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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이야기- 신앙체험의 정리와 반성/성공회이야기

성공회탐구(2) 개혁하는 보편교회 - 오직 참된 교회이기를!

성공회 탐구(2) 개혁하는 보편교회 - 오직 <참된 교회>이길 

요즘에도 여전히 <지역별 편중인사>라는 말이 살아있습니다. 말하자면 중요한 직책에 특정 지역출신 사람을 많이 임명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인데 지금도 실제 그러한지는 잘 모르겠거니와 저는 도대체 한 사람을 어느 지역 출신이라고 어떻게 구분하고 규정하는지가 참으로 궁금합니다.

충청도에서 태어나서 초등학교를 다니다가 중학교는 전라도에서 고등학교는 경상도에서 그리고 대학교이후로는 서울에서 자라난 사람이 있다면 도대체 이 사람은 어떻게 분류되는 것일까요?

농경시대같이 특정 지역에 오랜 연고를 두고 사는 삶이 아니라 계속해서 이리저리 이동하는 것이 보통인 현대사회에서 도대체 출신지역을 묻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중요한 것은 어떤 정책이 실제로 어떤 지역에 어떤 차이를 만들어내는가를 잘 살피는 일과 그런 정책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결정할까를 잘 합의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공회이야기를 하면서 갑자기 뭔 소리냐 하시겠지만... 저는 성공회가 개신교인가, 아니면 카톨릭교회인가를 묻는 물음을 들을 때마다 그것을 왜 묻는 것일까, 그 물음에 대한 답이 성공회를 이해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 것일까 의심이 들기 때문입니다.

 

성공회는 말 그대로 “거룩하고 공번된 교회”이면 족합니다.

성공회가 천주교와 같아야할 이유는 하나도 없고 꼭 개신교라고 주장해야할 이유도 없습니다.

어느 지역 출신이냐를 묻는 물음에 “잘 모르겠으나 분명한 것은 나는 대한민국 사람입니다.”하고 대답하는 것과 비슷할지 모릅니다.

 

나쁜 의도 없이, 말하자면 선입견으로 규정지으려는 의도 없이 그저 고향이 어디냐 정도로 묻는 사람에게야 “아, 저 어릴 때는 전라도에 살았죠. 좀 자라서는 경상도에 살다가 대학교이후로는 서울에서 살았습니다.” 말하는 것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굳이 출신지역을 규정하려고 드는 사람에게는 그런 대답이 시원찮은 변명처럼 여겨질테고 “흥, 고등학교 선후배 인맥으로 보면 당신은 경상도 출신이요.” 하고 나름대로 기준을 들이댈 지도 모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성공회는 천주교(로마 카톨릭)이 아니지만 카톨릭적인 전통을 가지고 있는 교회입니다.

더하여 개신교로서의 종교개혁의 경험도 소중하게 가지고 있는 교회입니다.

그러나 성공회는 다만 참된 교회, 거룩하고 공번된 교회이기를 원할 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카톨릭이다, 개신교라고 스스로를 내세우지 않고 굳이 표현한다면 <개혁하는 보편교회(Reforming Catholic Church)>라고 우리의 정체성을 말하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