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올린 글에 여전히 마음이 찜찜하다.
후배신부님의 페북 글에 대해 말 그대로 내가 반응한 거다.
마치 달 보고 짖는 개처럼...^^

 

원 글에서 두 군데를 지우고 다시 읽어본다.

“ 친우 몇몇이 모여서 맥주 한 잔을 하면서 영화 이야기를 나눴다.
천안함 프로젝트, 또 하나의 가족 등등....
 그 때 선배 신부님깨서 말씀 하시길 " 그 영화 안봐도 다 아는 사람들만 그 영화 보고 또 다시 흥분해! 그 흥분하는 것 보고 봐야 할 사람들이 안보는데..."
맞는 말씀이다.
아직도 안듣고 있는 분들을 위해서 우리는 입을 조금 다물 필요도 있다. 그분들이 안보는 이유가 바로 나 때문일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이 글은 전혀 내가 정서적으로 반응할 글이 아니게 된다. 천안함의 진실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 진실을 공유하기 위한 겸손한 인내의 다짐만 드러난다.

 

그런데 원 글에서 지운 “엊저녁 성직자포럼을 마친후”, “들을 놈은 다 들었다.” 라는 두 군데 표현 때문에 내가 반응하게 된 건데... 그 두 표현을 포함하여 읽으면 우리 성공회 성직자 공동체 안의 소통의 문제로 초점이 바뀌게 된다. 그래서 내 방어기제가 작동하게 된거다.^^

나는 아직도 원 글의 진의를 모르겠다. 어쩌면 남의 개인적인 넋두리를 두고 내가 이리도 신경을 쓰는 건 엄밀히 그가 남이 아니어서 일게다. 총명하다는 그가 내가 포럼에서 전달하려던 사목에 대한 고민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는가, 그리고 그 반응으로 그런 글을 쓴 것인가가 궁금한데 이는 내겐 단순히 정서적인 문제가 아니다. 우리 공동체를 위해 어떤 일이 필요하고, 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를 생각하는데 중요한 참고가 된다. 가령 정서적 유대만을 중시하는 사람을 논리적으로 설득하려고 헛수고를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내 본업이 성서를 해석하는 일이어서, 때로는 별로 중요하지 않게 보이지만 상황과 맥락을 알려주는 간단한 표현들이 전체의 뜻을 파악하는데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이 있다. 후배신부님이 천안함프로젝트 영화 이야기를 한 건지, 성직자포럼 이야기를 한 건지, 그러니까 내가 달 보고 짖은 건지, 인기척에 짖은 건지 객관적인 입장의 독자들은 어떻게 읽으셨을까 궁금하다.^^

 

혹 이글을 읽으신 분 중 댓글로 제 판단을 도와주시면 차 한잔 대접하겠습니다.^^

Posted by 기쁨의나무 임종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