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설교초록/2013년도설교초록

2013년 3월 31일 부활밤 성서말씀

 

 

2013년 3월 31일 부활밤 성서말씀

 

로마 6:3-11

3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 예수와 하나가 된 우리는 이미 예수와 함께 죽었다는 것을 모르십니까?
4 과연 우리는 세례를 받고 죽어서 그분과 함께 묻혔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께서 아버지의 영광스러운 능력으로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신 것처럼 우리도 새 생명을 얻어 살아가게 된 것입니다.
5 우리는 그리스도와 같이 죽어서 그분과 하나가 되었으니 그리스도와 같이 다시 살아나서 또한 그분과 하나가 될 것입니다.
6 예전의 우리는 그분과 함께 십자가에 못박혀서 죄에 물든 육체는 죽어버리고 이제는 죄의 종살이에서 벗어나게 되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7 이미 죽은 사람은 죄에서 해방된 것입니다.
8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으니 또한 그리스도와 함께 살리라고 믿습니다.
9 그것은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신 그리스도께서 다시는 죽는 일이 없어 죽음이 다시는 그분을 지배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우리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10 그리스도께서는 단 한 번 죽으심으로써 죄의 권세를 꺾으셨고 다시 살아나셔서는 하느님을 위해서 살고 계십니다.
11 이와 같이 여러분도 그리스도 예수와 함께 죽어서 죄의 권세를 벗어나 그와 함께 하느님을 위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십시오.

 

시편 114

1 알렐루야! 이스라엘이 이집트에서 나올 때 ◯ 야곱의 집안이 야만족을 떠나 올 때
2 유다는 그의 성소가 되고 ◯ 이스라엘은 그의 영토가 되었다.
3 바다는 이를 보고 도망치고 ◯ 요르단 강은 뒤로 물러섰으며
4 산들은 염소처럼 뛰놀았고 ◯ 언덕은 양처럼 뛰었다.
5 바다야! 너 어찌하여 도망치느냐? ◯ 요르단아! 너 어찌하여 물러서느냐?
6 산들아, 어찌하여 너희가 염소처럼 뛰며 ◯ 언덕들아, 어찌하여 양처럼 뛰느냐?
7 땅이여, 너는 네 주인 앞에서, ◯ 야곱의 하느님 앞에서 떨어라.
8 그분은 바위를 변하여 못이 되게 하시며 ◯ 바위로 하여금 샘이 되게 하시는 분이시다.
◉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 처음과 같이 지금도 그리고 영원히, 아멘

 

마태 28:1-10

[부활하신 예수 (마르코 16:1-8; 루가 24:1-12; 요한 20:1-10)]
1  안식일이 지나고 그 이튿날 동틀 무렵에 막달라 여자 마리아와 다른 마리아가 무덤을 보러갔다.
2  그런데 갑자기 큰 지진이 일어나면서 하늘에서 주의 천사가 내려와 그 돌을 굴려내고 그 위에 앉았다.
3  그 천사의 모습은 번개처럼 빛났고 옷은 눈같이 희었다.
4  이 광경을 본 경비병들은 겁에 질려 떨다가 까무러쳤다.
5  그 때 천사가 여자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무서워하지 마라. 너희는 십자가에 달리셨던 예수를 찾고 있으나
6  그분은 여기 계시지 않다. 전에 말씀하신 대로 다시 살아나셨다. 그분이 누우셨던 곳을 와서 보아라.
7  그리고 빨리 제자들에게 가서 '예수께서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셨고 당신들보다 먼저 갈릴래아로 가실 터이니 거기에서 그분을 뵙게 될 것이오.' 하고 알려라. 나는 이 말을 전하러 왔다."
8  여자들은 무서우면서도 기쁨에 넘쳐서 제자들에게 이 소식을 전하려고 무덤을 떠나 급히 달려갔다.
9  그런데 뜻밖에도 예수께서 그 여자들을 향하여 걸어오셔서 "평안하냐?" 하고 말씀하셨다. 여자들은 가까이 가서 그의 두 발을 붙잡고 엎드려 절하였다.
10  그러자 예수께서는 그 여자들에게 "두려워하지 마라.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서 나를 만나게 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본기도> 주 하느님, 거룩한 이 밤을 주님의 부활의 영광으로 빛나게 하셨나이다. 비옵나니, 주님의 교회에 부활의 은총을 내리시어, 세례성사로써 주님의 자녀가 된 이들의 마음을 북돋아 주시고, 우리 몸과 마음을 새롭게 하사, 성실하고 진실하게 주님을 경배케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한 분 하느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강론초록1>

               부활의 기쁨과 소망으로 축복합니다 (마태 28:1-10)

 

기쁜 부활절입니다. 우리는 마땅히 기쁘고 행복해야 합니다.
참혹한 십자가의 길을 걸으시면서도 안타까이 우는 부인들에게 “나를 위하여 울지 말고, 너와 네 자녀들을 위해 울어라” 하신 주님의 깊은 사랑을 기억합니다. 이제 부활하신 주님을 맞으며 우리는 주님을 찬양하며 동시에 부활을 통해  새생명과 소망을 얻은 우리와 우리 자녀들을 위하여 감사하고 기뻐합니다.

어떤 이들은 말하길 “하느님은 인간이 머리 속으로 지어낸 관념의 투사물에 지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이 아니었다면 우리도 그 말이 옳다고 인정할 뻔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신에 대한 우리의 관념이 십자가에서 박살난 것을 경험했습니다. 우리가 소망을 걸었던 전능하신 그리스도는 십자가에서 무력하고 비참하고 허망하게 돌아가셨습니다. 아무도 머리 속 관념에 매달릴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새로운 경험 속에서 하느님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채찍자국 못자국 창자국 선명한 몸으로 다시 살아나셔서 우리의 믿음의 눈 앞에 나타나셨습니다. 하느님은 살아계시고 예수님을 다시 살리셔서 우리의 그리스도가 되게 하신 것입니다. 그 부활하신 예수님이 우리의 주님입니다.

어떤 이들은 말하길 “하느님이 살아계시다면 이 세상의 불행과 고통은 어인 일이냐?”고 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이 아니었다면 우리도 “그렇다, 세상은 본래 악한 것이고 현실은 부조리하고 우리는 어쩔 수 없다”고 동조할 뻔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하느님의 침묵을 다른 의미로 깨닫습니다. 우리의 탄원을 듣지 않으시는 것처럼 아무런 응답도 없으신 하느님의 침묵은 우리를 더더욱 고통스럽게 합니다.
하지만 부활사건을 통해 우리는 알게 됩니다. 하느님의 침묵은 무심한 방관이 아니라 우리의 깊은 고통과 고독 가운데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느님의 깊은 사랑 자체라는 것을! 그 사랑을 신뢰하며 우리는 의연히 불행과 고통을 이겨 나가게 됩니다.

십자가의 길은 하느님 나라를 향한 길입니다.
주님의 부활사건은 그 길이 승리의 길이요, 영광의 길이요, 기쁨과 행복의 길임을 알려줍니다.
때로 우리는 외롭고 지치고 수치스럽고 패배처럼 보이는  십자가의 길을 걷게 됩니다. 우리는 주께서 바로 그 십자가의 길을 걸어 부활의 영광에 이르셨음을 기억합니다.
부활의 주님이 우리의 주님이십니다.
부활의 기쁨과 소망으로 여러분을 축복합니다!✠

 

<강론초록2>

                           믿음으로 체험하는 부활 (마태 28:1-10)

 

기쁜 부활절입니다. 그리스도교는 부활의 종교입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은 부활신앙이고 우리는 모두 부활의 증인입니다. 그런데 묻고 싶습니다. 교우 여러분은 부활은 어떻게 믿으십니까? 부활을 어떻게 경험하셨고 어떻게 전하십니까?
중요한 그만큼 부활에 대하여는 깊은 생각이 필요합니다.
부활은 죽으신 주님의 육신이 다시 소생했다는 신화가 아닙니다. 한 번 죽은 육신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믿기 어려운 주장을 사실로 믿으라는 것이 부활신앙의 본래 의미는 아닙니다. ‘죽음’과 ‘부활’에 대한 이해는 사회에 따라 다르고 시대에 따라 변합니다. 변하지 않고 영원한 것은 우리와 만나주시는 인격이요, 우리와 대화하시는 영으로서, 살아계신 주님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부활은 바로 이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의 발현이요, 오늘도 우리와 함께 하시는 주님의 현존입니다.

 

부활은 제자들이 추리해내거나, 상상하거나, 환상을 보거나, 지어낸 이야기가 아닙니다. 부활사건은 제자들의 직접적인 체험으로 전해져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의 시신이 소생했다는 점이 부활신앙의 본질이 아니라고 말씀드리는 까닭은, 실제로 예수님의 제자들이 예수님을 생전의 모습으로 만나보았기에 부활을 믿은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믿음의 눈으로 예수님의 부활을 알아보게 되었지, 반대로 육신의 두 눈으로 주님의 부활을 목격했기 때문에 믿음을 갖게 된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주님의 부활은 죽은 후에 다시금 죽기 전의 삶으로 돌아가는 차원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부활은 이제 전혀 다른 차원의 삶으로 들어가는 일입니다. 솔직히 납득하기는 어렵지만, 꾹 참고 부활을 사실로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믿음은 기특하기는 하지만 성숙한 것은 아닙니다.

 

부활은 억지로 믿어야 하는 교리이기보다는, 우리가 실제로 경험을 통해 누려야 하는 “주님의 현존”입니다. 부활은 하늘을 체험하는 경험, 곧 살아계신 하느님을 만나는 경험입니다. 머릿속에서가 아니라, 우리의 삶 가운데서, 우리의 죄와 고통과 죽음을 통해서, 우리와 함께 죄를 안타까워 하시고, 고통을 아파하시고, 죽음을 비통해하시는 그런 하느님을 만나고 의탁하고 사랑하는 경험입니다. 기꺼운 십자가의 순종과 수난과 죽음을 통해서 성부 하느님의 일으키심을 받은 것이 바로 예수님의 부활사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