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2일 부활 7주일(승천 후 주일) 성서말씀 / 가정주일
북한송모리성당 축성
사도 16:16-34
16 어느 날 우리가 그 기도처로 가는 도중에 점귀신이 들린 여종 하나를 만났는데 그 여종은 점을 쳐서 자기 주인들에게 많은 돈을 벌어주던 여자였다.
17 이 여자가 바울로와 우리를 따라오면서 "이분들은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종으로서 지금 여러분에게 구원받는 길을 선포하고 있소." 하고 큰소리로 외쳤다.
18 그 여자가 매일같이 이렇게 하므로 바울로는 괴로움을 참다 못해 돌아서서 그 악령더러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명령하니 그 여자에게서 썩 나가거라."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악령은 곧 그 여자에게서 나가버렸다.
19 그 여종의 주인들은 돈벌이할 길이 막힌 것을 알고 바울로와 실라를 잡아 광장 법정으로 끌고 가서 20 치안관들 앞에 세워놓고 "이자들은 유다인들인데 우리 도시에서 큰 소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21 우리 로마 사람으로서는 받아들일 수도 없고 실행할 수도 없는 잘못된 풍속을 선전하고 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22 군중까지 합세해서 그들을 공격하자 치안관들은 부하를 시켜 바울로와 실라의 옷을 찢고 매질을 하게 하였다. 23 이렇게 몹시 때리고 나서는 그들을 감옥에 가두고 간수에게 단단히 지키라고 명령하였다. 24 명령을 받은 간수는 그들을 깊숙한 감방에 집어넣고 발목을 차꼬로 단단히 채워두었다.
25 때는 한밤중이었다. 바울로와 실라는 기도하면서 하느님을 찬미하고 있었고 다른 죄수들은 그것을 듣고 있었다. 26 그 때 갑자기 큰 지진이 일어나 감옥을 기초부터 온통 뒤흔들어놓는 바람에 문이 모두 열리고 죄수들을 묶어두었던 쇠사슬이 다 풀리고 말았다. 27 간수가 잠을 깨어 감옥 문들이 열려 있는 것을 보고는 죄수들이 다 도망쳤으려니 하고 칼을 빼어 자살하려고 하였다. 28 그 때에 바울로가 큰소리로 "당신의 몸을 해치지 마시오. 우리가 다 여기 있소." 하고 알렸다. 29 간수는 등불을 찾아 들고 뛰어들어가 무서워 떨면서 바울로와 실라 앞에 엎드렸다. 30 그리고 그들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서 "두 분 선생님, 제가 어떻게 해야 구원을 얻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31 "주 예수를 믿으시오. 그러면 당신과 당신네 집안이 다 구원을 얻을 것입니다." 그들은 이렇게 대답하고 32 간수와 그 집안 온 식구들에게 주님의 말씀을 들려주었다. 33 간수는 한밤중이었는데도 그 두 사람을 데려다가 상처를 씻어주었고 그 자리에서 그와 온 가족이 세례를 받았다. 34 그리고 바울로와 실라를 자기 집에 데리고 가서 음식을 대접하며 하느님을 믿게 된 것을 온 가족과 함께 기뻐하였다.
시편 97
1 주께서 왕위에 오르셨다. 온 땅은 춤을 추어라. ◯ 많은 섬들아 즐거워하여라.
2 안개와 구름에 둘러싸이고 ◯ 정의와 공평이 그 옥좌의 바탕이요.
3 불길이 그를 앞서 가며 ◯ 에워 싼 원수들을 살라 버린다.
4 번개가 한번 번쩍 세상을 비추니 ◯ 온 땅이 이를 보고 부들부들 떤다.
5 산들도 주 앞에서, 온 땅의 주님 앞에서 ◯ 초처럼 녹아내린다.
6 하늘이 그 의로우심을 선포하고 ◯ 만백성은 그 영광을 뵈옵는다.
7 잡신들을 섬기는 자들아: 허수아비를 자랑하는 자들아, 창피를 당하여라. ◯ 모든 신들아 그 앞에 엎드려라.
8 주여, 당신의 재판은 공정하시오니: 시온이 이를 듣고 즐거워하며 ◯ 유다의 딸들도 기뻐하옵니다.
9 주여, 당신은 온 세상에 으뜸이시오니 ◯ 그 많은 신들 훨씬 위에 계시옵니다.
10 악을 미워하는 자를 주께서 사랑하시고: 당신을 믿는 자의 목숨을 지켜 주시어 ◯ 악인들의 손에서 건져 주신다.
11 바르게 살면 그 앞이 환히 트이고 ◯ 마음이 정직하면 즐거움이 돌아온다.
12 올바르게 사는 자들, 주님의 품에서 즐거워하여라. ◯ 거룩하신 이름을 찬양하여라.
묵시 22:12-14, 16-17, 20-21
12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자, 내가 곧 가겠다. 나는 너희 각 사람에게 자기 행적대로 갚아주기 위해서 상을 가지고 가겠다. 13 나는 알파와 오메가, 곧 처음과 마지막이며 시작과 끝이다. 14 생명의 나무를 차지할 권세를 얻고 성문으로 그 도성에 들어가려고 자기 두루마기를 깨끗이 빠는 사람은 행복하다. 16 나 예수는 내 천사를 보내어 모든 교회에 이 모든 것을 증언하게 하였다. 나는 다윗의 뿌리에서 돋은 그의 자손이며 빛나는 샛별이다." 17 성령과 신부가 "오소서!" 하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을 듣는 사람도 "오소서!" 하고 외치십시오. 목마른 사람도 오십시오. 생명의 물을 원하는 사람은 거저 마시십시오. 20 이 모든 계시를 보증해 주시는 분이 "그렇다. 내가 곧 가겠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멘. 오소서, 주 예수여! 21 주 예수의 은총이 모든 사람에게 내리기를 빕니다.
요한 17:20-26
20 "나는 이 사람들만을 위하여 간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들의 말을 듣고 나를 믿는 사람들을 위하여 간구합니다. 21 아버지, 이 사람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하여주십시오.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과 같이 이 사람들도 우리들 안에 있게 하여주십시오. 그러면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것을 세상이 믿게 될 것입니다. 22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영광을 나도 그들에게 주었습니다. 그것은 아버지와 내가 하나인 것처럼 이 사람들도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23 내가 이 사람들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신 것은 이 사람들을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이것은 세상으로 하여금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것을 알게 하려는 것이며 또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이 사람들도 사랑하셨다는 것을 알게 하려는 것입니다. 24 아버지, 아버지께서 나에게 맡기신 사람들을 내가 있는 곳에 함께 있게 하여주시고 아버지께서 천지 창조 이전부터 나를 사랑하셔서 나에게 주신 그 영광을 그들도 볼 수 있게 하여주십시오. 25 의로우신 아버지, 세상은 아버지를 모르지만 나는 아버지를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도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26 나는 이 사람들에게 아버지를 알게 하였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것은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그 사랑이 그들 안에 있고 나도 그들 안에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본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성부와 성자께서 하나이시듯 제자들도 하나 되기를 기도 하셨나이다. 구하오니, 주님의 교회가 성령 안에서 사랑과 순종으로 하나 되어, 주께서 교회와 함께 하심을 세상 모든 사람이 알게 하소서. 이는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한 분 하느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강론초록1>
주님과의 일치를 누리는 공동체 (요한 17:20-26)
오늘 복음말씀은 모든 신앙인과 교회를 위한 주님의 마지막 기도입니다. 거듭거듭 우리들이 온전히 하나가 되기를 간구하시는 주님의 말씀은 “하느님과의 참된 일치는 교회 공동체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가르침이 아닐까요?
무교회주의자들이나 영성 신비가들의 비판과 고백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엄연한 것은 교회는 단순히 사람의 모임이 아니라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영적인 몸이라는 진실입니다. 우리가 교회공동체에 속해 있다고 하는 것은 그저 같은 제도와 권위아래 모여 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어떤 공동의 목표를 공유하고 그것을 위해서 서로 협력하는 차원에 그치는 것도 아닙니다. 교회는 “하느님의 백성”이요 “그리스도의 몸”이며 “성령의 공동체”입니다. 우리는 교회를 통하여서만 참된 의미로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로 연합됩니다.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순종하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누리면서 그리스도의 남기신 사명을 이루어가는 것이 모두 교회공동체를 통해서 가능한 일입니다.
혼자서 누리는 황홀경이 주님과의 합일의 경지는 아닙니다. 교회의 지체로, 그것도 드러나지 않는 낮고 평범한 지체로서 교회를 섬기고, 또 교회를 통하여 하느님을 예배하며, 교회를 통하여 세상을 위해서 선교하고 봉사할 때 우리는 예수님과 진실로 하나가 된다고 할 것입니다.
말씀과 성사는 교회의 중요한 두 가지 표지입니다. 주님의 말씀을 되새기고 주님의 성사를 거행하면 그곳이 바로 교회라는 것입니다. “말씀”의 선포는 성부의 사랑과 일치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일깨워줍니다. 그 사랑의 현장으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그리고 “성체성사”를 통해서 우리는 그 사랑을 관념적인 “설명”으로서가 아니라, 우리를 위해 내어주신 주님의 살과 피를 지금 이 순간 여기서 먹고 마시는 “기념”으로서, 그 놀라운 사랑과 구원의 신비를 생생하게 경험하게 됩니다.
“세례성사”를 통하여 교회 공동체에 속하게 된 우리에게 주님의 사랑은 “개념”이 아니라 “현존”입니다. 우리가 누리는 주님의 그 사랑은 “도취”가 아니라 “사명”입니다. 예수님은 그 사랑을 일컬어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그 사랑”이라고 표현하십니다. 그 사랑으로 예수님이 세상의 부귀와 영화와 권세를 누리신 것은 아닙니다. 오로지 그 사랑으로 평화와 기쁨을 누리셨고 아버지의 영광을 바라보셨습니다. 마찬가지로 그 사랑은 우리가 늘 주님의 “영광”을 바라보도록 해 주고, 우리의 진정한 행복이 “현세의 소유”가 아니라 “주님과의 합일”임을 일깨워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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