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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이야기- 신앙체험의 정리와 반성/교리이야기

성삼위일체대축일(聖三位一體大祝日/ Trinity Sunday)




 

 

 

               성삼위일체대축일(聖三位一體大祝日/ Trinity Sunday)
                    - 깊고 넓은 친교의 삶을 살아갑시다

 

<성령강림대축일>로 부활절기를 마무리하고 연중(年中)절기가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반년동안 우리는 예수님의 “대림-성탄-공현-사순-고난-부활-승천-성령강림” 사건을 따라왔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이루어주신 “구원”을 기억하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성삼위일체대축일>로부터 대림절 전까지 남은 반년을 우리는 “구원받은 이들의 삶”을 세상 속에서 드러내며 살아가게 됩니다.

우리에게 이루어진 구원의 본질이 무엇일까요? 내 영혼이 죽은 후에 천국에 들어가 복락을 누린다는 안심일까요? 이제 기도만 하면 우리가 원하는 것을 다 얻을 수 있다는 자신감일까요? 구원받은 이들로서 우리의 삶은 아직 하느님을 모르는 세상 사람들의 삶과 무엇이 다른 것일까요? 이런 질문에 가장 좋은 답은 “삼위일체 하느님과 우리가 누리게 된 친교(Koinonia, Communion)가 곧 우리의 구원이라”는 것입니다.

삼위일체(三位一體) 교리는 “세 위격이 어떻게 해서 한 본체일 수 있는가”등의 내용을 이해하라는 요청이 아닙니다. 교회가 성경의 계시를 통해 믿게 된 바, 하느님의 존재방식이 성삼위간의 사랑의 친교라는 선언입니다. 우리 구원을 위해 일하시는 하느님의 행동이 삼위일체의 신비로 우리에게 경험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친교는 그저 사이좋게 지낸다는 뜻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과 일치를 이루고, 그 일치로 하나 되는 일이 신앙적인 친교(communion)의 의미입니다. 성부-성자-성령 하느님의 일체되심을 “친교(Communion)”로 표현합니다. 우리의 감사성찬례를 “홀리 커뮤니언(Holy communion)”으로 부르고 세계성공회를 “앵글리칸 커뮤니언(Anglican communion)”으로 부릅니다. 우리 그리스도교 신앙은 처음부터 끝까지 깊고 넓은 친교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지요.

삼위일체의 신비는 우리가 머리로 따질 일이 아닙니다. 깊고 넓은 친교의 삶을 통해서만 그 신비는 경험되고 증언됩니다. 우리 교회는 세상을 향하여 세상이 알지 못하는 삼위일체의 신비에서 비롯하는 깊은 친교의 삶을 보여주는 공동체인 것입니다.(20130526 서울주교좌교회 주보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