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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반에게

박종기 스테반 신부님 별세 20주기



 

신부님, 미안해요. 글 하나 더 쓰고 싶어요. 바쁘시면 안 읽으셔도 전혀 무방합니다. ^^

 

오늘(9/26) 저녁 6시에 박종기 신부님 별세 20주기 추모성찬례가 있었어요.

벌써 20년이나 흘렀네요. 갑작스런 별세소식에 얼마나 놀랐던지...

저는 그때 회사를 다니던 때여서 장례성찬례에 가까스로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박종기 신부님은 참 따뜻한 분이셨죠. 제게 세례를 주신 분이시구요.

사실 우리 가족이 천안 부대동에 살다가 서울로 옮겨와서 냉담상태가 되었을 때

박신부님께서 심방을 와주셔서 당시 막 시작되던 천호동교회에 나갈 수 있게 되었죠.

덕분에 누나와 나는 교회에 깊이 뿌리를 내릴 수 있었어요.

저는 지금도 그다지 잘하지 못하지만, 마음 깊은 한 사제의 심방과 돌봄은 소중한 것이었죠.

성공회를 잘 알았겠어요, 깊은 신심이 있었겠어요. 물려받은 신앙을 이어간다는 소박한 생각으로

시작한 신앙생활이 지금은 저도 성공회 사제의 길을 걷게 되었네요.

가정집 마루에 마련된 제대에 성막도 없었는데 제가 얼떨결에 궤배를 해서 예를 표했더니,

박신부님께서 대견하게 여기시는 눈길로 저를 바라보시던 일이 생각나네요.

직접 들은 바는 없지만...  아마도 박신부님은 나름 똘망똘망한^^ 제가 교회를 위해 쓰여지도록 

저를 위해 많이 기도해주셨을 것 같아요.

 

제대 앞에 놓인 영정사진을 바라보며... 사랑에는 여러가지가 있음을 느낍니다.

그 중에 제게도 "그리움"이란 이름으로 사랑이 허락되었네요.

박신부님, 그립습니다! 이것이 제 작은 사랑이네요. 

 

김주교님이 집전하시고 이00신부님이 설교하셨고 성찬례후에

김00신부님께서 벗으로서의 박신부님을 회고해주셨고 저희에게 건강을 잘 지키기를 당부하셨어요.

아드님, 박00신부님의 아버님에 대한 회고와 인사 말씀은 참 인상 깊었어요.

저와 고등학교 동기인데 어쩌면 저리 훌륭할까 하고 감탄했습니다.

 

"박종기 스테반 사제의 영혼이 하느님의 은총으로 평안히 쉬게 하소서!" "아멘!"

신부님도 박스테반 신부님과 유족들을 위해서 기도해주세요.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