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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초록/2013년도설교초록

2013년 8월 11일 (연중 19주일 / 평화통일주일) 성서정과 및 강론초록

 

2013년 8월 11일 (연중 19주일 /녹) 성서말씀 /평화통일주일/ 아씨시의 클라라

아씨시의 클라라(작은자의 수녀원 설립자, 1253년)

 
이사 1:10-20

10 소돔 고관들아, 야훼의 말씀을 들어보아라. 고모라 백성들아, 우리 하느님의 법에 귀를 기울여보아라.
11 야훼께서 말씀하신다. "무엇하러 이 많은 제물들을 나에게 바치느냐? 나 이제 숫양의 번제물에는 물렸고 살진 짐승의 기름기에는 지쳤다. 황소와 어린 양과 숫염소의 피는 보기도 싫다.
12 너희가 나를 보러오는데 도대체 누가 너희에게 내 집 뜰을 짓밟으라고 하더냐?
13 더 이상 헛된 제물을 가져오지 마라. 이제 제물 타는 냄새에는 구역질이 난다. 초하루와 안식일과 축제의 마감날에 모여서 하는 헛된 짓을 나는 더 이상 견딜 수 없다.
14 너희가 지키는 초하루 행사와 축제들이 나는 정말로 싫다. 귀찮다, 이제는 참지 못하겠구나.
15 두 손 모아 아무리 빌어보아라. 내가 보지 아니하리라. 빌고 또 빌어보아라. 내가 듣지 아니하리라. 너희의 손은 피투성이,
16 몸을 씻어 정결케 하여라. 내 앞에서 악한 행실을 버려라. 깨끗이 악에서 손을 떼어라.
17 착한 길을 익히고 바른 삶을 찾아라. 억눌린 자를 풀어주고, 고아의 인권을 찾아주며 과부를 두둔해 주어라."
18 야훼께서 말씀하신다. "오라, 와서 나와 시비를 가리자. 너희 죄가 진홍같이 붉어도 눈과 같이 희어지며 너희 죄가 다홍같이 붉어도 양털같이 되리라.
19 너희가 기꺼이 순종하면 땅에서 나는 좋은 것을 먹게 되리라.
20 그러나 너희가 기어이 거역하면 칼에 맞아 죽으리라." 이는 야훼께서 친히 하신 말씀이다.

 

시편 50:1-8, 22-23

1 주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 해뜨는 데서 해지는 데까지 온 세상을 부르셨다.
2 더없이 아름다운 시온 산에서 ◯ 하느님께서 눈부시게 나타나셨으니
3 우리 하느님 행차하신다. 조용조용 오시지 않고 ◯ 삼키는 불길 앞세우고, 돌개바람 거느리고 오신다.
4 당신 백성을 심판하시려고 ◯ 위로 하늘을 부르시고, 또 땅을 부르시며 이르신다.
5 “나를 믿는 자들을 불러 모아라. ◯ 제물을 바치고 나와 계약 맺은 자들을 불러 모아라.”
6 하느님께서 재판관이시라. ◯ 하늘이 그의 공정하심을 알리신다.
7 “들어라. 내 백성아, 내가 말하리라 ◯ 이스라엘아, 내가 너의 죄상을 밝히리라.
8 나 하느님, 너희의 하느님은 너희가 바친 제물을 두고 탓하지 않는다. ◯ 너희는 거르지 않고 내 앞에 번제를 드렸다.
22 하느님을 모른 체하는 자들아, 알아 두어라 ◯ 내가 너희를 찢어도 구해 줄 자 없으리라.
23 감사하는 마음을 제물로 바치는 자, 나를 높이 받들리니, ◯ 올바르게 사는 이에게 하느님의 구원을 보여 주리라.

 

히브 11:1-3, 8-16

1 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들을 보증해 주고 볼 수 없는 것들을 확증해 줍니다. 2 옛 사람들도 이 믿음으로 하느님의 인정을 받았던 것입니다. 3 우리는 믿음이 있으므로 이 세상이 하느님의 말씀으로 창조되었다는 것, 곧 우리의 눈에 보이는 것이 보이지 않는 것에서 나왔다는 것을 압니다. 

8 아브라함도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그를 불러 장차 그의 몫으로 물려주실 땅을 향하여 떠나라고 하실 때 그대로 순종했습니다. 사실 그는 자기가 가는 곳이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떠났던 것입니다. 9 그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약속의 땅에서도 같은 약속을 물려받은 이사악과 야곱과 함께 천막을 치고 나그네나 다름없는 생활을 하며 머물러 살았습니다. 10 그러면서 그는 하느님께서 설계자가 되시고 건축가가 되셔서 튼튼한 기초 위에 세워주실 도시를 바라며 살았던 것입니다. 11 그의 아내 사라도 이제 나이가 많은 여자인데다가 원래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사람이었지만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아이를 가질 수 있는 능력을 받았습니다. 사라는 약속해 주신 분을 진실한 분으로 믿었던 것입니다. 12 이렇게 해서 죽은 사람이나 다름없는 늙은 아브라함 한 사람에게서 난 자손이 하늘의 별과 같이 많아지고 바닷가의 모래와 같이 셀 수 없게 되었습니다.
13 그들은 모두 믿음으로 살다가 죽었습니다. 약속받은 것을 얻지는 못했으나 그것을 멀리서 바라보고 기뻐했으며 이 지상에서는 자기들이 타향 사람이며 나그네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14 그들이 이렇게 생각한 것은 그들이 찾고 있던 고향이 따로 있었다는 것을 분명히 드러내는 것입니다. 15 만일 그들이 떠나온 곳을 고향으로 생각했었다면 그리로 돌아갈 기회도 있었을 것입니다. 16 그러나 실지로 그들이 갈망한 곳은 하늘에 있는 더 나은 고향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그들이 당신을 자기들의 하느님이라고 부르는 것을 수치로 여기시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위해서 한 도시를 마련해 주셨습니다.

 

루가 12:32-40

32 내 어린 양떼들아, 조금도 무서워하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하늘 나라를 너희에게 기꺼이 주시기로 하셨다." 33 "너희는 있는 것을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어라. 해어지지 않는 돈지갑을 만들고 축나지 않는 재물 창고를 하늘에 마련하여라. 거기에는 도둑이 들거나 좀먹는 일이 없다. 34 너희의 재물이 있는 곳에 너희의 마음도 있다."

35 "너희는 허리에 띠를 띠고 등불을 켜놓고 준비하고 있어라. 36 마치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문을 두드리면 곧 열어주려고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처럼 되어라. 37 주인이 돌아왔을 때 깨어 있다가 주인을 맞이하는 종들은 행복하다. 그 주인은 띠를 띠고 그들을 식탁에 앉히고 곁에 와서 시중을 들어줄 것이다. 38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녘에 오든 준비하고 있다가 주인을 맞이하는 종들은 얼마나 행복하겠느냐? 39 생각해 보아라. 도둑이 언제 올지 집주인이 알고 있었다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지 못하게 하였을 것이다. 40 사람의 아들도 너희가 생각지도 않은 때에 올 것이니 항상 준비하고 있어라."

 

<본기도> 주 하느님, 아브라함은 오직 믿음으로 주님의 명령에 순종하였나이다. 비옵나니, 우리에게 신실한 믿음을 주시어 주님의 충실한 청지기로서 하느님 나라를 향하여 살게 하소서. 이는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한 분 하느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강론초록1>

                    만사에서 ‘하느님 사랑’을 보는 믿음 (루가 12:32-40)

 

히브리서 11장을 “믿음章”이라 합니다. “믿음이 무슨 소용일까?”에 대하여 성경은 “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들을 보증해주고, 우리가 볼 수 없는 것들을 확증해준다”고 선언합니다. 이 말씀은 믿음을 가지면 우리가 바라는 것들이 척척 이루어진다는 뜻이 아닙니다. 믿음으로 우리가 볼 수 없는 것들을 마법처럼 현실에 실현시킬 수 있다는 게 아니지요. 믿음은 “하늘에 계신” 하느님의 뜻을 “이 땅에 사는” 우리가 깨닫고 누리는 방법을 뜻합니다. 믿음은 주님의 약속을 믿고 따르는 일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긍정적 신념” 따위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주관적 믿음보다 중요한 건 우리에게 주시는 주님의 약속이 과연 무엇인가입니다.

오늘은 평화통일주일입니다. 남과 북의 권력자들은 마치 남과 북이 죽기살기로 싸우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는 것처럼 적대와 불신을 조장합니다. 전쟁의 위기를 내세워 각기 사회내부의 불합리와 부조리를 덮으려 듭니다. 냉전체제가 무너지고, 중국이 미국중심의 세계질서에 도전하는 21세기에,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낡은 이념갈등을 붙들고 안팎으로 불화하는 분단국가가 우리 현실입니다. 자, 우리의 믿음은 무엇입니까? 우리는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봅니까? 더 정확히 말하면 이런 우리의 현실을 모두 아시는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약속은 무엇입니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말씀합니다. “네 어린 양떼들아, 조금도 무서워하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하늘나라를 너희에게 기꺼이 주시기로 하셨다.” 우리가 바라고 보아야 하는 것은 바로 주님이 약속하신 하늘나라입니다. 이 때 하늘나라는 죽은 후의 낙원 같은 어떤 장소가 아닙니다. 하늘나라는 오늘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무엇에 사로잡혀있는가의 문제입니다. 이 세상의 가치와 논리대로 나의 안전과 욕망실현을 위해 힘을 가지고 다른 이들을 지배하고 빼앗고 경쟁하는 삶을 살려는 사람은 이 세상에 사로잡혀 있는 것입니다. 그 사람은 하늘나라를 경험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믿음의 눈을 뜬 사람들이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자신의 존재, 자신의 삶에 대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절대자의 사랑과 약속이 개입되어 있음을 (하늘의 소리로) 듣고(깨닫고) 따르는 이들입니다. 모든 일에서 하느님의 뜻을 분별하고 기쁘게 순종하는 이들은 성령 하느님께 사로잡혀 있는 상태입니다. 이런 상태를 하늘나라라고 성경은 표현합니다. 믿음은 이 하늘나라를 삶으로 받아들임을 뜻합니다. 무조건적인 열심, 감정적이고 맹목적인 개인적 확신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참된 믿음은 이 땅에 하느님께서 이루어가시는  하늘나라를 깨닫는 믿음입니다. 그 하늘나라를 기다리고 참여하는 믿음입니다. 불안과 고통과 죽음이 넘치는 이 세상에서 믿음의 눈으로 하느님나라를 믿고 보고 증언하며 살아가는 이들이 우리들 교회요 신자인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