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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초록/2013년도설교초록

2013년 6월 23일 (연중12주일) 성서말씀

 

 

2013년 6월 23일 (연중12주일) 성서말씀

 

열왕상 19:1-16

1 아합은 엘리야가 어떤 일을 했는지, 어떻게 예언자들을 칼로 쳐죽였는지를 낱낱이 이세벨에게 말해 주었다.
2 이세벨은 엘리야에게 전갈을 보내었다. "네가 예언자들을 죽였으니 이번에는 내가 너를 내일 이맘때까지 반드시 죽이리라. 그렇지 아니하면 천벌 아니라 그 이상이라도 내가 받으리라."
3 엘리야는 두려워 떨며 목숨을 구하여 급히 도망쳤다. 그는 유다 브엘세바에 이르러 그 곳에 시종을 남겨두고
4 자기는 하룻길을 더 여행하여 거친 들로 나갔다. 싸리나무 덤불이 있는 곳에 이르러 그 아래 앉은 그는 죽여달라고 기도하였다. "오, 야훼여, 이제 다 끝났습니다. 저의 목숨을 거두어주십시오. 선조들보다 나을 것 없는 못난 놈입니다."
5 그리고 나서 엘리야는 싸리나무 덤불 아래 그대로 누워 잠들었다. 그 때 하늘의 천사가 나타나 흔들어 깨우면서 "일어나서 먹어라." 하고 말하였다.
6 엘리야가 깨어보니 머리맡에, 불에 달군 돌에 구워낸 과자와 물 한 병이 놓여 있었다. 그는 음식을 먹고 또 물도 마셨다. 그리고는 다시 누워 잠이 들었다.
7 야훼의 천사가 다시 와서 그를 흔들어 깨우면서 "갈 길이 고될 터이니 일어나서 먹어라." 하고 말하였다.
8 엘리야는 일어나서 먹고 마셨다. 그는 음식을 먹고 힘을 얻어 사십 일을 밤낮으로 걸어 하느님의 산 호렙에 이르렀다.
9 그가 거기 한 동굴에 이르러 그 속에서 그 날 밤을 지내는데 갑자기 야훼의 말씀이 들려왔다. "엘리야야, 네가 여기에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
10 엘리야가 대답하였다. "저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당신과 맺은 계약을 저버리는 것을 보고 만군의 하느님 야훼를 생각하여 가슴에 불이 붙고 있습니다. 이 백성은 당신의 제단을 헐었을 뿐 아니라 당신의 예언자들을 칼로 쳐죽였습니다. 이제 예언자라고는 저 하나 남았는데 그들이 저마저 죽이려고 찾고 있습니다."
11 다시 음성이 들려왔다. "앞으로 나가서 야훼 앞에 있는 산 위에 서 있거라." 그리고 야훼께서 지나가시는데 크고 강한 바람 한 줄기가 일어 산을 뒤흔들고 야훼 앞에 있는 바위를 산산조각 내었다. 그러나 야훼께서는 바람 가운데 계시지 않았다. 바람이 지나간 다음에 지진이 일어났다. 그러나 야훼께서는 지진 가운데도 계시지 않았다.
12 지진 다음에 불이 일어났다. 그러나 야훼께서는 불길 가운데도 계시지 않았다. 불길이 지나간 다음, 조용하고 여린 소리가 들려왔다.
13 엘리야는 목소리를 듣고 겉옷자락으로 얼굴을 가리우고 동굴 어귀로 나와 섰다. 그러자 그에게 한 소리가 들려왔다. "엘리야야, 네가 여기에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
14 엘리야가 대답하였다. "저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당신과 맺은 계약을 저버리는 것을 보고 만군의 하느님 야훼를 생각하여 가슴에 불이 붙고 있습니다. 이 백성은 당신의 제단을 헐었을 뿐 아니라 당신의 예언자들을 칼로 쳐죽였습니다. 이제 예언자라고는 저 하나 남았는데 그들이 저마저 죽이려고 찾고 있습니다."
15 야훼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다마스쿠스 광야로 해서 돌아가거라. 다마스쿠스 성에 들어가거든 하자엘을 기름 부어 시리아의 왕으로 세우고
16 님시의 아들 예후를 기름 부어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워라. 그리고 아벨므홀라 출신 사밧의 아들 엘리사를 기름 부어 네 뒤를 이을 예언자로 세워라.

 

시편42편

1 암사슴이 시냇물을 찾듯이, ◯ 이 몸은 애타게 당신을 찾습니다.
2 하느님, 생명을 주시는 나의 하느님: 당신이 그리워 목이 탑니다. ◯ 언제나 임 계신 데 이르러 당신의 얼굴을 뵈오리이까?
3 “네 하느님이 어찌 되었느냐”: 비웃는 소리를 날마다 들으며 ◯ 밤낮으로 흘리는 눈물이 나의 양식입니다.
4 기쁜 축제의 모임에서 ◯ 환희와 찬미소리 드높던 그 행렬에서
¶ 무리들 앞장서서 성전으로 들어가던 일, ◯ 생각만 하여도 가슴이 미어집니다.
5 어찌하여 내가 이토록 낙심하는가? ◯ 어찌하여 이토록 불안해하는가?
¶ 나를 구해 주신 분, 하느님을 기다리리라.  ◯ 나의 하느님, 그분을 찬양하리라.
6 내가 스스로 낙심이 되어서: 요르단 물줄기가 솟는 땅, 헤르몬산에서, ◯ 미살 봉우리에서 당신을 부릅니다.
7 당신의 벼락치는 소리에 깊은 바다가 서로 노호하고: 당신의 파도와 물결들이 한 덩이 되어 ◯ 이 몸을 휩쓸고 지나갑니다.
8 낮에는 주님의 사랑을 베푸시고: 밤에는 이 입술에 찬양을 채워주시니, ◯ 나는 내 생명의 하느님께 기도 하리이다.
9 나의 반석이신 하느님이여, ◯ 어찌하여 나를 잊으셨습니까?
¶ 이 몸이 원수에게 짓눌려 슬픈 나날을 보내니 ◯ 이것은 어찌 된 일이옵니까?
10 “네 하느님이 어찌 되었느냐?”: 날마다 원수들이 빈정대는 소리가 ◯ 뼛속을 저며 들어옵니다.
11 내 영혼아, 어찌하여 이토록 낙심하는가? ◯ 어찌하여 이토록 불안해하는가?
¶ 나를 구해 주신 분, 하느님을 기다리리라.  ◯ 나의 하느님, 그분을 찬양하리라.

 

갈라 3:23-29
 
23 믿음의 시대가 오기 전에는 우리가 율법의 감시를 받았으며 믿음이 나타날 때까지 갇혀 있었습니다. 24 율법은 그리스도께서 오실 때까지 우리의 후견인 구실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오신 뒤에는 우리가 믿음을 통하여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게 되었습니다.

25 이렇게 믿음의 때가 이미 왔으니 우리에게는 이제 후견인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26 여러분은 모두 믿음으로 그리스도 예수와 함께 삶으로써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27 세례를 받아서 그리스도 안으로 들어간 여러분은 모두 그리스도를 옷 입듯이 입었습니다. 28 유다인이나 그리스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아무런 차별이 없습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여러분은 모두 한 몸을 이루었기 때문입니다. 29 여러분이 그리스도에게 속했다면 여러분은 아브라함의 자손이며 따라서 약속에 의한 상속자들입니다.

 

루가 8:26-39

26 그들은 갈릴래아 호수 건너편에 있는 게르게사 지방에 다다랐다. 27 예수께서 뭍에 오르셨을 때에 그 동네에서 나온 마귀 들린 사람 하나와 마주치시게 되었다. 그는 오래 전부터 옷을 걸치지 않고 집 없이 무덤들 사이에서 살고 있었다.

28 그는 예수를 보자 그 앞에 엎드려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 왜 저를 간섭하십니까? 제발 저를 괴롭히지 마십시오." 하고 크게 소리 질렀다. 29 그것은 예수께서 이미 그 더러운 악령더러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고 명령하셨기 때문이다. 그 사람은 여러 번 악령에게 붙잡혀 발작을 일으키곤 하였기 때문에 쇠사슬과 쇠고랑으로 단단히 묶인 채 감시를 받았으나 번번이 그것을 부수어버리고 마귀에게 몰려 광야로 뛰쳐나가곤 하였던 것이다. 30 예수께서 "네 이름이 무엇이냐?" 하시자 그는 "군대라고 합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에게 많은 마귀가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31 마귀들은 자기들을 지옥에 처넣지는 말아달라고 예수께 애원하였다. 32 마침 그 곳 산기슭에는 놓아 기르는 돼지떼가 우글거리고 있었는데 마귀들은 자기들을 그 돼지들 속으로나 들어가게 해달라고 간청하였다. 예수께서 허락하시자 33 마귀들은 그 사람에게서 나와 돼지들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돼지떼는 비탈을 내리달려 모두 호수에 빠져 죽고 말았다. 34 돼지 치던 사람들이 이 일을 보고 읍내와 촌락으로 도망쳐 가서 사람들에게 알려주었다.
35 사람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하고 보러 나왔다가 예수께서 계신 곳에 이르러 마귀 들렸던 사람이 옷을 입고 멀쩡한 정신으로 예수 앞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는 그만 겁이 났다. 36 이 일을 처음부터 지켜본 사람들이 마귀 들렸던 사람이 낫게 된 경위를 알려주었다. 37 게르게사 근방에서 나온 사람들은 모두 몹시 겁을 집어먹고 예수께 떠나가 달라고 간청하였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배를 타고 떠나가셨다. 38 그 때에 마귀 들렸던 사람이 예수를 따라다니게 해달라고 애원하였지만 예수께서는 그를 돌려보내시며 39 "집으로 돌아가서 하느님께서 너에게 베풀어주신 모든 일을 이야기하여라." 하고 이르셨다. 그는 물러가 예수께서 자기에게 해주신 일을 온 동네에 널리 알렸다.

 

<본기도> 주 하느님, 우리가 세례를 통하여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나이다. 비옵나니, 우리에게 성령의 지혜와 힘을 주시어 모든 분열의 상처를 씻고 하나 되게 하소서. 이는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한 분 하느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강론초록1>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신 마귀로부터의 자유 (루가8:26-39)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마귀 들린 사람에게서 마귀들을 쫓아내신 이야기 입니다. 현대인들은 발전한 정신의학의 도움으로 거의 모든 정신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까닭에 마귀의 존재와 마귀를 쫓아내는 일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마귀의 존재는 성령의 존재와 마찬가지 차원의 엄연한 "현실"입니다.

사실 오늘 복음의 촛점도 흥미로운 축마(逐魔)의식 자체에 있지 않고, 예수님께서 우리를 억압하는 마귀를 쫓아내시는 분으로서 우리 믿음의 삶을 가능하게 해주심을 상기시키는데 있습니다.

 
우리가 믿음을 가진다는 사실은 우리 머리로 어떤 지적 내용에 동의한다는 차원을 넘는 것입니다. 성경에 의하면 우리의 믿음은 내가 어떤 교리를 선택하는 차원이 아니라, 우리의 심령이 온전히 성령에 사로잡혀서 이후의 삶을 성령의 인도를 따라 살아가게 됨을 뜻합니다.
 
같은 차원에서 생각하면, 어떤 사람이 믿음을 거절하는 것의 본질은 단순히 예수님께 대한 지식이 없다거나 어떤 교리를 의심한다거나 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예수의 영, 곧 성령을 거절하고 다른 영을 받들기로 결정하는 셈이기에 심각한 것입니다. 그 다른 영의 이름을 교회는 "마귀와 세속과 정욕"이라고 부릅니다. 오늘 복음의 "군대"라는 마귀의 이름은 물론 마귀의 숫자가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또한 어리석고 이기적인 욕망을 폭력의 수단으로 충족하려는 인간들의 죄악을 상징하는 것이기에 붙여진 이름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세례를 통하여 마귀와 세속과 정욕을 거절하기로 약속하였습니다. 우리는 성세성사로 주님의 은총을 입어 마귀의 영향력을 우리의 마음과 정신과 영혼에서 떨쳐낸 사람들입니다. 마귀떼로 인해 호수에 몰사한 돼지떼는 돼지치는 이들에게 놀랍고도 황당한 손해였을 것입니다. 우리도 <멀쩡한 정신>으로 주님 앞에 앉아 있기 위해서, 즉 영혼의 순결을 지키고 성령께 대한 사랑과 충성을 지키기 위한 댓가로서, 아마도 적지 않은 세속적인 손해와 놀라움과 두려움을 감수해야 마땅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주님께서 마귀를 몰아내주신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주님의 권능과 지혜와 사랑은 쇠사슬과 쇠고랑으로도 어쩌지 못하는 더러운 마귀떼를 우리에게서 온전히 몰아내주십니다. 우리는 바로 그 일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모든 일”을 기쁘게 증언하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