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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김) 복음주의권이 잘못 이해하는 6개 단어 (랄프 윈터)

복음주의권이 잘못 이해하는 6개 단어

랄프 윈터, ‘복음, 구원’ 등 재해석 요청 [2008-05-20 06:21]

랄프 윈터 박사는 최근 선교한국(상임위원장 한철호 선교사) 주최로 삼광교회에서 열린 ‘랄프 윈터 박사 초청 강연회’에서 복음주의권에서 흔히 잘못 이해하고 있는 성경의 가장 중요한 6개의 단어를 지적했다.

퍼스펙티브스(PSP) 훈련생, 선교단체 대표 및 간사, 대학생, 청년 등 7백여 명이 모인 이날 강연회에서 윈터 박사는 “미국 복음주의자들은 ‘복음’, ‘구원’, ‘믿음’, ‘은혜’, ‘에클레시아’,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단어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 단어들에 대해 성경은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깊이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음을 좁은 의미로, 믿음을 단순고백으로 이해

그는 미국 복음주의자들은 “‘복음’을 단순히 ‘구원의 메시지’로 좁게 이해하고 있다”며 “하지만 성경에서 ‘복음’은 구원의 메시지를 뛰어넘어 하나님의 통치가 이 땅에 임했다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원’에 대해서도 순간적으로 이뤄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인생을 통틀어 이뤄지는 ‘과정’에 초점을 두고 설명했다.

윈터 박사는 또 “종교개혁 이후 ‘믿음’이라고 하면 어떠한 사실을 내가 고백하고 인정하는 것을 떠올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단도 똑같이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임을) 인정하며 구약의 아브라함은 신약에서 말한 믿음을 몰랐지만 구원을 받았다”면서 “‘믿음’은 단순히 고백하는 것을 의미하기 보단 (하나님과 예수님을) 인격적인 대상으로 신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혜’라는 단어도 “단지 자격이 없는 자들인데 하나님께서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는 것만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의 죄를 정복하는 능력과 힘”이라고 말했다.

흔히 교회로 번역되는 ‘에클레시아’는 신약에서 ‘믿음의 공동체’를 의미하는 단어인데 오늘날 서구화와 개인주의 때문에 교회가 신약에 나오는 대가족 중심의 에클레시아를 이루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가족 공동체를 해체하기까지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교회의 본래 의도는 가족도 하나님의 나라에 소속되어 보존되도록 하는 것이지 결코 가족과 경쟁관계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하나님 나라는 죽고 난 뒤 합류하는 나라로만 생각”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서는 “보통 죽고 난 뒤 합류하는 나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다”면서 “복음이 전파된 이 땅에서까지 하나님의 온전한 통치를 받고 하나님 나라가 완성돼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윈터 박사는 “하나님 나라의 일은 지금 교회가 하는 일보다 훨씬 더 큰 일”이라며 “그러나 결핵, 말라리아, 뎅기열과 같은 질병을 퇴치하는 일 등 하나님 나라의 확장의 최전선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너무 적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한편 윈터 박사는 이슬람의 확산에 대해 “이슬람은 기독교 확장의 발판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이슬람 안에 있는 기독교적인 요소들을 활용하여 무슬림들이 하나님과 예수님에 대해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했다. 또 “중요한 것은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믿는 파키스탄 북부의 일부 무슬림들처럼 그들의 공동체를 떠나지 않으면서 더 많은 무슬림들을 예수 그리스도께 인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순절 교단, 구원의 기쁨만 가르쳐 기독교 피상적 이해

아프리카, 남미 등 남반구에서 오순절 교단이 크게 성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일부 오순절교단 교회들은 피상적이고 약하며 교인들도 상당수가 돈을 벌거나 단순히 천국에 가기 위해 신앙생활을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예수님은 우리에게 십자가를 지고 고난을 향해 갈 것을 이야기하시지만 일부 오순절 교단 교회들은 구원의 기쁨만을 가르쳐서 기독교를 피상적으로 이해하도록 한다”고 지적했다.

윈터 박사는 이날 1946년부터 3년마다 열린 미국 어바나선교대회의 수많은 선교 헌신자들에게 선교의 구체적인 방향과 길을 안내해주기 위해 1973년 퍼스펙티브스 훈련(PSP, Perspectives Study Program)을 시작했다고 말하며 혼자서 인터넷 강의나 소그룹 모임 등을 통해 공부할 수 있는 PSP 심화과정이 ‘세계 기독교 운동의 기초’라는 제목으로 개발됐다고 밝혔다. PSP 교재인 미션퍼스펙티브는 내년 중에 개정돼 출간될 예정이다. 현재 PSP는 미국에서만 매년 250여 곳에서 훈련이 진행돼 7천여 명의 학생들이 수료하며 한국에서는 2000년 소개된 이후 매년 20여 곳에서 훈련이 진행돼 1600여 명이 수료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jhlee@ch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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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프 윈터'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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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프 윈터 박사는 "Perspectives on the World Christian Movement" (한글 번역판:미션 퍼스펙티브스)라는 책을 편저하고, 퍼스펙티브스 훈련(PSP: Perspectives  Study Program)을 창안한 분이다. 세계적인 선교학자이며 선교전략가이다. 이 방대한 분량의 교재는 세계 곳곳에서 선교훈련의 기본Text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랄프 윈터 박사는 1970년대 기존의 선교 운동이 성공을 이루어가고 있었던 시점에서 성공을 뛰어넘어서 복음 전도의  미개척지에 특별한 필요들을 강조하면서, 세계 복음화의 목표를 바라보도록 모든 그리스도인들을 향해 의미있는 도전을 하신 분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퍼스펙티브스과정 졸업생들과 함께 USCWM(US Center for World Mission) 와 William Carey International University 를 설립하였으며, 그동안 수많은 선교사들과 선교 지도자들이 이곳을 통해 배출되었다.
 
또한, 지금도 끊임없이 세계 복음화를 향한 새로운 생각들과 놀라운 도전으로 세계 선교의 중요한 주제들을 제안하면서, 후대의 선교 지도자들에게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이 세계적인 선교 지도자가 한국에 찾아와 여러 일정 가운데에서도 한국의 선교 지도자들과 헌신자들을 직접 만나고, 강연을 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지난 5월15일 서울 삼광교회에서 이분을 직접 만났다. 1996년에 LA의 파사데나에 있는 USCWM을 직접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땐 랄프 윈터 박사를 만나지 못했었다. 그의 글이나 저서를 섭렵했지만 우리 나이로 84세가 된 선교의 대가를 직접 만난다는 것은 설레이는 일이었다.
 
마침 그날이 스승의날이어서 참가자 대표가 꽃을 달아드리며 경의를 표했을 때 자기는 여전히 학생일 뿐이라며 겸손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21세기 세계 선교의 상황과 도전’ 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들은 후에 참석자들의 질의 응답시간이 있었다. 다른 얘기들은 생략하고 이것 한 가지를 이글을 읽는 분들과 나누고 싶다.
어떤 참석자가 "박사님을 한평생 한길로 달려가며 주님을 섬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하였다.  랄프 박사는 너털웃음을 웃으며 "JOY"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한가지가 더 있는데 계속적인 성경에 대한 더 깊은 이해"라고 대답했다.
나는 선교에 대한 탁월한 그의 견해와 통찰력에도 도전을 받았지만 그의 마지막 대답에 큰 감명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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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kukinews.com/mission/article/view.asp?page=1&gCode=all&arcid=0920913972&cp=du


세계적인 선교학자 랄프 윈터(83) 박사가 최근 방한해 한국 선교에 대해 조언했다. 30여차례 한국을 방문할 만큼 한국교회에 애정을 가진 그는 향후 한국이 브라질과 함께 세계 선교의 쌍두마차가 될 것을 기대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 설악포럼, 선교한국 등이 주최한 강연회와 토론회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강의에서 미국 선교가 실패한 배경을 소개하는 등 한국교회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점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윈터 박사는 이번 방한에서 선교의 방법보다 선교의 근본에 초점을 두었다. 인터뷰에서도 직답보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지난해 한국 선교는 아프간 피랍 사건으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근본 원인을 무엇이라 보십니까.

"선교는 전쟁과 같습니다. 전쟁은 병사가 수행하는 것이지 일반 시민이 하는 게 아닙니다. 시민들이 전선에 나가면 위험은 당연히 생깁니다. 미국 교회의 경우도 단기선교라는 이름으로 너무나 표면적인 선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일주일 또는 10일간 다녀오면서 하나님을 위해 놀라운 일을 했다고 말하는 것은 얕은 고백일 뿐입니다. 그렇게 며칠 가서는 어떤 것도 하지 못하며, 어떤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교회별 단기선교 시즌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 단기선교를 할 수 있을까요.

"한 가지밖에는 없습니다. 가지 마십시오. 가서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돈을 들여 갔다오는 것보다는 차라리 '내셔널 지오그래픽' 잡지를 구독해서 다른 나라에 대해 배우는 게 낫습니다. 단기선교는 좋은 선교 교육이 될 수는 있겠지만 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선교에 대한 올바른 접근도 할 수 없게 만듭니다. 그래도 가야 한다면 많은 수가 참여하는 것보다는 극소수가 선교지에 가서 선교사 밑에서 배우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의 경우 1만7000여명의 선교사가 해외에 파송됐으니 이중 1만명의 선교사들이라도 인턴제를 실시해 1년에 두 차례 2명씩만 교육을 시킨다면 1년에 4만명의 선교사 후보생들을 길러낼 수 있습니다."

-한국의 선교 열정은 대단합니다. 어떻게 교회들이 그런 열정을 격려하고 개발시킬 수 있겠습니까.

"열정은 많지만 애석하게도 선교가 어떤 것인지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교를 이 세상 사람 전부를 크리스천으로 만드는 것으로만 이해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선교사이며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선교이지 반드시 해외에 나가 복음을 전하는 게 선교는 아닙니다. 선교는 밖에서가 아니라 바로 여기 우리 삶에서 시작합니다."

-그렇다면 박사님이 정의하는 선교란 무엇입니까.

"하나님의 아들이 나타나신 것은 마귀의 일을 멸하려 하심이니라(요일 3:8)라는 구절이야말로 선교가 무엇인지 잘 나타내주는 말씀이라고 봅니다. 예수께서도,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요 20:21)고 하신 것처럼 우리는 그리스도 선교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마귀의 일을 멸하는 것이 예수의 선교라면 우리 역시 그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한국 선교가 세계 선교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세계는 악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정직한 사람보다 돈을 벌 사람을 요구합니다. 돈을 위해서라면 어떤 부정도 서슴지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기독교인들은 눈엣가시입니다. 따라서 사탄은 그리스도인들이 회사에 있기보다는 해외선교 현장으로 모두 보내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부정부패와 압제, 불평등, 정의롭지 못함, 질병 등에 그의 뜻이 이루어지길 바라십니다. 사회의 부패 척결을 위해 교회가 선교팀을 구성해본 적이 있습니까. 질병의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크리스천 과학자들의 선교팀이 꾸려졌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한국교회가 그런 선교를 하기를 바랍니다."

-이슬람과 무신론 등이 세계 선교의 큰 도전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가장 큰 도전은 교회가 선교를 과소평가하는 것에 있습니다. 선교가 세상에 참여하는 데까지 이르지 못하고 단지 복음전도와 개인적 구원에만 한정돼 있는 게 가장 큰 도전입니다. 기독교가 삶의 방식이 아니라 종교의 하나가 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이지요. 하나님과 이웃을 섬기는 일이 약화되고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관점을 세상 속에 실현하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합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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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주의 맹신 말고 성경으로 돌아가라”

[특별대담] 내한한 랄프 윈터 박사와 김명혁 목사 [2008-05-16 09:39]

지난 9일부터 한국에서의 공식 활동을 시작했던 세계적 선교 지도자 랄프 윈터(Ralph D. Winter) 박사가 한국교회에 거듭 전한 메시지는 “서구의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랄프 윈터 박사는 방한기간 중 국내 선교지도자들과 만남을 갖고 한국교회의 전방개척에 관한 선교전략을 다시 세우는 한편, 선교사와 평신도지도자를 위한 세미나도 진행했다. 본지는 한국교회를 향한 랄프 윈터 박사의 견해와 조언을 보다 자세히 듣고자 본지 편집고문 김명혁 목사(한국복음주의협의회장)와 랄프 윈터 박사 간의 대담을 마련했다. 이 자리에는 랄프 윈터 박사의 부인인 바바라 여사와 김종헌 선교사(USCWM), 김대원 편집국장, 이지희 기자도 동석했다.

랄프 윈터 박사는 대담에서 한국교회가 구원에 대한 바른 이해를 가질 것을 당부하면서 미국 복음주의를 성경과 동등한 위치에 두지 말 것과 서구교회의 실수들을 반복하지 말 것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복음과 천국, 교회의 모형에 대해서도 바른 해석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명혁 목사도 순간적인 구원, 감정적인 구원을 한국교회가 경계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두 사람은 2시간에 걸친 대담에서 한국교회가 구원과 천국에 대한 바른 이해를 갖고 복음으로 돌아가는 것에서 선교를 시작해야 한다고 결론을 모았다. 다음은 대담 전문.

전쟁터에 일반 시민까지 구경 보내는 건 낭비

김명혁 목사: 한국교회 선교를 향한 여러 조언들에 감사하다. 우선적으로 더 논의하고자 하는 것은 한국교회가 단기봉사활동으로 명칭을 변경하기도 했던 단기선교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문제다. 한국교회에서도 단기선교의 여러 문제점들이 지적되기도 하는데 과연 선교를 위해 필요한 것인가.

랄프 윈터 박사: 일반적으로 단기선교를 가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된다고 본다. 만일 전도하려 하지 않고 배우는 입장에서 단기선교를 간다면 개인적으로 도움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선교에는 크게 도움이 안 된다. 또한 이것이 선교에 공헌을 못할 뿐만 아니라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는 것을 볼 때가 있다. 오히려 방해꾼이 되거나 소란을 일으키는 일도 있다. 1년에 한두 번 선교지에 단기선교팀이 간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몇십 회씩 찾아간다면 이것은 방해꾼에 지나지 않는다. 그럴 경우 선교사는 여행안내자일 뿐이다. 다른 나라를 배우는 것은 좋지만 선교적 관점에서 도움이 안 된다. 또 다른 문제는 장기선교사가 쓸 돈을 단기선교사가 쓰는 것이다. 전쟁할 때 군인들을 전쟁터에 보내는데 일반 시민도 전쟁터가 보고 싶다고 해서 다 태워 보내는 것은 낭비고 방해다. 군인만 보내야지 무장되지 않은 일반 시민을 보낼 필요는 없다.

김명혁 목사: 문화와 복음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선교 이전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어떻게 가져야 할 것인가.

랄프 윈터 박사: 어떤 선교지건 문화와 기독교를 엮는 작업을 하게 되는데 모든 문화 안에는 결점이 있기 마련이다. 헬라권이나 이슬람권, 힌두권 할 것 없이 미국 문화권에도 결점이 있다. 다른 문화가 나쁘다고 하기 전에 미국의 문화도 가장 나쁜 문화 중 하나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미국은 이혼율이 높다. 그리고 18살에 어른으로 인정되면서 부모와 관계가 끊어지고 가정이 깨지는데 굉장히 나쁜 문화다. 그러나 문화 안에 좋은 면이나 배워야 할 면, 도움이 되는 면도 있다. 결점이 있는 문화권 속에서도 신앙이 자리잡게 될 수 있고 문화도 변할 수 있다. 모든 문화는 질그릇에 비유할 수 있다. 복음은 보배다. 어느 한 질그릇의 보배를 다른 문화권의 질그릇에 집어넣는 것이 바로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그렇게 복음은 유대권-헬라권-라틴권-독일권으로 옮겨갔다.

김명혁 목사: 그렇다면 문화의 종교적인 면들은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 것인가. 종교적인 문화가 발단된 곳들도 있다.

랄프 윈터 박사: 보배가 한 질그릇에 담겨졌을 때 그 보배가 문화권 속에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보배가 문화라는 질그릇에 스며들면서 그 질그릇의 결점들이 성경 말씀을 통해 조금씩 변화되는 것을 경험했다. 불교권, 힌두권, 회교권에서 예수 그리스도라는 보배를 받아들이는 사건은 그 전에도 있었고 전혀 불가능하지 않다. 인도에는 힌두권에 속하면서도 예수를 따르는 자들 2천4백만명이 있다. 그들은 예수라는 보배를 가지고 있지만 힌두권이라는 질그릇 안에서 계속 사역하고 있는 것이다. 회교권에서 예수를 따르는 자와 예수를 따르지 않는 자의 차이는 무엇인가.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언어를 쓰지만 보배가 있고 없고가 차이 나는 것이다. 매우 중요한 차이지만 드러나는 문화적 행위에서는 크게 차이가 안 난다. 사실 더 어려운 질문은 바로 미국 사람으로서 어떻게 예수를 따를 수 있느냐는 것이다. 내가 볼 때 미국 안에서 예수를 따르는 것이 힌두권 회교권 안에서 예수를 따르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미국의 기독교인들이 과연 진정 예수를 따르는 사람인가 물을 때 매우 골치 아픈 점이 있다. 겉으로는 기독교인이라고 하지만 그들의 생활이 정말 예수를 따르는 자들인지 모를 때가 많다.


김명혁 목사: 미국을 보면 비기독교인과 기독교인의 차이가 별로 없다. 그러나 무슬림이 예수를 영접할 때 행위로써 변화를 드러내는 것을 많이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

랄프 윈터 박사: 그렇다면 그들이 미국 기독교인처럼 행위가 드러나길 원하는가. 또한 한국 사람처럼 행위가 드러나길 원하는가. 헬라인이나 유대인으로서 정체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예수를 따르는 것도 엄청나게 혁명적인 일이다.

김명혁 목사: 아마도 이것이 너무 많은 것을 가정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면서 질문을 하겠다. 부시 대통령이 악의 축으로 3개의 국가를 지목했다.

랄프 윈터 박사: 미국도 악의 축에 속할 수 있다. 모든 문화권에는 악의 요소가 있다. 미국도 여기에 포함시켰으면 문제가 없겠는데 미국을 포함시키지 않아서 잘못이라고 본다.

김명혁 목사: 선교사는 확실한 세계관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랄프 윈터 박사: 본인도 그렇게 생각한다. 과테말라에 가면 엄마들이 아이들을 헝겊에 싸서 다닌다. 주머니에도 넣고 다니는데 그들을 미개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과테말라 사람의 이런 문화가 더 독특하고 천재적인 것일 수 있다. 유모차는 주머니에 넣을 수 없다. 미국에서는 27년간 인간을 학교라는 감옥에 가둔다. 아이들을 가두는 것은 굉장히 나쁜 시스템이다. 다른 나라에서 볼 때는 미친 짓이라고까지 할 수 있다. 또 미국에서는 결혼한 후에는 부모들이 자녀에 대한 권한이 없어져서 자녀들은 부모를 떠나고 대가족이 깨진다. 미국에 이민 오는 한인들은 2년 안에 가정이 파괴되는 경향이 있다. 내가 아는 한 아프리카 교수가 하는 말이 아프리카에서는 아이들을 의존적으로 키울 수 있는데 미국에서는 독립적으로 키워야 한다고 했다. 미국은 부모들보다 교사들이 학생들을 더 잘 안다. 또 하나, 미국은 10만 명당 750명의 사람들이 감옥에 가는데 독일은 10만 명당 90명밖에 되지 않는다.

김명혁 목사: 고백할 것이 있는데 내가 35년 전 랄프 윈터 박사의 강연을 직접 통역할 때 윈터 박사가 ‘성경도 문화다’라고 한 적이 있다. 본인은 당시에 성경은 계시라고 생각했는데 박사의 말에 동의할 수 없어 통역 때 논쟁을 하기도 했다. 평생 70년간 살았는데 내가 이제는 랄프 윈터 박사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성경은 계시인 동시에 문화라는 랄프 윈터 박사의 말에 동의하게 됐다. 한국사람들이 타문화에 대해 배타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데 문화에 대한 포용성을 갖는 것이 선교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 북한, 일본, 무슬림에 대해서도 논쟁을 많이 했었는데 지난 20년간 많이 자세가 바뀌었다. 북한도 무슬림도 사랑으로 품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일본교회와 한국교회의 다리 역할을 하기도 했다. 20여년 전 일본 지도자 1300명 있는 데에서 절하고 화해와 용서를 구했다. 내 죄를 용서해 달라고 고백했다. 그 이후 한국교계와 일본교계 지도자들이 매우 가까워졌다.
9.11 테러 이후 나는 아프간에 학교를 짓는 데도 공헌했다. 모든 사람 가운데 두 가지 좋은 점이 있다고 본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인성과 신성이다. 하나님이 모든 인간에게 이것을 심어주었다. 그것을 깨닫고 나서는 모든 사람을 쉽게 받아들이고 인정하게 됐다. 35년 전에는 랄프 윈터 박사가 가르친 내용을 못마땅하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180도 변했다. 윈터 박사의 이야기에 굉장히 동감하고 한국교회로 하여금 당신의 이야기를 듣게 하기를 원한다. 한국교회 지도자 중에는 아직 북한, 일본, 아프간 사람을 파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교회 지도자나 선교 지도자들이 박사와 같은 관점을 갖게 되기 원한다. 개인적으로 35년 전에 박사가 나에게 75불에 팔았던 카메라를 여전히 쓰고 있는데 사진이 굉장히 잘 찍힌다.



김대원 편집국장: 한국교회 선교에 대한 여러 조언들을 해주셨는데 한국교회는 아직도 예수천당-불신지옥이라는 구호를 외치는 선교방식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모습들이 많다. 이런 점들은 어떻게 평가하고 개선하기를 원하는가.

랄프 윈터 박사: 먼저 당부할 것은 미국의 복음주의를 성경과 동일시하지 말라는 것이다. 성경에 근거한 기독교가 참되지 복음주의에 근거한 기독교를 성경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복음주의는 하나의 종교고 성경은 신앙이다. 미국의 복음주의는 결점도 많고 완전한 해석이 아니다. 미국 복음주의는 하나의 종교다. 성경의 주요 용어가 있지만 이는 복음주의의 단어와는 다르다. 예를 들어 복음, 신앙, 구원, 하나님의 나라, 은혜 등 성경에서 의미하던 것과 다른 의미로 사용한다. 복음주의의 못된 이단 중에서도 가장 큰 이단은 아주 짧은 시간에 4영리를 전하면서 신앙을 고백하면 ‘당신이 구원을 받았다’고 선포해주는 곳이다. 순간적으로 구원 받는 것, 이런 가르침은 아주 못된 것이다. 구원은 감정적으로 순간적으로 받는 것이 아니다.

미국에서는 빌 하이벨스 목사가 사람들을 많이 끌어 모으고 있다. 한국의 온누리교회도 마찬가지이고 복음주의 교회들이 그런 경향이 있다. 정말 천국에 가기 위해서는 성경의 가르침을 전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 성경은 천국에 대해 그렇게 많이 이야기하지 않았다. 천국에 관해 자기 생명을 얻고자 하는 자는 잃을 것이요 생명을 잃고자 하는 자는 구원을 얻는다고 했다. 우리는 구원이 천국에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예수님은 정반대로 말씀하신다. 구원의 개념은 천국에 가는 것만이 아니다. 지식적으로 믿고 안 믿고에 따라 구원을 얻는 것이 아니다. 성경을 어떻게 순종하고 사느냐에 따라 거기에 구원이 있다. 미국 복음주의 사람들은 선교할 때 우리의 질그릇도 전했다. 질그릇을 보배로 가장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상황화하기 전에 우리 문화부터 잘 알아야 한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작업을 해야 한다.

김명혁 목사: 한국교회에 더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는가.

랄프 윈터 박사: 복음으로 돌아가라고 조언하고 싶다. 믿음은 순종하는 것이다. 외부적으로 순종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순종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통치에 항복하는 곳이 바로 하나님의 왕국이 이뤄지는 곳이다. 하나님의 뜻이 이 세상에 도래했는데 거기에 순종하는 것이다. 복음주의는 하나님의 뜻이 이 세상에 온 것에 완전 복종하는 것이다. 그냥 믿는 것이 복음이 아니라 복종해야 한다. 믿는 것은 마귀도 한다. 그러나 마귀는 가슴으로 순종하는 것이 아니다.

교회의 모형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교회는 온 가족이 멤버가 되어야 한다. 열 가정이 모이면 회당이 되었듯이 한 사람이 자신의 여러 가족들을 포함시켜 이끌고, 그가 또 다른 가정까지 함께 데려가는 것이 교회의 모형이다. 미국 사람은 가족공동체가 모여 결정할 수 없다. 본래적인 교회 모형을 만들어 가야 한다. 바울서신에서 사용되는 ‘you’의 80% 이상이 복수단어로 사용되는데 미국의 성경은 복수와 단수를 구별하지 않고 있다. 미국 복음주의는 개인주의 사상 때문에 이것을 단수화 시킨다. 한국교회도 교회의 모형에 대한 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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