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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글

회개해야 할 것들...


성공회 관구 게시판에서 필명 바우로님의 글을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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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개해야 할 것들...

글쓴이 : 바우로 (2007.8.08 - 17:40)


저는 개인적으로 개신교에서 신앙생활을 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성공회를 알게되어 성공회교인이 된 사람입니다.

성공회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모습과 성공회대학의 진보적인 신학적 관점등등 제 자신의 소견으로는 이런 모습이야말로  교회의 바른 모습이고 한국교회의 궁극적 대안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성공회 교인이 되니 제가 알던 성공회와는 다른 목소리가 교회안에 상당히 많고 어떤 때는 개신교에서도 굉장히 위험한 근본주의적 목소리도 들려오는 것에 깜짝 놀라기도 했었습니다.

왜 성공회에서 저런 목소리가 나올까라는 의문도 들었고 이해 못해서 혼란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성공회 신자로서 5~6년이 지나는 동안 성공회 신자들의 '외로움'이랄까...? 뭐 그런 아픔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개신교와 천주교로 양분해서 생각하는 대다수 사람들에게 성공회를 일일이 설명하는 것도 힘들고... 다른 교단의 사람들과는 용어나 호칭도 다르고... 항상 교세가 미약해서 성공회를 모르는 약간은 무지한 열정적인 다른교단 신자에게는 이단의 의혹을 받기도 하는 상황들을 듣고 또 겪어 보면서 "아! 이분들이 정말 힘들게 신앙을 지켜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성공회교인들의 "마이너리티 콤플렉스"-그냥 저만의 표현입니다 - 가 성공회를 너무 사랑하시는 몇 몇분들에 의해서 개신교의 성장제일주의로 표출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봤습니다.

그런 분들은 그저 말끝마다 부흥!부흥!을 외치는데 그 부흥의 가시적인 현상은 교회성장입니다. 그렇게 성공회가 교세가 확장되면 성공회에 대해서 일일이 설명해야하는 어려움도 없고 심할경우 이단으로 오해받는 일같은 것은 없을테니까요.

하지만 성공회를 사랑하시는 그분들의 애정과 작은 교단인 성공회교인으로서 살아오신 그분들의 '힘들었음'에 이해가 가긴 하지만 그분들의 선택은 결코 동의할 수 없는 것입니다.

성공회가 역사적으로 지켜온 가장 큰 장점중의 하나가 치우침없는 중용과 포용성 아닙니까?
그런데 대다수 부흥을 주장하시는 분들의 주장은 맹목적인 신앙의 강화입니다. 그것만이 진정한 신앙이고, 성령의 역사이며, 성서문자주의적인 해석을 해야만 올바른 성서이해라고 주장합니다. 이런 주장들은 바로 근본주의의 전형적 특성이지요. 한국교회에 파고들어온 가장 잘못된 신앙의 변종입니다. 이것이 이제 성공회에 들어오려고... 아니 이미 들어와서 조금씩 힘을 얻고 있습니다.

성공회 교인들의 회개는 이부분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렵게 힘들게 올바른 신앙을 지켜가는 것이 힘들어 신앙을 편하고 안락하게 하고자 했다는 것에 대해서... 하느님이 성공회에 주신 축복인 청빈에 대해서 불평하고 세상적인 성장과 풍요를 교회안에 끌어들이려 했다는 것에 대해서...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힘들게 묵묵히 신앙생활을 하는 교우들을 열정도 신앙도 없는 사람으로 매도한 것에 대해서...

성공회는 작은 교회로서의 모습을 지켜내는 것으로 크게 쓰임받을 것입니다. 물질만능주의의 홍수속에서도 꿋꿋하게 하느님의 말씀에 근거한 교회의 모습으로 남는 것에 하느님께서 축복을 주실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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