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학이야기- 신앙체험의 정리와 반성

현대인의 교리(6) 하느님 앞에 '죄인'임을 깨달아야

(현대인의 교리) (6) 

                                 하느님 앞에 '죄인'임을 깨달아야


우리가 바라는 구원은 그저 원하는 것을 얻는 소원성취가 아니라 '죄'와 '죽음'로부터의 해방이 그 본질입니다. 다른 표현으로 하면 하느님으로부터 벗어난 관계를 바로 잡아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 속에 살아가는 일이 우리의 구원입니다. 우리가 잘못을 뉘우쳐 하느님께 돌아가는 일과 하느님께서 자비로우신 아버지의 사랑으로써 우리를 용서하시고 다시 자녀로서의 삶을 허락해주시는 것이 우리에게 일어난 구원의 일이 됩니다.


이러한 의미의 구원을 위해서는 먼저 우리들에게 '죄'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의 삶이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진 삶인 것을 깨닫지 못한다면, 즉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 모든 일의 원인이 하느님의 다스림을 벗어나서 이기심에 사로잡힌 우리의 맹목 때문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신앙적인 의미의 구원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먼저 우리가 '죄인'임을 깊이 깨달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 말은 단순히 내가 의롭지 못한 존재라는데 대해 심리적인 불안감과 죄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자비롭고 의로우시며 살아계신 하느님 앞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을 생생하게 깨달으라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하느님 앞에 '죄인'입니다. 우리는 서로서로 다른 사람들에게 '죄인'입니다. 우리는 자연과 생태계에 대하여 '죄인'입니다. 어떤 이는 "나는 결코 살아오면서 '죄'를 지은 적이 없다. 나를 죄인으로 몰지 말라"고 항변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형사재판을 받은 적이 없고 도덕적인 비난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해서 신앙적인 의미의 '죄인'이 아닌 것은 아닙니다.


"나는 모든 일에서 하느님의 뜻을 분별했고 언제든지 어떤 경우든지 그 뜻을 따라 살아왔다"고 말할 수 있다면 왜 성서가 예수님이 인간의 몸을 입으셨지만 "죄는 짓지 않으셨다"고 표현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신앙적인 죄는 어떤 종교적 계율을 지키느냐의 문제보다 훨씬 깊은 하느님과의 관계의 문제입니다. '죄'는 우리가 홀로 살 수 있는 존재라면 사실 불필요한 개념입니다. 우리는 자연속에서, 인간과 더불어, 하느님 앞에서 사는 존재입니다. 죄는 '관계'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우선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 속에 있어야 우리의 삶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인간 사이에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