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8일 (부활 5주일) 성서말씀 / 부여기도소 축성
사도 11:1-18
1 사도들과 유다에 있던 신도들은 이방인들도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였다는 소식을 들었다. 2 베드로가 예루살렘에 올라갔을 때에 할례를 주장하는 파에서 그를 비난하며 3 "왜 당신은 할례받지 않은 사람들의 집에 들어가서 그들과 함께 음식까지 나누었습니까?" 하고 따졌다.
4 베드로는 그 동안에 일어났던 일들을 처음부터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다.
5 "내가 요빠 시에서 기도를 드리다가 무아지경에서 신비로운 영상을 보았는데 큰 보자기와 같은 그릇이 네 귀퉁이에 끈이 달려서 내려오다가 내 앞에서 멈추었습니다. 6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더니 땅에 있는 네 발 가진 짐승과 산짐승과 길짐승과 하늘의 날짐승이 있었습니다.
7 그리고 '베드로야, 어서 잡아먹어라.' 하는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8 그래서 내가 '절대로 안 됩니다, 주님. 속된 것이나 더러운 것은 한 번도 입에 대어본 적이 없습니다.' 하고 말했더니 9 하늘에서 다시 '하느님께서 깨끗하게 만드신 것을 속되다고 하지 마라.' 하는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10 이런 말이 세 번이나 오고 간 뒤에 그것들은 모두 다시 하늘로 들려 올라갔습니다. 11 바로 그 때 가이사리아에서 나에게 심부름 온 사람 셋이 내가 머물러 있던 집에 찾아왔습니다. 12 성령께서는 나에게 '망설이지 말고 그들을 따라가거라.'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여기 있는 신도 여섯 사람과 함께 그들을 따라가서 고르넬리오의 집에 들어갔습니다. 13 그 때 그는 우리에게 이런 말을 들려주었습니다. 그가 보니까 천사가 자기 집에 나타나더니 '요빠로 사람을 보내어 베드로라는 시몬을 불러오너라. 14 그가 너와 네 온 집안이 구원받을 말씀을 해줄 것이다.' 하더라는 것입니다.
15 내가 말을 시작하자 성령이 처음에 우리에게 내려오셨던 것과 같이 그들 위에도 내려오셨습니다. 16 그 때 나는 요한은 물로 세례를 베풀었지만 여러분은 성령으로 세례를 받을 것이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17 이와 같이 하느님께서는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은 우리에게 주신 것과 같은 선물을 그들에게도 주셨는데 내가 누구이기에 감히 그 하시는 일을 막을 수 있었겠습니까?"
18 그들은 이 말을 듣고 잠잠해졌다. 그리고 "이제 하느님께서는 이방인들에게도 회개하고 생명에 이르는 길을 열어주셨다." 하며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시편 148
1 알렐루야! 하늘에서 주님을 /찬양/하여라. ∥ 그 높은 데서 /찬양/하여/라.
2 그의 천사들 모두 /찬양/하여라. ∥ 그의 군대들 모두 /찬양/하여/라.
3 해와 달아 /찬양/하고 ∥ 반짝이는 별들아 모두 /찬양/하여/라.
4 하늘 위의 /하늘/|들, ∥ 하늘 위에 있는 물들아 /찬양/하여/라.
5 주님의 명령으로 생겨|났으|니, ∥ 그의 이름 /찬양/하여/라.
6 지정해 주신 자리 길이 지|키어|라. ∥ 내리신 법은 어|기지|못한|다.
7 땅에서도 주님을 찬양|하여|라. ∥ 큰 물고기도 |깊은|바다|도,
8 번개와 우박, 눈과 |안개|도, ∥ 당신 말씀대로 몰아치는 |된바|람-|도,
9 이 산 저 산 모든 |언덕|도, ∥ 과일나무와 |모든|송백|도,
10 들짐승들과 가|축들|도 ∥ 기는 짐승과 |나는|새들|도,
11 세상 임금들과 모든 |추장|들도 ∥ 고관들과 세상의 모든 |재판|관들|도
12 총각 처녀 할 것 |없-|이 ∥ 늙은이 어린이 |모두|함-|께
13 주님의 이름을 찬양하여라: 그 분 홀로 한없이 높|으시|고 ∥ 땅 하늘 위에 그 위엄 |떨치|신-|다. 14 당신 백성의 영광을 드높여 |주셔|서, ∥ 당신을 가까이 모신 이 백성, 이스라엘 후손들, |알렐|루-|야!
영광이 |성부|와 ∥ 성|자와|성령|께 처음과 같이 |지금|도 ∥ 그리고 영|원히,|아-|멘
묵시 21:1-6
1 그 뒤에 나는 새 하늘과 새 땅을 보았습니다. 이전의 하늘과 이전의 땅은 사라지고 바다도 없어졌습니다. 2 나는 또 거룩한 도성 새 예루살렘이 신랑을 맞을 신부가 단장한 것처럼 차리고 하느님께서 계시는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3 그 때 나는 옥좌로부터 울려 나오는 큰 음성을 들었습니다. "이제 하느님의 집은 사람들이 사는 곳에 있다. 하느님은 사람들과 함께 계시고 사람들은 하느님의 백성이 될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친히 그들과 함께 계시고 그들의 하느님이 되셔서 4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씻어주실 것이다. 이제는 죽음이 없고 슬픔도 울부짖음도 고통도 없을 것이다. 이전 것들이 다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5 그 때 옥좌에 앉으신 분이 "보아라, 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든다." 하고 말씀하신 뒤 다시금 "기록하여라, 이 말은 확실하고 참된 말이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6 또 이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다 이루었다. 나는 알파와 오메가, 곧 처음과 마지막이다. 나는 목마른 자에게 생명의 샘물을 거저 마시게 하겠다.
요한 13:31-35
31 유다가 나간 뒤에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제 사람의 아들이 영광을 받게 되었고 또 사람의 아들로 말미암아 하느님께서도 영광을 받으시게 되었다. 32 하느님께서 사람의 아들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으신다면 하느님께서도 몸소 사람의 아들에게 영광을 주실 것이다. 아니, 이제 곧 주실 것이다. 33 나의 사랑하는 제자들아, 내가 너희와 같이 있는 것도 이제 잠시뿐이다. 내가 가면 너희는 나를 찾아다닐 것이다. 일찍이 유다인들에게 말한 대로 이제 너희에게도 말하거니와 내가 가는 곳에 너희는 올 수 없다. 34 나는 너희에게 새 계명을 주겠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35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세상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본기도> 사랑의 주 하느님, 우리가 십자가를 통하여 보여주신 하느님의 사랑을 찬양하나이다. 비옵나니, 우리로 하여금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서로 사랑하게 하시고, 하느님의 영광을 더욱 드러내게 하소서. 이는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한 분 하느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강론초록1>
내가 너희를 사랑하듯 서로 사랑하라 (요한 13:31-35)
“이 영광을 하느님께 돌립니다.” 종종 듣는 참 아름다운 고백입니다. 그런데 자칫하면 돈 벌고 출세하고 업적을 쌓아서 사람들의 인정을 받게 된 그 결과가 빛나는 “영광”인 것으로 오해되기 쉽습니다. 결과가 어떠하든 그 일의 시종에 함께하신 하느님의 사랑이 “영광”의 본질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뜻, 그 분의 성품이 온전히 드러나서 하느님께 합당한 찬양이 돌려지는 것이 하느님의 영광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십자가 수난을 곧 당신이 받을 영광이라고 표현하며 그 수난을 통해서 하느님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실 것이라고 하십니다. 우리가 아는 대로 십자가는 화려한 권좌가 아니라 비참한 죽음의 형틀이지만 바로 그 십자가 사건을 통하여 예수님의 겸손과 사랑과 순종이 드러났기에 우리는 그 십자가에서 주님의 영광, 하느님의 영광을 뵙게 된다는 것이고 그 깨우침이 바로 부활체험인 것입니다.
우리 삶도 예수님과 마찬가지로 바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한 삶입니다. 우리 존재의 이유가 되는 이 말씀이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는 국민교육헌장 수준과 동일한 그런 이야기일까요?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위해서 열심히 가져다 바치고 무조건 복종하라는 그런 말씀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은 하느님을 위한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를 위한 것입니다. 이 점이 바로 신비 중의 신비입니다. 하느님의 영광은 바로 하느님의 사랑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그 영광은 마치 황제가 백성위에 군림하여 위엄을 자랑하는 식의 그런 영광이 아닙니다. 십자가에서 우리를 위하여 모든 것을 내어주신 예수님의 영광입니다.
주님이 가르치신 기도대로 “온 세상이 하느님을 하느님으로 받들게” 될 때에 이 땅에는 진정한 평화와 행복이 가능합니다. 하느님이 하느님이신 까닭은 바로 하느님이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그 사랑을 우리가 어떻게 분명히 알 수 있습니까? 예수님을 통해서 입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와 함께 계셨는데 우리는 그 분의 영광을 보았다. 그것은 외아들이 아버지에게서 받은 영광이었다. 그 분에게는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였다(요한1:14).”
은총과 진리가 주님 사랑의 내용입니다. 십자가 사건을 통해서 그 은총과 진리가 밝히 드러났기에 십자가는 주님의 영광입니다. 우리의 사랑도 “내 맘에 든다”는 수준이 아니라, “은총과 진리”라는 차원의 일입니다. *
<강론초록2>
참된 영광은 오직 사랑
오늘날 교회 안에서도 “영광”이란 말을 너무나 세속적인 의미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돈을 많이 벌고 출세해서 사람들의 인정과 칭찬을 받는 것을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영광은 실은 그렇게 드러나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뜻, 하느님의 성품이 온전히 드러나서 하느님께 합당한 찬양이 돌려지는 것이 하느님의 영광입니다.
보십시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당신의 십자가 수난을 곧 당신이 받을 영광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리고 그 수난을 통해서 하느님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실 것이고 또한 자신도 하느님의 영광으로 말미암아 영광스럽게 되리라고 말씀합니다.
우리가 아는 대로 십자가는 화려한 권좌가 아니라 비참한 죽음의 형틀입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몸소 이 땅에 와서 걸으신 길은 세상의 권력과 인정을 추구하는 길이 아니었습니다. 로마 황제가 화려한 권력을 누리며 스스로를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추겨 세우던 것과는 정반대로 주님은 자신을 사람의 아들이라 부르시며 가장 낮고 천하고 어리석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그들을 섬겨주시는 길을 걸으셨습니다. 십자가 자체가 무슨 가치가 있다는 말씀이 아닙니다. 그 십자가에서 예수님의 겸손과 사랑과 순종이 드러났기에 우리는 그 십자가에서 주님의 영광, 하느님의 영광을 뵙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모든 일에서 잘되고 행복을 누리는 것은 물론 하느님께서 기뻐하시고 원하시는 일일 터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참된 행복이 그저 모든 일이 잘 풀리고 세상의 인정을 받는 것에 달렸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의 참된 행복의 근거는 오로지 “하느님의 사랑”으로 인한 것입니다. 하느님의 영광은 하느님의 사랑이 드러나는 일입니다. 우리들이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는 길도 우리가 서로 사랑하여 하느님의 사랑 안에 살아가는 일입니다. 그 밖의 다른 영광은 그저 우리가 인간적인 상상으로 덧칠한 금박일 뿐입니다. 지금 한없이 연약하고 가난한 우리가 그 어떤 권세가나 부자보다도 하느님께 영광을 돌릴 수가 있다는 이 진실이 곧 복음이 아니겠습니까? 우리는 다만 주님의 사랑으로 서로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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