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이야기- 신앙체험의 정리와 반성/교리이야기

성령강림주일(The Day of Pentecost, Whitsunday)

임종호 2011. 6. 14. 17:26

                           성령강림주일(The Day of Pentecost, Whitsunday)

예수님의 부활 후 7번째 주일은 성령께서 오심을 기념하는 성령강림(聖靈降臨) 주일입니다. 부활 후 50일째가 되기 때문에 오순절(五旬節)이라고도 합니다.  “오순절이 되자 그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였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강한 바람이 세차게 부는 것 같은 소리가 나더니 그들이 앉아 있던 온 집안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혀처럼 생긴 불이 나타나더니 그것이 갈라져 각 사람위에 와 닿았다. 그러자 그들은 모두 성령이 충만하여 성령께서 주시는 능력으로 그들도 알지 못하는 외국어로 말하기 시작 하였다.” (사도 2:1-4)

성령강림이야말로 우리 그리스도교회와 그리스도교 신자를 이 땅에 있게 한 결정적 사건이요 계기입니다. 간혹 일부 관심과 열심 있는 신자들이 특정한 방식을 통해서 이상한 언어를 말하고 입신(入神)한 듯이 보이는 현상 자체를 성령체험이라고 강조하는 경우가 있는데 성경이 말하는 성령강림은 그러한 사적체험의 수준을 훨씬 넘어섭니다. 성령은 성부 하느님의 영이시며 성자 그리스도의 영이십니다. 십자가에 죽으신 예수께서 바로 부활의 주님이시고, 그 부활하신 그리스도가 현재의 나의 구원자이심을 깨닫고, 그 사랑과 능력에 나의 온 몸과 맘이 완전히 사로잡히는 강력한 체험이 성령강림의 의미입니다.
그리스도교 신자가 되는 일은 각자가 개별적으로 교리적 신념이나 신앙적 체험을 갖는 일이 아니라 바로  ‘성령’을 통해서 삼위일체 하느님의 구원사역을 깨닫고, 이를 받아들이는 교회공동체의 지체로서 살아가는 일입니다. 성령은 세례성사를 통하여 우리 속에 들어오시고, 말씀으로 우리를 키우시고, 거룩하게 하시며, 복음을 이해할 수 있게 하시고, 또 그리스도인답게 살 수 있도록 우리의 삶을 변화시켜 주십니다. 성령을 모심으로써 신자가 되어 자기중심의 삶을 벗어나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게 되는 일, 그래서 외적으로 성령의 은사(恩賜)를 받아 교회와 세상을 섬기고 (1고린 12장), 내적으로 인격 안에 성령의 열매를 맺어가는 일(갈라 5:22)이 우리의 신앙생활입니다.

 "요한은 물로 세례를 베풀었지만 너희는 성령으로 세례를 받게 될 것이다"(사도 1:5)하신 말씀에 의거하여 성령강림 주일에도 부활절과 마찬가지로 세례식을 5세기부터 실시해 왔습니다. 영국에서는 이 날 모두 흰 옷을 입고 세례를 받기 때문에 이 날을 "흰옷 입는 날"이라고 하여 White Sunday(또는 Whitsunday)라고 부르는 관습이 생겨 1549년 기도서 이후로 지금까지 성령강림주일을 Whitsunday라고 부릅니다. 성령강림주일에는 성령의 불, 구주의 보혈, 순교자의 흘린 피 등을 상징하는 의미에서 붉은 색이 사용되고, 빨간 장미로 제단이나 교회 입구를 장식하기도 합니다. 빨간 장미는 서양에서 신부(新婦)들이 결혼식에 드는 화환으로써 신부된 교회가 신랑인 그리스도를 맞을 준비를 하는 표증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