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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이야기- 신앙체험의 정리와 반성/성공회이야기

[성공회신문사설] 선교담론의 공유와 심화를 위한 신학연수

 

 

 

[성공회신문 제837호 (2015년 1월 24일) 사설]

   

                   선교담론의 공유와 심화를 위한 신학연수

 

2015년 대한성공회 전국 성직자 신학연수가 2015년 2월 2일부터 4일까지 성공회대학교에서 진행된다. 신학은 신앙체험과 고백을 정리하고 반성하는 일이다. 신학의 가치는 단순히 신앙생활을 하는 일에 도움이 되는 지식의 유용함이 아니다.  신앙의 본질을 개인적 주관적 하느님 체험으로 보고 그런 체험에 도움이 안된다며  신학의 가치를 폄하하는 입장이 있다. 글로 표현하는 기발한 종교적 상상력을 신학적 통찰이라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신학의 가치는 교회 공동체의 신앙을 객관화, 표준화, 일반화, 고유화하는 선교적인 수단이라는 점에 있다. 교회의 신앙은 곧 신학이다. 신학은 신에 관한 전문가들의 지적 탐구가 아니라, 선교를 위한 교회공동체의 담론이다.

신자들은 세상의 삶을 신앙으로 살아가며 하느님의 일을 담당하는 사목자다.  성직자는 그 신자들을 예배공동체로 모으고 선교공동체로 세우고 돌보고 이끄는 사목자다. 누구나 신학의 도움을 받아야만 올바른 판단과 실천을 하게 된다. 모든 신자는 자신의 신앙체험을 정리하고 반성하는 평신도 신학자다. 모든 사목자는 교우들의 다양한 신앙체험을 하느님선교에 연결되도록 모으고 세우고 격려하는 사목 신학자다. 신학교 교수들은 교회가 속한 사회의 변화를 읽고 그 가운데 일하시는 하느님의 선교를 통찰하는 전문 신학자다. 이번 신학연수는 전문신학자와 사목신학자들이 교회선교를 위해서 모이는 자리다. 친목도 중요하고 행정적인 협조도 필요하지만 신학연수의 목적은 역시 우리 시대에 맞는 선교담론의 공유와 심화에 있다.

올해는 선교 125주년과 서울, 대전교구의 50주년, 첫 한인사제의 서품 100주년을 맞으며 대한성공회 역사에 중요한 전기를 마련해야 하는 시점이다. 한국교회는 이미 성장세가 꺾여서 신자가 줄고 있고, 사회적 영향력은 현저히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교회 안에서 신자들만의 영혼구원과 축복을 강조하며 성직자와 신자가 주고받는 친교와 돌봄으로는 현재 선교여건의 한계를 돌파하기 어렵다. 특히 인적, 물적 자원이 부족한 성공회는 기존방식의 선교적 노력으로는 경쟁과 발전에서 불리한 입장에  머물게 된다.

더 이상은 신학연수가 시간이 될 때 참석해서 사목에 참고가 되는 최신 신학동향이나 프로그램 정보를 얻고, 당위적인 다짐과 덕담을 주고 받는 수준에 만족할 수 없다. 대한성공회 모든 성직자가 빠짐없이 참석하여 이 시대의 세상을 향해 복음을 전하는 우리 교회의 신앙과 사명을 재확인하고 공유해야 한다. 정직하게 우리가 해야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분명히 하여 진정한 사목의 실천을 시작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