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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이야기- 신앙체험의 정리와 반성/성공회이야기

[옮김] 제2회 세계성공회 평화협의회 성명서

 

제2회 세계성공회 평화협의회 성명서 (오키나와 코뮤니케)
Communique Of The 2nd Worldwide Anglican Peace Conference In Okinawa


“평화를 이루기까지 있는 힘을 다하여라” (시편 34:14)
“그가 민족간의 분쟁을 심판하시고 나라 사이의 분규를 조정하시리니,
나라마다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민족들은 칼을 들고 서로 싸우지 않을 것이며
다시는 군사훈련도 하지 아니하리라.”(이사야 2:4)

2013년4월16일(화)부터 22일(월)까지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제2회 세계성공회 평화협의회”에 한국, 일본, 필리핀, 호주, 캐나다, 미국, 영국, 아일랜드 성공회의 대표 약80명이 참가했다. “동아시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하여”라는 이번 협의회의 주제는 참가자 모두의 기도 제목이고 비전이었다. 이 비전은 2007년에 열린 제1회 세계성공회 평화대회(TOPIK)에서 합의된 선언에 바탕하고 있다. 그리스도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요한 20:19)하고 말씀하신 후, 그들을 파견하시어(요한 20:21) 주 예수의 모범을 따르게 하시고, “하느님에게서 멀리 떠나 있는 이방인 여러분과 하느님께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평화를 전하라”(에페 2:17, 표준새번역)고 명령하셨다. 우리는 “모든 인간의 생명과 존엄을 지킨다.”는 소명에 응답하도록, 그리고 세계성공회의 5대 선교지표, 특별히 “불공정한 사회구조의 변혁”과 “창조 세계의 보전”이라는 신앙적 과제를 실천하도록 부름받았다.



이 협의회는 일본성공회와 대한성공회의 공동 주최로 개최되었다. 개회예배 설교에서 일본성공회의 우에마츠 마코토(나타나엘) 수좌주교는 “우리가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고, 타인의 권리와 권리조차 부여받지 못한 사람들을 지키는 곳에 평화의 씨앗이 뿌려진다.”고 말했다. 미국성공회 캐서린 제퍼츠 쇼리 총재주교의 기조강연은 “평화와 조화의 실현은, 세계 어디에서나 우리가 공통된 인간성을 지니며, 누구나 자신의 존재가 존중받기 바라며, 어린이들과 우리를 둘러싼 세계에 희망을 지니는데 있음을 인식하는 데에 있다.”는 말로 우리들에게 큰 격려를 주었다. 또한 우리는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의 메시지에도 큰 감명을 받았다. 대주교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시기에 이러한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남북의 적대감정을 완화하고, 한반도의 영구평화에 공헌할 수 있는” 기대를 말하고, “방사능 피폭으로 인한 끊임없는 불안에 직면하여, 원자력 정책과 군사산업을 둘러싼 여러 문제들과 씨름하고 있는” 일본성공회에 대한 연대를 표명했다.

우리는 여러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였다. 오키나와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강연을 통해 배우고,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실천과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TOPIK), 그리고 각국으로부터의 보고를 들었다. 그것들은 동아시아가 아직 “산고의 아픔” (로마 8:22) 중에 있으며, 군비 증강과 핵무기 확산의 위협과 원자력 발전의 참혹한 결과에 위협받고 있고, 또한 각 나라가, 전쟁으로 접어드는 위험한 징후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일본 평화헌법 개정의 움직임은 동아시아의 안정을 더욱 위협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많은 사람들의 아픔과, 어머니인 지구의 파괴를 염려하며, 분쟁의 해결 수단으로써의 전쟁에 대해 명백한 반대를 선언한다. 그 누구에게도 전쟁을 허락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인간이 아니라, 권세와 세력의 악신들과 암흑세계의 지배자들과 하늘의 악령들” (에페 6:12) 과 싸우고 있는 것이다.

우리들은 또한, 이 지역의 평화와 화해에 대한 강한 소망이 있음을 알았다. 우리들은,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실천과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지원을 행하고 있는 대한성공회의 사역, 그리고 동일본대지진 피해자들의 필요에 응답하고자 하는 일본성공회의 사역이, 한일 양국 성공회의 협동으로 지원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우리는 정의와 영구평화를 위하여 싸우고 있는 오키나와 사람들의 불굴의 신앙과 정신을 배웠다. 이러한 사역에 세계성공회의 여러 관구가 연대하여, 기도와 협동, 물질적 지원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지원하려 한다는 점에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행동을 위한 요청
우리는 이 협의회를 통하여 다양한 언어와 생각들을 만나, 그리스도의 몸 안에서 다양성과 일치를 강하게 인식했다.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한 몸 된 세계성공회에 다음과 같이 요청한다.

1. 세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실천과 정보 공유를 위해, 먼저 동아시아성공회 평화 네트워크를 만들고, 기존의 세계성공회 여러 네트워크를 강화해 나간다. 이 협의회의 보고를 폭 넓게 공유한다.

2. 대한성공회의 한반도 평화통일을 향한 대화를 촉구하는 노력과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TOPIK) 활동을 계속해서 지원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3. 주변화 되고 식민지 상황에 놓여 소외된 사람들, 특히 오키나와 사람들, 동일본 대지진과 원자력발전소 사고에 의한 피해자, 필리핀과 그 밖의 여러 나라들의 원주민을 위해 계속 기도하고 함께 연대한다.

4. 샌프란시코 강화 조약에 의해 오키나와가 일본 본토로부터 차별적으로 분리된 1952년 4월 28일을 일본 정부가 <주권회복의 날>로 축하하려는 것에 반대하고, 부당한 부담을 강요하는 군사기지로부터의 해방을 원하는 오키나와 사람들과 함께 외칠 것이다.

5. “서로의 짐을 나누어지는”(갈라 6:2) 정신으로 이러한 협의회를 앞으로도 계속해 가며, 청년과 여성의 입장이 반영되도록 참가를 보장한다.

6. 군비 증강과 더 이상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고, 국가 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떠한 시도에도 반대하며, ‘교전권의 포기’를 표명하고 있는 일본 헌법 9조의 정신을 널리 전한다.

7. 동아시아 및 세계 모든 지역의 전쟁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며,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드는”(이사야 2:4) 방법을 모색한다.

폐회예배 설교에서 대한성공회 의장 김근상(바우로) 주교는 “평화를 향한 험한 여정이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주님은 ‘자 일어나 가자’(요한 14:31)고 우리를 초대하고 계십니다. 이제 우리가 응답해야 할 때입니다.”고 말했다. 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하나가 되어, 정의와 평화의 공동체를 만들기 위하여 노력해 나가야 한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은혜로 그 일을 이루기를 기도한다. 아멘.

2013년 4월 22일
제2회 세계성공회 평화협의회(오키나와)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