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신문 2016년 10월 29일자 제879호 사설

 

'인구 절벽'과 '신자 절벽'

 

한 사회의 정치경제적 전망에 대해서 여러 가지 분석과 대안이 가능하다. 인구학(人口學)의 관점에서,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소비와 생산의 흐름이 급격히 정체되며 생기는 사회경제적 위기를 ‘인구 절벽’이라고 표현한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현상이 이미 심각하고, 쉽게 돌이키기 어려운 현실이므로, 잘 살펴 적절한 선택을 하는 일이 그나마 최선이라는 것이, 『정해진 미래』라는 책의 주장이다. 

우리 성공회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선교 126주년의 역사는 첫 한국인 주교의 설교집 제목인 '한국땅의 십자가', '정의의 십자가', '평화의 십자가', '통일의 십자가'가 상징하는 바, 이 땅의 참된 교회가 되려는 노력이었다. 경제개발과 민주화의 요구에 부응했고, 한국 관구로서 독립한 이후 많은 성직자를 길러내며, 성공회대학교를 발전시키고, 나눔의 집을 시작으로 사회선교를 펼쳐왔다. 교회를 여럿 개척하고, 교단 내에 복음주의 운동과 영성운동을 열고, 이제는  평신도사역자 양성과 여성선교, 해외선교에까지 힘을 미치게 되었다.

갖은 노력으로 이룬 결실도 적지 않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하느님의 선교에 신실하게 참여하고 있지만, 동시에 가족주의와 국교회적인 전통에 갇힌 한계를 보인다는 비판도 있다. 사회참여와 사회선교를 통해서 젊은 세대의 기대를 받고 있지만, 한편 신앙의 열정과 분명한 고백이 약하다는 평도 있다. 적은 교세로도 한국사회와 교회에 큰 영향력을 가진 모범적 교회이지만, 선한 뜻을 펼치기에 힘이 부치는 것도 사실이다. 장점과 강점은 자부심을 가지고 살려가고, 단점과 약점은 겸손하게 인정하고 보완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 교회의 미래를 전망하는 일은 어떨까? 현재로선 답이 없다. 10년, 20년, 나아가 30년, 50년 후에 우리교회는 어떤 모습일까? 교회의 미래에 관한 진지한  염려와 대안의 모색은 현재 정리된 문서로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제까지 성직자와 신자가 최선을 다해 사목과 선교를 해왔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최선을 다했음에도 현재 신자 구성이 노년층이 많고 청년과 청소년층이 적은 불균형 상태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노년층이 많이 전도되거나 유입된 때문이 아니다. 청장년 시기에 교회를 세워 지켜온 이들이 그대로 노령화하고, 새로이 교회에 참여하는 젊은 세대는 적기 때문에 생긴 결과다. 우리 교회도 사회의 '인구 절벽'과 마찬가지로 ‘신자 절벽’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회는 전례와 선교를 위해 봉사할 인력과 재원이 부족하여 활력을 잃게 되고, 현상유지 수준의 관리에 머물다 쇠퇴할 위험이 크다. 

현재 각 교구별로 다양하게 선교의 영역을 넓히며, 선교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선교를 위한 성직자 인사와 재정 관리’에 관해서도 논의에 깊이를 더해가고 있다. 그러한 노력과 논의의 진정성과 적실성은 ‘성공회의 교인이 더 늘어나고 더 젊어질 가능성’을 어떻게 고려하는가로 알 수 있다. 기존의 교회와 교우에게만 초점을 맞추는 수준으로는 새로운 세대를 얻어 교회의 미래를 이어가기가 어렵다. 교회신앙의 신학적 정리, 전례의 일치와 개혁, 목회적 돌봄의 강화, 성직자와 신자사역자 양성 등 우리의 모든 노력은 ‘교회 밖에서 새로운 세대를 얻어서 성공회 신자로 양육한다’는 목적을 반드시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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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쁨의나무 임종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