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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초록/2013년도설교초록

2013년 6월 30일 (연중 13주일) 성서말씀과 강론초록



 

2013년 6월 30일 (연중 13주일) 성서말씀과 강론초록 

 

열왕하 2:1-2,6-15

1 야훼께서 엘리야를 회오리바람에 태워 하늘로 데려가실 때가 되어 엘리야가 길갈을 떠나는데, 엘리사가 따라 나섰다. 그러자
2 엘리야가 엘리사에게 "자네는 여기 남아 있게. 나는 야훼의 분부대로 베델로 가야겠네." 하고 말하였다. 엘리사는 "결코 안 됩니다. 스승님께서 돌아가시기라도 한다면 모를까, 절대로 스승님과 헤어질 수는 없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두 사람은 함께 베델로 내려갔다.
6 엘리야가 또 엘리사에게 말하였다. "자네는 여기에 머물러 있게. 나는 야훼의 분부를 따라 요르단으로 가야겠네." 그러나 그가 대답하였다. "결코 안 됩니다. 스승님께서 돌아가시기라도 한다면 모를까, 절대로 스승님과 헤어질 수는 없습니다."
그리하여 두 사람이 같이 길을 가는데,
7 예언자 수련생 오십 명이 뒤를 따라가다가 두 사람이 요르단에 이르러 걸음을 멈추는 것을 멀찍이 서서 보고 있었다.
8 엘리야가 겉옷을 벗어 말아가지고 그것으로 물을 치자 물이 좌우로 갈라졌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마른 땅을 밟고 강을 건넜다.
9 강을 건너면서 엘리야가 엘리사에게 물었다. "야훼께서 이제 나를 데려가실 터인데, 내가 자네를 두고 떠나기 전에 무엇을 해주면 좋겠는가? 말해 보게." 엘리사가 청하였다. "스승님, 남기실 영검에서 두 몫을 물려주십시오." 이 말을 듣고
10 엘리야가 말하였다. "자네는 아주 어려운 청을 하는군. 내가 떠나는 것을 자네가 본다면 소원대로 되겠지만, 보지 못한다면 그렇게 안 될 것일세."
11 그들이 말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길을 가는데, 난데없이 불말이 불수레를 끌고 그들 사이로 나타나는 것이었다. 동시에 두 사람 사이는 떨어지면서 엘리야는 회오리바람 속에 휩싸여 하늘로 올라갔다.
12 엘리사는 그 광경을 쳐다보면서 외쳤다. "나의 아버지, 나의 아버지! 이스라엘을 지키던 병거여, 기병이여…" 엘리야가 다시 보이지 않게 되자, 엘리사는 자기의 겉옷을 두 조각으로 찢어버렸다.
13 그리고는 엘리야가 떨어뜨린 겉옷을 집어 들고 되돌아와 요르단 강 가에 서서
14 엘리야의 겉옷으로 물을 쳤으나 물이 갈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엘리야의 하느님 야훼여, 어디 계십니까?" 하면서 물을 치자 물이 좌우로 갈라졌다. 그리하여 엘리사가 강을 건너는데
15 예리고에서 온 예언자 수련생들이 멀리서 그 광경을 보고 말했다. "엘리야의 영검이 엘리사에게 내렸구나." 그러면서 엘리사 앞으로 나와 땅에 엎드려 절하였다.

 

시편 77:1-2,11-20

1 내가 큰 소리로 하느님께 부르짖으니 ◯ 이 부르짖는 소리를 들으소서.
2 답답할 때에 나 주님을 찾으며, 밤새도록 손을 치켜들고 기도합니다. ◯ 내 영혼은 위로마저 마다합니다.
12 주님의 행적을 하나하나 되뇌고 ◯ 장하신 그 일들을 깊이 되새깁니다.
13 하느님, 당신의 길은 거룩하시오니, ◯ 하느님만큼 높은 신이 어디 있으리이까?
14 당신께서는 기적을 베푸시는 하느님, ◯ 그 크신 힘을 만방에 알리셨습니다.
15 당신의 백성, 야곱과 요셉의 후손들을, ◯ 당신 팔을 펴시어 속량하셨습니다.
16 하느님, 바다가 당신을 뵙고는 되돌아서고, ◯ 깊은 구렁마저도 뒤틀렸습니다.
17 구름이 비를 뿌리고, 하늘에서 천둥소리 진동하며 ◯ 화살같은 번갯불이 비오듯 쏟아집니다.
18 천둥소리 휘몰아치고 번개가 번쩍, 세상을 비출 적에, ◯ 땅이 흔들흔들 떨었습니다.
19 바다를 밟고 다니시고, 대해를 건너질러 달리셨건만 ◯ 아무도 그 발자취를 몰랐습니다.
20 주님은 양떼처럼 당신 백성을 ◯ 모세와 아론의 손을 빌어 인도하셨습니다.
  ◉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 처음과 같이 지금도 그리고 영원히, 아멘

 

갈라 5:1, 13-25

1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해방시켜 주셔서 우리는 자유의 몸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마음을 굳게 먹고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마십시오.
13 형제 여러분, 하느님께서는 자유를 주시려고 여러분을 부르셨습니다. 그러나 그 자유를 여러분의 육정을 만족시키는 기회로 삼지 마십시오. 오히려 여러분은 사랑으로 서로 종이 되십시오.
14 모든 율법은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여라." 하신 한마디 말씀으로 요약됩니다.
15 그러나 여러분이 서로 물어뜯고 삼키고 하면 피차 멸망할 터이니 조심하십시오.
16 내 말을 잘 들으십시오. 육체의 욕정을 채우려 하지 말고 성령께서 이끄시는 대로 살아가십시오.
17 육체의 욕망은 성령을 거스르고 성령께서 원하시는 것은 육정을 거스릅니다. 이 둘은 서로 반대되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분은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없게 됩니다.
18 성령을 따라 사는 사람은 율법의 지배를 받지 않습니다.
19 육정이 빚어내는 일은 명백합니다. 곧 음행, 추행, 방탕, 20 우상 숭배, 마술, 원수 맺는 것, 싸움, 시기, 분노, 이기심, 분열, 당파심, 21 질투, 술주정, 흥청대며 먹고 마시는 것, 그 밖에 그와 비슷한 것들입니다. 내가 전에도 경고한 바 있지만 지금 또다시 경고합니다. 이런 짓을 일삼는 자들은 결코 하느님 나라를 차지하지 못할 것입니다.
22 성령께서 맺어주시는 열매는 사랑, 기쁨, 평화, 인내, 친절, 선행, 진실, 23 온유, 그리고 절제입니다. 이것을 금하는 법은 없습니다.
24 그리스도 예수에게 속한 사람들은 육체를 그 정욕과 욕망과 함께 십자가에 못박은 사람들입니다.
25 성령께서 우리에게 생명을 주셨으니 우리는 성령의 지도를 따라서 살아가야 합니다.

 

루가 9:51-62

51 예수께서 하늘에 오르실 날이 가까워지자 예루살렘에 가시기로 마음을 정하시고
52 심부름꾼들을 앞서 보내셨다. 그들은 길을 떠나 사마리아 사람들의 마을로 들어가 예수를 맞이할 준비를 하려고 하였으나
53 그 마을 사람들은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가신다는 말을 듣고는 예수를 맞아들이지 않았다.
54 이것을 본 제자 야고보와 요한이 "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내리게 하여 그들을 불살라 버릴까요?" 하고 물었으나
55 예수께서는 돌아서서 그들을 꾸짖고 나서 56 일행과 함께 다른 마을로 가셨다.
[예수를 따르려면 (마태오 8:19-22)]
57 예수의 일행이 길을 가고 있을 때 어떤 사람이 예수께 "저는 선생님께서 가시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가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58 그러나 예수께서는 "여우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 둘 곳조차 없다." 하고 말씀하셨다.
59 다른 사람에게 "나를 따라오너라." 하고 말씀하시자 그는 "선생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 장례를 치르게 해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60 예수께서는 "죽은 자들의 장례는 죽은 자들에게 맡겨두고 너는 가서 하느님 나라의 소식을 전하여라." 하셨다.
61 또 한 사람은 "선생님, 저는 선생님을 따르겠습니다. 그러나 먼저 집에 가서 식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게 해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62 예수께서는 "쟁기를 잡고 뒤를 자꾸 돌아다보는 사람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자격이 없다." 하고 말씀하셨다.

 

<본기도> 주 하느님, 우리 마음을 비추시고 우리 영혼에 생기를 주시나이다. 비오니, 우리에게 새 힘을 주시어 주님을 찾고 사랑하게 하시며, 완전한 자유를 주시는 주님을 더욱 섬기게 하소서. 이는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한 분 하느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강론초록1>

                           “하느님나라”로 세상을 보면 (루가 9:51-62)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여름이 짙어가며 무더위와 장마가 시작되었습니다. 생활에는 좀 불편하여도 농사에는 한편 필요하니 잘 참으며 지낼 일입니다. 세상 이치가 다 그렇지요. 전적으로 나쁘기만 한 일은 없습니다. 일정한 상황에서 특정한 이들에게 이롭지 않은 것이지요. 상황이 바뀌고 입장이 바뀌면 평가가 달라집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생각과 입장이 영원하고 절대적인 기준인 것처럼 규정해 버리길 좋아합니다. 가령 악하다, 게으르다, 거짓말쟁이다 등의 부정적인 평가는 내가 그와 좋지 않은 관계 속에서 그의 일면을 경험했다는 것이 진실일 터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곧장 그의 온 존재가 똘똘 뭉친 악과 게으름과 거짓말 덩어리인 것처럼 과장하여 단정합니다.

“모든 율법은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여라.’ 하신 한마디 말씀으로 요약됩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서로 물어뜯고 삼키고 하면 피차 멸망할 터이니 조심하십시오.”(갈라5:14-15) 바울로 사도의 말씀입니다. 내 입장에서의 판단과 규정으로 서로 물고 뜯지 말고 하느님께서 우리 모두를 사랑하시기에 우리에게 “서로 사랑하라”고 당부하시는 그 마음 안에 함께 하나 되어야 합니다.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예수님을 사마리아 사람들이 환영하지 않은 일은 예수님 개인에 대한 불친절이 아니었습니다. 예루살렘의 유다인들이 사마리아 지역 사람들을 “개와 이방인보다도” 더 멸시하고 차별하는 입장에 대한 반발입니다. 사마리아 지역의 주민들은 일찍이 북왕국 멸망후 이방인과의 혼혈정책의 결과로 순수한 유대인들이 아니었음에도, 예루살렘 성전과 별개로 그리짐산에 성소를 세우고 신앙생활을 하며 모세의 후예를 자부했습니다. 이들에 대한 “정통” 유대인들의 반감은 마치 헌법상 대한민국의 영토인 한반도의 북쪽지역을 불법점거하고 뻔뻔하게 정통성을 주장하는 북한사람들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적대의식과 비슷합니다. 하늘에서 불을 내리게 하여 냉대하는 사마리아 동네를 불살라 버리고 싶은 제자들의 마음은, 괘씸한 도발을 응징하기 위해 “전쟁불사(戰爭不辭)”를 외치는 이들의 마음과 같은 것이지요.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러한 갈등을 당연시하지도 않으셨고 그렇다고 직접 그 갈등상황에 휘말리지도 아니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라고 하는 높고 깊은 차원의 비전을 가지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인간들의 시시비비는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 앞에 모두 상대화됩니다. 현실을 무시하거나 상황에 둔감한 것이 아닙니다. 도리어 모든 일을 하느님의 관점으로 살피셨다는 말입니다.

주님은 이 땅위에서는 “머리 둘 곳조차 없는” 외로운 삶을 택하셨습니다. 혈연과 지연 등의 현세의 가치와 질서보다도 새로이 요청되는 “하느님나라”의 질서를 더욱 긴박하고 중요한 것으로 여기셨습니다. 신앙은 내 입장에서 현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의 전지전능하심을 요청하는 일이 아닙니다. 신앙은 하느님의 뜻대로 우리의 현실을 변화시키려면 내 입장과 실천은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를 살피는 일입니다. 그 신앙이 우리를 참으로 자유하게 하고 참으로 복된 삶을 살게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먼저 그 신앙의 길 곧 십자가의 길을 걸어 부활의 영광에 이르셨고, 우리를 그 신앙의 삶으로 초대하시기에, 우리는 감사하고 순종하며 주님을 따라 나선 사람들인 것입니다. 그래서 세례성사로 주님과 일치되어 성령을 가득히 받았습니다.

“성령께서 맺어주시는 열매는 사랑, 기쁨, 평화, 인내, 친절, 선행, 진실, 온유, 그리고 절제입니다. 이것을 금하는 법은 없습니다.
그리스도 예수에게 속한 사람들은 육체를 그 정욕과 욕망과 함께 십자가에 못박은 사람들입니다.
성령께서 우리에게 생명을 주셨으니 우리는 성령의 지도를 따라서 살아가야 합니다." (갈라 5:22-25)

리는 하느님 나라의 빛으로 세상을 보고, 세상 한 가운데서 하느님 나라를 살아가는 이들입니다. 우리의 힘으로가 아니라, 성부 하느님의 뜻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의 능력으로 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하느님나라가 우리에게 기쁜 소식, 복음인 것입니다. 할렐루야!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