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이야기- 신앙체험의 정리와 반성/교리이야기

현대인의 교리 (9) 죄로부터의 구원 - 깨달음과 행위의 가치

임종호 2009. 2. 18. 09:30


 

(현대인의 교리) (9)

                         죄로부터의 구원 - 깨달음과 행위의 가치

죄로부터의 구원은 우리의 행위나 깨달음이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으로 이루어지는 일이며 그 은총을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우리의 <믿음>이기에 오직 믿음이 중요하다고 강조드린 바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리들의 깨달음, 행위, 실천 등이 무가치하거나 필요 없다는 말씀으로 오해해서는 안됩니다.  구원을 하느님과의 관계 회복으로 볼 때에 그 주도권은 하느님 편에서 먼저 우리를 향해 내미시는 손길에 달려 있는 것임을 강조하려는 것 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 하느님의 구원의 손길을 받아들이는 우리의 마음가짐과 태도를 <믿음>이라는 말로 표현한 것입니다.

달리 말하자면 구원을 위해서, 즉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 회복을 위해서 하느님께 대하여 우리 자신의 생각과 판단과 느낌과 의지를 내세우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또 달리 표현하면 구원받기 위해 우리가 하는 모든 노력은 하느님의 구원의지, 곧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 은총이 없다면 무익할 뿐이라는 것입니다. 구원받기 위해 우리가 하는 이런저런 노력이 도리어 여전히 우리의 죄성(罪性)인 자기중심성을 더욱 강하게 할 뿐이라면 그것은 헛된 노력이 아니겠는가 하는 반성이지요.

그러나 우리가 일단 하느님의 은총에 의해서 구원을 받았음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나면 이제는 우리의 깨달음, 행위, 실천 등이 전혀 다른 의미를 갖게 되고 도리어 구원의 완성에 꼭 필요한 일이 됩니다.

하느님께 우리의 구원여부를 흥정하듯 내세우려고 우리의 행업(공로, 업적)을 쌓으려는 동기는 우리에게 더 이상 없습니다. 다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나타난 하느님의 사랑을 믿음으로 우리는 이미 구원 받았음을 믿고 받아들이게 되면 이제는 마땅히 구원받은 사람으로서 살아가려는 노력으로서 우리의 깨달음, 행위, 실천이 올바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이 단계에서 여전히 신앙은 <믿음>일 뿐이라고 말로만 되뇌이고 주님의 계명대로 행하기를 피하거나 미룬다면 크게 착각을 한 것이 됩니다.

구원을 받았다는 것, 달리 표현하여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에 있다는 것은 이제 하느님을 두려움의 대상으로 여기고 징벌을 피하려는 동기로 하느님을 달래려고 종교행위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사랑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의 자녀로 인정을 받고 성령의 인도를 따라 두려움 없이 기쁨과 평화와 보람을 누리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