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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초록/2011년도설교초록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성탄2주일/ 요한 1:1-14)


 

2011년 1월 2일 주 백 성탄2주일 성서말씀

(바실 주교 979년, 나지안조의 그레고리 주교 389년)

 
예레 31:7-14

7 나 야훼가 말한다. 너희는 환성을 올려 야곱을 맞이하여라. '야훼께서 당신 백성을 구해 주셨네. 이스라엘의 남은 백성을 구해 주셨네.' 종주산 위에서 이렇게 소리 높여 찬양하여라.
8 보아라, 내가 북녘 땅에서 그들을 데려오리라. 땅 이 끝 저 끝에서 모아오리라. 소경, 절름발이, 아기 가진 여자, 아기 업은 여자도 섞여 큰 무리를 이루어 돌아오리라.
9 그들은 울면서 떠나간 길을, 위로받으며 돌아오리라. 넘어지는 사람 하나 없도록 탄탄대로로 해서 시냇물가로 인도하리라. 나는 이스라엘의 아비요, 에브라임은 나의 큰아들이다.
10 뭇 민족들아, 이 야훼의 말을 들어라. 멀리 바다를 끼고 사는 사람들에게 이 말을 전하여라. '이스라엘을 흩으신 이가 다시 모아들이시어, 목동이 양떼를 지키듯이 보살피신다.'
11 그렇다. 이 야훼가 야곱을 해방시켰다. 이스라엘보다 센 손아귀에서 그들을 구해 내었다.
12 이제 그들은 시온 언덕에 와서 환성을 올리리라. 이 야훼가 주는 선물을 받으러 밀려들리라. 밀곡식, 햇포도주, 올리브 기름에다 양새끼와 송아지까지 받으리라. 마음 또한 물 댄 동산같이 다시는 시들지 아니하리라.
13 그렇게 되면 처녀는 기뻐하며 춤추고 젊은이와 노인이 함께 즐거워하리라. 나는 그들의 슬픔을 기쁨으로 바꾸고 근심에 찼던 마음을 위로하여 즐겁게 하리라.
14 사제들은 잘 먹여 기름기가 돌게 하고 내 백성은 좋은 것을 먹여 배부르게 하리라. 이는 내 말이라, 어김이 없다.

시편 147:13-20(성공회기도서)

13 네 성문 빗장으로 잠그시고    * 성 안의 네 백성을 축복하시니,

14 네 강토 평화로 지켜 주시고   * 밀 곡식 그 진미로 너를 배불리신다.
15 당신 말씀을 땅에 보내시니   * 그 말씀 순식간에 퍼져 나간다.
16 양털 같은 흰눈 내리고   * 재와 같이 서리 쌓이며
17 우박이 덩어리로 쏟아질 제,   * 그 추위를 어느 누가 감당할손가?
18 당신 말씀 보내시어 모두 녹게 하시고   * 바람 불게 하시어 물 흐르게 하신다.
19 당신 말씀을 야곱에게 알리시고   * 법령들을 이스라엘에게 주셨으니,
20 다른 민족은 이런 대우 받지 못하였고   * 당신 법령 아는 사람 아무도 없었다.

에페 1:3-14

3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느님께 찬양을 드립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늘의 온갖 영적 축복을 우리에게 베풀어주셨습니다.
4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게 하시려고 천지 창조 이전에 이미 우리를 뽑아주시고 당신의 사랑으로 우리를 거룩하고 흠없는 자가 되게 하셔서 당신 앞에 설 수 있게 하셨습니다. 5 하느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삼으시기로 미리 정하신 것입니다. 이것은 하느님께서 뜻하시고 기뻐하시는 일이었습니다.
6 사랑하시는 아드님을 통하여 우리에게 거저 주신 이 영광스러운 은총에 대하여 우리는 하느님을 찬양할 수밖에 없습니다.  7 우리는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말미암아 죄를 용서받고 죄에서 구출되었습니다. 이렇게 하느님께서는 풍성한 은총으로 8 우리에게 온갖 지혜와 총명을 넘치도록 주셔서 9 당신의 심오한 뜻을 알게 해주셨습니다. 이것은 그리스도를 시켜 이루시려고 하느님께서 미리 세워놓으셨던 계획대로 된 것으로서 10 때가 차면 이 계획이 이루어져서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것이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고 하나가 될 것입니다.
11 모든 것을 뜻하신 대로 이루시는 하느님께서 당신의 계획을 따라 우리를 미리 정하시고 택하셔서 그리스도를 믿게 하셨습니다. 12 그러므로 맨 먼저 그리스도께 희망을 둔 우리는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할 수밖에 없습니다. 13 여러분도 그리스도를 통하여 여러분에게 구원을 가져다 주는 복음 곧 진리의 말씀을 듣고 믿어서 하느님의 백성이 되었습니다. 이것을 확인하는 표로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에게 약속하셨던 성령을 주셨습니다. 14 성령께서는 우리가 받을 상속을 보증해 주시고 하느님의 백성인 우리에게 완전한 자유를 누리게 하여주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할 수밖에 없습니다.

요한 1:[1-9]10-18

[1 한처음, 천지가 창조되기 전부터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고 하느님과 똑같은 분이셨다.
2 말씀은 한처음 천지가 창조되기 전부터 하느님과 함께 계셨다. 3 모든 것은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고 이 말씀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 생겨난 모든 것이 4 그에게서 생명을 얻었으며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 5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다. 그러나 어둠이 빛을 이겨본 적이 없다.
6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요한이었다. 7 그는 그 빛을 증언하러 왔다.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 증언을 듣고 믿게 하려고 온 것이다. 8 그는 빛이 아니라 다만 그 빛을 증언하러 왔을 따름이다.
9 말씀이 곧 참 빛이었다. 그 빛이 이 세상에 와서 모든 사람을 비추고 있었다.] 10 말씀이 세상에 계셨고 세상이 이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는데도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11 그분이 자기 나라에 오셨지만 백성들은 그분을 맞아주지 않았다. 12 그러나 그분을 맞아들이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특권을 주셨다. 13 그들은 혈육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욕망으로 난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난 것이다. 14 말씀이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 계셨는데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그것은 외아들이 아버지에게서 받은 영광이었다. 그분에게는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였다.
15 요한은 그분을 증언하여 외치기를 "그분은 내 뒤에 오시지만 사실은 내가 나기 전부터 계셨기 때문에, 나보다 앞서신 분이라고 말한 것은 바로 이분을 두고 한 말이다." 하였다.
16 우리는 모두 그분에게서 넘치는 은총을 받고 또 받았다. 17 모세에게서는 율법을 받았지만 예수 그리스도에게서는 은총과 진리를 받았다. 18 일찍이 하느님을 본 사람은 없다. 그런데 아버지의 품 안에 계신 외아들로서 하느님과 똑같으신 그분이 하느님을 알려주셨다.

<본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예수 그리스도의 참 빛으로 이 세상을 밝혀주셨나이다. 비옵나니, 우리가 이 빛 안에서 행하며 그 사랑 안에 거하게 하시어 충만한 기쁨을 누리게 하소서. 이는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한 분 하느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강론초록>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요한1:1-14)

우리는 예수님이 그리스도(구세주)이심을 믿습니다. 예수님은 분명 역사적인 인물입니다. 이천년 전 유대 땅에 30대 청년으로서 하느님나라가 다가왔음을 선포하시며 제자와 군중들을 가르치시고 병자들을 고치시고 마귀를 쫓아내시고 일하시다가 유대 지도층과 로마 권력의 미움을 받아  십자가에 처형당하여 죽으셨습니다. 그런데! 부활하셨습니다. 이 “부활”에서 갑자기 역사는 신앙의 신비와 만나게 됩니다. 이 신비가 확장되며 거슬러 올라가면, 성탄의 이야기가 되고, 오늘 요한복음의 전하는 “창세전의 말씀이신 그리스도” 이야기가 됩니다. 그러므로 부활을 이해하는 것이 성탄을 이해하는 것이며 또한 오늘 요한복음이 전하는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하느님을 알려주신 이치”를 이해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사실 승천과 부활과 십자가, 예수님의 변모, 세례와 성탄은 서로 다른 내용이 아닙니다. 우리의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일생을 어느 순간에 조명한 것인가의 차이입니다. 그리고 그 조명이란 바로 우리의 믿음의 눈으로 바라봄을 뜻합니다.

오늘 요한복음은 우리 믿음의 눈이 예수님의 탄생 이전, 세상 창조 때까지 바라볼 수 있음을 전합니다. 이것은 과학적인 표현이 아니라, 영적으로 깨달아 말할 수 있는 위대한 고백입니다. 달리 말하자면 우리 믿음의 눈이라야 우리 인생의 목적, 보람, 행복을 저 위에서 차원 높게 내려다보며 참되게 제시해 줄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오직 믿음의 눈이라야 우리 죽은 후의 소망에 대해서 차원을 달리하여 분명하게 말해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요한복음이 전하는 것은 우리가 아는 바대로 예수님은 우리와 똑같은 인간으로 태어나시어 역사 속에 생사를 경험하신 분이신데 우리는 그 분을 통해서 하느님을 알게 되었으며, 바로 그 예수님의 참된 기원은 곧 창조의 말씀이라는 것입니다. 요한복음에 따르면 예수라는 분의 인격이란 단순히 훌륭한 사람의 차원이 아니라, 우리가 하느님나라에 들어가는 ”길"이 되고, 하느님나라를 깨닫는 “진리”가 되며, 하느님나라에 살아가는 “생명”이 되십니다.

우리의 신앙은 추상적인 진리를 신봉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예수라는 분의 인격을 경험하며, 그 분을 통해서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게 되었음을 고백하며, 그렇기에 그 분을 그리스도라고 시인합니다. 그 분의 인격과 사귀며 살아가는 인생이 그리스도인의 삶입니다. 우리 신앙은 우리네 이 평범한 삶속에서 이 우주와 우리 삶의 참된 의미와 가치를 발견해내는 일인 바, 이 일이 우리에게 가능한 것은 오로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