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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과 소신

말하는 놈 보기싫어 안 듣는다고? 그게 내 탓이라고?



 

페북의 어떤 후배신부님의 글:

 

엊저녁 성직자포럼을 마친후 친우 몇몇이 모여서 맥주 한 잔을 하면서 영화 이야기를 나눴다.
천안함 프로젝트, 또 하나의 가족 등등....
그 때 선배 신부님깨서 말씀 하시길 " 그 영화 안봐도 다 아는 사람들만 그 영화 보고 또 다시 흥분해! 그 흥분하는 것 보고 봐야 할 사람들이 안보는데..."

맞는 말씀이다.
들을 놈은 다 들었다.
아직도 안듣고 있는 분들을 위해서 우리는 입을 조금 다물 필요도 있다. 그분둘이 안보는 이유가 바로 나 때문일 수도 있다.

 

 

이에 대한 내 과민한^^ 반응:


ㅋㅋ 신부님은 가볍게 언급했지만... 저는 무척 무거운 마음으로 신부님의 글에 반응하게 됩니다.

제가 10년넘게 우리 공동체를 향해 제 의견을 말할 때 제가 들은 유일한 피드백은 네가 하는 말은 무슨 말이든 네가 싸가지가 없어서 듣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어요. 정말 어이가 없었는데...

한동안은 그래 내가 정말 싸가지가 없나보다... 어떻게 겸손하게 말하지?...를 고민했었는데...이제는 생각이 달라졌어요. 제 말을 듣기싫어하는 분들은 제 말에 진심과 생각을 다해 반응하기가 자신이 없고 부담스러웠던 것 같아요. 저도 더 이상 그 분들에게 반응을 기대하거나 요청할 필요도 이제는 없어졌구요. 그래도 알아들을 만한 사람, 듣고 싶어하는 사람, 제 생각에 들어야 할 사람이 있다고 판단될 때 제 의견을 기쁘게 말합니다.

천안함프로젝트도 설마 그걸 본 사람들이 흥분하는 것 보고 그 때문에 봐야 할 사람들이 안보는 걸까요? 그분들도 나름 정부발표를 무조건 신봉하니... 영화 따위는 안봐도 다 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겠지요... 내 생각엔 우리가 입을 다문다면... 어느날 우리도 똑같이 바보 멍게가 된 걸 발견하지 않을까 싶어요.

제 경우는 이제는 남을 설득하려고 떠드는게 아니라 내 스스로 제 정신을 지키고 싶어서 떠들어요 ㅠㅠ 상식과 진실을 말하는 데 전념할 뿐입니다. 더 이상 제 말을 듣고 싶어하지도 않는 사람들, 상식과 진실에 등을 돌리는 이들을 설득해서 내 편을 만들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접는 게 지혜롭다고 느끼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