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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이야기- 신앙체험의 정리와 반성/성공회이야기

(옮김) 2010년! 세상에 희망을 전하자 (성공회신문 20100103 사설)

                              
                         2010년, 세상에 희망을 전하자!

교회는 성탄의 기쁨과 함께 2010년 새해를 시작한다.
올 한해 대한성공회는 어떤 비전을 가질 수 있을까?
각 교구와 교회마다 계량적 목표와 사목계획들이 훌륭하게 수립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대한성공회는 회합이나 기업이 아니라 교회공동체다. 우선 교회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다짐하며 새해를 시작할 일이다.

교회의 정체를 성탄이 전하는 성육신의 신비를 통해 살펴보자.
요한복음은 “말씀이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 계셨는데... 그 분에게는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였다(요한1:14)”고 전한다.
하느님께서 극진히 사랑하신 세상은 사탄의 지배 아래 있었다. 그 한가운데 나신 예수께서는 목숨을 바쳐 사탄의 지배체제를 깨뜨리고 하느님의 나라를 회복하셨다. 그리고 교회는 예수님의 그 사역을 이어받았다. 세상을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로 회복시키고, 세상에 하느님의 새로운 질서를 전하는 교회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새로운 성육신인 것이다.
 

성공회는 교파적인 특성보다 교회의 원형을 추구한다. 하나의 교파가 아니라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성스러운 공교회이기를 원하는 것이다.
거룩함이란 세상과의 거리두기가 아니다. 자기를 희생하는 사랑의 실천을 통해 예수님의 십자가로 이루신 평화를 세상에 드러낼 때 교회는 거룩하다고 여김을 받게 된다.
공교회성이란 제도적으로 확보된 기득권이 아니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공동체로서 끝없이 자기를 새롭게 하려는 움직임이다.


2010년도 대한성공회의 선교와 사목은 세상을 향해 참된 희망을 전하는 일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세상의 물량주의의 영향을 받으며 비대해진 대형 교회를 마치 성공한 교회의 모델인 것처럼 여기는 일은 잘못이다. 그런 풍조를 따라서 세속적인 기준의 성공을 추구하여 혈안이 되거나 자기생존을 위해 급급해하는 수준의 교회가 얼마나 많은가!
대한성공회는 오로지 세상을 향해 세상이 알지 못하는 주님의 평화를 외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성공회는 복음을 복음으로 선포해야 한다. 경쟁주의, 물량주의 가치를 그대로 교회 안으로 가지고 들어와서는 인간적 욕망의 충족을 축복이요 영광이라고 우겨대서는 안된다. 하느님의 마음과 손길로 이 땅의 가장 작은 자들, 가난하고 소외되고 억눌린 이들을 돌보고 편드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하느님께서 살아계심을 드러내는 선교가 되어야 한다.


성공회는 교회를 교회답게 사목해야 한다. 성전은 개인이 복을 비는 기도처가 아니다. 교회공동체는 자기들만의 축복과 안녕을 바라는 이들의 이기적인 모임이 아니다. 교회의 설교와 기도와 찬양과 예배는 그저 자기만족을 위한 목소리일 수 없다. 세상의 소란을 잠재우고 어리석음을 일깨우고 일치와 평화를 가져오는 사랑과 진리의 외침이요 나눔이어야 한다. 성공회를 통하여 아직 한국교회에 희망이 남아 있음을 알려야 한다.


성공회 신자는 신자답게 살아가야 한다. 신앙생활은 마냥 세상을 따라 살아가며 잠깐씩 시간을 할애하는 여가생활이 아니다. “살아 축복, 죽어 천당”이라는 이기적 구호도 조심해야 한다. 신자는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성령을 따라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려는 사람들이다. 신자의 길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를 따라가는” 길이다. 그 어려운 길을 가는 여정에 우리 모두는 형제자매의 사랑으로 하나가 되어야 한다.


교회는 믿음으로 세상을 이기는 능력을 세상에 보여주어야 한다.
성공회는 거룩하고 열린 교회로서의 참모습을 드러내야 한다. 우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이 세상을 위해서, 하느님의 참된 영광을 위해서이다.
2010년도 각 교구와 교회의 선교현장에서 참으로 복음이 복음답게, 교회가 교회답게, 신자가 신자답게 되어 알차고 참된 인적, 물적, 영적 결실이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