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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이야기- 신앙체험의 정리와 반성/성공회이야기

(옮김) 환경신학(생태신학, 창조신학)


환경신학(생태신학, 창조신학)

  전통적으로 교회는 구원의 문제를 하느님과 인간사이 그리고 인간과 인간사이의 화해라는 주제에 초점을 두고 생각해왔습니다. 자연과 환경은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허락하신 불변의 조건으로 보았습니다. 논란은 주로 구원을 이루는 일에 하느님의 뜻과 사랑을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차원에서 분별하고 실천하는 일과 개인적이고 실존적인 차원에서 깨닫고 헌신하는 일 가운데 어느 것이 본질적인가를 따지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21세기 오늘날에 구원의 문제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물음에 직면하게 됩니다. 전 지구적 차원으로 이른바 ‘생태학적인 위기’가 생긴 것입니다. 인간의 욕망충족을 위한 경제개발과정에서 생긴 자원고갈과 동식물 멸종, 공해와 방사능으로 인한 대기와 수질오염, 기후의 이상변화 등은 과연 이대로 간다면 인류가 이 지구상에서 생존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하는 매우 원초적인 물음을 일으킵니다. 이 물음 앞에 교회도 그동안의 인간중심적인 신앙과 태도를 근본적으로 반성하게 되었고 이런 성찰이 1960년대 이후로 신학에서는 생태신학, 또는 환경신학, 또는 창조신학으로 나타납니다. 이러한 환경신학은 단순히 신학의 한 분야로서가 아니라 신학 자체의 근본적인 전제와 구조를 성찰하는 신학의 반성으로서의 신학이라는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삼위일체 하느님께서 인류를 “죄와 고통과 죽음”으로부터 건지시려 주권적인 은총으로 이루어가시는 일이 구원의 역사입니다. 그런데 성서와 역사 속에 나타나는 하느님의 구원은 실제 당대의 사람들이 처하고 있는 삶의 상황을 전제로 해서 그 내용과 의미가 드러남을 볼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일상적인 가난과 전쟁 속에서 짧은 수명을 살아가던 중세인들에게 구원은 죽은 후의 내세에 영혼의 안식을 얻는 일로서 요청되고 강조됩니다. 산업화과정을 거치던 사람들에게는 현세의 성공과 소원성취도 구원의 내용으로서 중요합니다. 후기산업화시대인 우리 시대에 구원은 더 깊어진 의미를 갖습니다. 더 이상 욕망을 자극하고 무절제한 개발로 그 욕망을 충족하는 일을 행복의 조건으로 여기는 데서 벗어나는 일, 하느님 앞에서 소박한 삶에 깊이 감사하고 서로 나누고 친교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이루는 일이 참된 구원일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이고 거룩하고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보편교회로서 함께 감사성찬례를 드리며 누리는 구원의 은총이 바로 이러한 생태신학적인 구원과 같은 내용임은 참으로 기쁘고 복되고 감사한 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