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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글

[옮김] 서울교구 성직자 그리고 교우 여러분께

 

서울교구 성직자 그리고 교우 여러분께

 

♱ 사순절 끝자락 성삼일을 보내시고 계신 모든 성직자들과 교우들에게 곧 맞이할 부활의 큰 영광이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우리는 성주간 동안 주님께서 고난 받으심과 십자가에 대하여 깊은 묵상을 하는 가운데 너무도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수학 여행길에 올랐던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승선한 여객선이 침몰하여 어린 학생들이 목숨을 잃고 또 실종되었습니다. 배가 침몰하는 상황 속에서 죽음의 공포에 두려워하였을 어린 학생들을 생각하며 그들과 함께 고통을 나누고자 합니다.

여전히 상황은 유동적이지만 이미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였고, 지연되고 있는 구조 상황이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는 소식이 우리 모두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합니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주님께 기도하며 기적과 같이 우리의 아이들이 살아있기를 손 모아 기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번 사고로 희생된 모든 이들의 영혼을 위하여 기도하며,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감당할 수 없는 큰 슬픔과 아픔에 빠져있는 부모들과 가족들에게 하느님의 위로와 평화가 함께 하시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저는 여전히 희망을 갖고 주님의 손길이 거친 풍랑을 잠잠케 하여 주시고, 어둠을 밝혀주시어 실종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기를 소망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위험 속에서 구조 활동을 펼치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도 주님께서 힘과 용기를 더하여 주시고, 그들을 모든 위험에서 지켜주시기를 기도합니다.

대한성공회 모든 성직자 그리고 교우들도 저와 같은 마음으로 이번 사건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우리 모두 희생자와 실종자를 위하여 기도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성주간 전례와 부활주일 감사성찬례 가운데 희생자들과 실종자 그리고 그 가족들의 슬픔을 기억하고 기도하여 주시고, 교회마다 계획된 부활절 축하 행사가 있다면 여객선 침몰 사고로 고통 받는 이들과 아픔을 함께 하는 마음으로 행사를 연기하거나 간소하게 치러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여객선 침몰사고로 희생된 모든 이들의 영혼과 실종자 그리고 그 가족들에게 주님의 크신 위로와 평화가 함께 하시기를 머리 숙여 간절히 기도합니다.


                                                                                            2014년 성 금요일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교구장 김근상(바우로)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