 심사하던 심사위원들이 

이런 시인은 아마도 60세 이상의 연륜있는 도인일거라 추측했다는 얘기가 생각납니다.

 

생각컨대 차신부님의 이런 글은 우리 가운데 서품 25주년쯤 되시는 선배신부님께서 써주시고

현실적인 성직자급여나눔 운운 이야기는 차신부님같은 후배가 해주셔야

모양새가 어울릴 터인데 우리는 어째 분위기가 거꾸로 된 것 같아서 늘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죄우간 차신부님의 좋은 글을 통해 "한 방"  뼈아픈 가르침을 얻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저도 내심 "나보다 젊은데 나보다 비할바 없이 잘나가는" 혜민스님을 질투하고 있었거든요.^^

"거, 선배님, 정신 좀 차리세요." 하는 말씀으로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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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민 비판
 
한 출판사가 자사의 에세이집을 베스트셀러 만들기 위해 사재기를 했다는 기사가 어제 나왔다. 기사에 나오는 출판사와 에세이가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는 가운데, 쌤앤파커스출판사에서 혜민 스님이 출판한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혜민 스님과 함께 내 마음 다시 보기]이 문제의 주인공이라는 결론이 거의 확정적이다. 혜민 스님이 그 사실을 알았겠냐하며 그를 두둔할 수도 있겠으나, 정작 중요한 문제는 그게 아니다
. 출판사의 불법행위가 가능했던 근본이유는, 그가 쓴 소위 "위로와 치유의 잠언"이라는 글이 실은 대중을 충분히 현혹하고 미혹할만한 성격의 글이라는 것이다. 그랬기에 사재기가 가능했던 것이다.
 
현대인들은 많은 문제에 괴로워하지만, 결코 문제의 근본을 알려고 하지 않으며 다만 약간의 교훈을 원할 뿐이다. 그래서 어떤 종교인들은 그들에게 쉬운 답을 주고 명성을 얻는다. 쉬운 답을 주는 방법은 간단하다. 이제 믿을 것은 오로지 자신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독자들에게, "자기"를 중심에 놓고 '부드럽고 달콤하고 쿨하게' 말하고 마지막엔 독자 자신을 위로해 주면 된다. 이렇게 해야 인기를 얻는다.
 혜민 스님의 말과 행동을 보면 알 수 있다. 혜민 스님의 혀는 부드럽고 달콤하게 독자를 녹인다. “순간순간 사랑하고 순간순간 행복하세요. 그 순간이 모여 인생이 됩니다.” 이따위 사탕발림으로 사람을 놀린다. 게다가 그는 '아이와 시간을 공유하지 못해 고민하는 워킹맘에게 6시에 일어나 45분 동안 아이와 놀아주라'고 말했다가 전국의 워킹맘들에게 핀잔을 당했다. 40분도 아니고 50분도 아니고 "45분"이라고 말하면서 서민들의 일상생활에 대한 자기의 디테일을 뽐내려 했지만, 사실 그는 보통 엄마와 아이의 기상시간조차 알지 못하고 있었다.
 
소위 거대제도종교의 출가수행자이며 미국유명대학박사이고 젋고 매력적이고 잘생겼다는 후광을 업고 하는 그의 말은 결코 독자를 문제의 근본으로 인도하지 않으며, 심지어 독자를 삶의 진실에서 멀어지게한다. 단지 적당히 문제의 표피를 건드리고 적당히 죄의식을 주어 독자를 긴장하게 했다가 마지막엔 탈출구를 보여주고 빠져나가라고 일러주어 해방감을 선사한다. 소위 "위로와 치유의 잠언"이라고 출판사가 소개하는 그의 글은 사실 "자위의 언어"이다. 얼마나 현대인들이 이런 감언이설에 자신의 삶을 의지할까?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 사람의 글에 의지하고 권위를 두고 자기행동을 정당화하고 자위할까? 사람들은 자신의 죄책에 대한 성찰 없이, 사회의 구조에 대한 고려 없이, 손쉽게 자기애적인 결론으로 향한다. 그가 매우 똑똑한 사람이라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아마 애초부터 그렇게 작정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그의 접근이 얼마나 대중적으로 달콤하냐하면, 최근에 나온 그의 책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가지고 출판사가 온국민을 우롱할 정도이다. 마땅히 자기확신도 없고 신앙도 없는 사람들이 너도 나도 손쉬운 답변을 원하고 지갑을 연다. 표지를 예쁘게 만들고 성직자라는 사람이 표지에 부끄러움도 염치도 없이 잘 생긴 자기 얼굴 사진을 버젓이 칼라로 박아놓고, 이제는 파워트위터리안이랍시도 "마음 치유명상 CD를 녹음했습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온라인상에서 구매 하시면 한정수량안에서 선물로 드린다고 합니다"라는 끼워팔기 홍보문구를 출판사도 아니고 자기 자신이 트위터에 올린다. 설명이 불가능한 뻔뻔함이다. 도대체 이 젊고 잘 생긴 출가 수행자의 정체는 무엇일까. 사탕같은 말을 팔면서 거대출판사의 돈놀음에 놀아나는 혹은 가담하는 이 사람은 누구인가. 깊이도 치열함도 문제의식도 없이 영성소비시대의 상업주의에 의식적으로 손쉽게 얼굴을 팔고 부처를 파는 이 사람은. 혜민이야말로 자기 자신의 '마음을 다시 볼 일'이다. 이런 종교장삿꾼들이야 늘 있는 것이지만, 다만 이런 사람에게 돈을 쓸 만큼 힘들게 사는 우리나라의 청춘들의 현실이 슬프다. 이렇게 손쉽고 달콤한 말에 현혹되도록 방치한 책임이 나에게도 있으리라고 생각하며, 나의 직업정신(프로페셔널리즘)을 다시 생각한다.


못믿을 베스트셀러…독자 아닌 출판사 ‘사재기의 힘’ - 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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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쁨의나무 임종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