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8일자 성공회신문 사설
 
선교, 누가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할까
 
  지난 11월 24일 대한성공회 부산, 대전, 서울교구는 정기의회를 마쳤다. 교회의 사업에는 짜여진 틀에 따라 돌아가는 일상의 일이 있고, 특별히 새로이 기획하여 실행해야 하는 일이 있다. 전자에만 관심을 두면 교구의회는 관습적인 절차처럼 여겨지므로 후자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고민해야 한다. 교구의회는 반복적인 사업을 확인하는 일을 넘어서, 세상의 변화에  맞추어 교회가 걸어갈 방향, 내용, 일정을 세우는 자리다. 하루 회기로 끝난 것이 아니라 내년의 다음회기 때까지 깨어 있는 모임으로 지속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상임위원을 비롯한 일꾼을 세워 일년 내내 교회의 선교방향과 내용을 고민하도록 위임한다. 


  2018년도 교구의회 자료집에 수록된 각 교구의 교회별 신자현황을 종합해보면 이는 드러내놓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다. 전국 130개 교회에서 50명 이상의 영성체자가 있는 교회는 39개로 30%에 불과하다. 신자의 증가추세를 보이는 교회도 40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90개의 교회가 현상유지, 지속적 감소,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교회가 교회다워야 한다는 기준을 가지고 살피자면 여전히 대한성공회는 이 땅에서 ‘지상 최선의 교회’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주일 영성체자 수와 증감추이를 보면 이대로 교단이 지속가능할까를 걱정해 마땅하다. 


  상황이 이러한데, 여전히 우리 교회의 논의는 어떤 사업이 더 의미있고 가치있는 ‘선교’인가에 치중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선교의 개념부터 새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하느님나라가 이 땅에 이루어지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선교라고 여기는 이가 많은데, 이른바 “하느님의 선교(Misso Dei)” 신학의 영향을 받은 탓으로 생각된다. 하느님께서 앞장서서 이 땅에 선교를 해가시므로 교회는 손발이 되어서 뒷일을 담당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나름 일리가 있는 좋은 설명이다. 하지만, 교회가 어떻게 세워지고 유지되고 다음 세대에 이어지는가 하는 고민은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성공회의 5가지 선교지표(The Five Marks of Mission)는, 우선적으로 교회가 신앙공동체로서의 정체성을 세우고, 세상조직과의 차별성을 확인하고, 새 신자를 교회의 신자로 양육하는 일을 선교라고 확인하고 있다.  선교는 교회가 행하는 일만이 아니라 교회를 이루는 일로 시작한다. 선교를 교회가 하는 일로만 여기면, 명분 있는 일에 ‘재원과 사람을 투입해서 사업을 하면 된다’는 수준으로 고민하게 된다. 문제는 우리에게는 충분한 재원도 없고 양성된 사람도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러저러한 선교사업을 경쟁하듯 주장하고 실행하면, 정작 이를 뒷받침하고 감당할 역량이 부족하여 용두사미의 결과를 보게 된다. 교회를 이루는 신자가 줄고 있다. 선교를 감당할 사람이 없다. 몹시 심각하다. 


  먼저, 교회가 ‘하느님나라의 복음’을 드러내는 공동체라는 정체성을 확인하고 기존 신자와 새 신자를 다 성공회 교우가 되도록 가르치고 양육해야 한다. 이 당연한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가 하는 성찰과 대안 마련이 선교정책 논의의 초점이 되어야 한다. 누가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가 반영된 선교정책을 위해 고민하는 각 교구 책임자와 상임위원회와 여러 위원회가 되기를 촉구한다. *

 

Posted by 기쁨의나무 임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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