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학이야기- 신앙체험의 정리와 반성/성공회이야기

성공회 출석을 원하시는 천주교 신자 교우님께



성공회 서울주교좌교회 <질문과 답변> 게시판에서 옮깁니다.

제가 답한 글입니다.

------------------------------------

반갑습니다. 교우님!

주님의 사랑 안에서 교우님을 환영합니다.

 

천주교와 성공회는

같은 점으로 보면 99% 거의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점으로 보면 어쩌면 전혀 다르다고도 할 수 있지요.

세례명, 묵주기도, 고상십자가 등등의 전통은 문제가 안될 정도로 같습니다.

기본적인 신앙과 교리와 전례도 몇 가지를 빼고는 거의 같습니다.

신앙생활을 하시는 데 특별히 달라서 불편한 점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점으로 보면 아주 다른 점도 없지 않습니다.

천주교회만이 지상에서 유일하고 완전한 교회라고 내세우는 입장과 달리

성공회는 지상에서 여러 교회 중에 하나이며 스스로 불완전한 교회임을 인정하고

살아계신 하느님의 인도하심을 구합니다.

그런 결과로 예를 들자면 천주교회는 성공회 신자가 영성체를 원해도 거절하지만

성공회는 천주교 신자는 물론 다른 개신교 신자가 성체 영하는 것을 거절하지 않습니다.

천주교회는 구원을 위해 제도로서의 교회의 권위를 가장 중요시 하지만

성공회는 구원을 위해 공동체로서의 하나됨(Communion)을 가장 중요하시 하기 때문입니다.

천주교회는 소속 신자들에게 가장 "안정"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해줍니다.

하지만 스스로 신앙적인 고민을 자유롭게 하는 사람들은 답답함과 불안감을 느끼게 되겠지요.

성공회는 신자들이 "불안정"한 신앙생활을 통해서 역설적으로 "깨어있는" 신앙을 갖기를 권합니다.

교회의 권위를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의지하여 개인은 아무 생각없이 "편안"하고 자족할 수 있는

그런 신앙생활은 아닙니다.

하지만 현실문제에 가장 알맞은 대응을 신앙적으로 함께 고민하고 결단하는 "자유와 일치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성공회에 오셔서 이러한 같음과 차이를 이해하시면

신앙생활에 매우 유익하시리라고 생각됩니다.

성공회의 신앙을 배우는 가장 좋은 길은

함께 드리는 성찬례(미사)에 참여하고 친교와 대화를 나누는 일을 통해서 입니다.

교우님의 많은 달란트와 받으신 은총의 선물을 기대합니다.

성당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