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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글

[옮김] 긍정적인 밥



 

http://cafe.daum.net/anglican-church/O0Ce/107

성공회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다음 까페)에서 달팽이^^교우의 글을 옮깁니다.

 

긍정적인 밥

                                            함민복

 

시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 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함민복 시인의 시처럼 이 세상을 이렇게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해 봅니다.

행복은 일상에 늘려 있는 소소한 것들에서 얻는 것이라 하는데,  등잔 밑이 어둡다고 일상의 작은 행복에 눈이 멀고 잡히지 않는 미래의 행복을 위해 끊임없이 오늘의 삶을 희생시키는 것 같습니다.

 

현재 자신이 행복한 삶을 누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미래에도 행복할 가능이 커고, 현재 행복하지 않은데 미래에 행복해 질 것이라는 사람은  미래에도 행복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중세를 지나 바로코 시대에 유행했던 구호로

가르페 디엠(carpe diem) ' 오늘을 즐겨라,와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는 라틴어 속담이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무한경쟁의 신자본주의 아래에서 우리의 삶은 가진 자는 더욱더 많이 가지고 가난에 허덕이는 사람은  그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나 가능성이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자본주의 체제를 거스리는 삶의 대안이 이 시에 녹아있는 것이 아닐런지요?

탐욕과, 경쟁이 아닌 지금 가진 것에서 넉넉함을 창조하는 능력, 여유로움  우리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는 능력인 것 같습니다.

행복은 이런 것이 아닐까요?

"시집이 한 권 팔리며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삼백원이 있어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삶, 자본주의에 물들지 않는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2013년 한 해도 보름 남았습니다.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생각하게 됩니다.

그 모든 삶의 여정에서 "나는 행복한 삶을 살아노라" 고백할 수 있는 있는 삶이 되었으면 합니다.

 

2013년 12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