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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초록/2013년도설교초록

2013년 8월 18일 (연중 20주일) 성서정과 및 강론초록

 

 

2013년 8월 18일 (연중 20주일) 성서말씀

 

이사 5:1-7

1 임의 포도밭을 노래한 사랑의 노래를 내가 임에게 불러드리리라. 나의 임은 기름진 산등성이에 포도밭을 가지고 있었네.
2 임은 밭을 일구어 돌을 골라내고 좋은 포도나무를 심었지. 한가운데 망대를 쌓고 즙을 짜는 술틀까지도 마련해 놓았네. 포도가 송이송이 맺을까 했는데 들포도가 웬 말인가?
3 예루살렘 시민들아! 유다 백성들아! 이제 나와 포도밭 사이를 판가름하여라.
4 내가 포도밭을 위하여 무슨 일을 더 해야 한단 말인가? 내가 해주지 않은 것이 무엇이 있는가? 포도가 송이송이 맺을까 했는데 어찌하여 들포도가 열렸는가?
5 이제 내가 포도밭에 무슨 일을 할 것인가를 너희에게 알리리라. 울타리를 걷어 짐승들에게 뜯기게 하고 담을 허물어 마구 짓밟히게 하리라.
6 망그러진 채 그대로 내버려두리라. 순을 치지도 아니하고 김을 매지도 않아 가시덤불과 엉겅퀴가 덮이게 하리라. 구름에게 비를 내리지 말라고 명하리라.
7 만군의 야훼의 포도밭은 이스라엘 가문이요, 주께서 사랑하시는 나무는 유다 백성이다. 공평을 기대하셨는데 유혈이 웬 말이며 정의를 기대하셨는데 아우성이 웬 말인가?

또는 예레 23:23-29

23 내 말을 똑똑히 들어라. 내가 가까운 곳에만 있고 먼 곳에는 없는 신인 줄 아느냐?
24 사람이 제아무리 숨어도 내 눈에서 벗어날 길은 없다. 똑똑히 들어라. 하늘과 땅 어디를 가나 내가 없는 곳은 없다. 똑똑히 들어라.
25 예언자라는 것들이 내 이름을 팔아 예언하는 소리를 나는 다 들었다. '꿈을 꾸었다, 꿈을 꾸었다.'고 하면서 거짓말하는 것도 나는 들었다.
26 제 망상을 내 말이라고 전하는 이 거짓 예언자들이 언제까지 제 마음에 떠오른 생각을 내 말이라고 전할 것인가?
27 이 예언자라는 것들은 꿈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내 백성을 속여 내 이름을 잊게 할 속셈이다. 그 조상들도 바알을 섬기다가 내 이름을 잊지 않았더냐?
28 꿈이나 꾸는 예언자는 꿈 이야기나 하여라. 그러나 내 말을 받은 예언자는 내 말을 성실하게 전하여라. 내가 똑똑히 말한다. 검불과 밀알을 어찌 비교하겠느냐?
29 내 말은 정녕 불같이 타오른다. 망치처럼 바위라도 부순다. 똑똑히 들어라.

 

시편 80:1-2,8-19

1 이스라엘의 목자여, 요셉 가문을 양떼처럼 인도하시는 이여, 귀를 기울이소서. ◯ 거룹 위에 좌정하신 분이여,
2 에브라임과 베냐민, 므나쎄 가문 앞에, 햇빛처럼 나타나소서. ◯ 힘을 떨치고 오시어, 우리를 도와주소서.
8 이집트에서 뺏어 온 포도나무, ◯ 이민족들을 쫓아 내시고 그 자리에 심으시고,
9 그 앞의 땅을 가꾸시어 ◯ 뿌리박고 널리 퍼지게 하셨습니다.
10 산들이 그 그늘에 덮이고 ◯ 울창한 송백 숲도 그 덩굴에 가려 있으며
11 그 가지는 바다에까지 뻗었고 ◯ 햇순은 강가까지 미쳤습니다.
12 그런데 어찌하여 그 울타리를 부수시어 ◯ 지나는 사람마다, 그 열매를 따먹게 하시옵니까?
13 멧돼지들이 나와서 휩쓸게 하시며 ◯ 들짐승들이 먹어 치우게 하시옵니까?
14 만군의 주, 다시 한번 돌이키시어 하늘에서 굽어보시고 ◯ 이 포도나무를 지켜 주소서.
15 손수 심으신 이 줄기, ◯ 몸소 굳건히 세우신 이 햇가지를 붙드소서.
16 이 포도나무에 불지르고 베어버린 자들이 ◯ 당신의 노하신 얼굴 앞에서 망하게 하소서.
17 당신 오른편에 계시는 분, ◯ 몸소 굳건히 세워 주신 그분을 붙들어 주소서.
18 다시는 당신을 떠나지 않으리니 우리를 살려 주소서. ◯ 당신의 이름을 불러 예배 하리이다.
19 만군의 하느님, 우리를 다시 일으키소서. ◯ 당신의 밝은 얼굴 보여 주시면, 우리가 살아 나리이다.
◉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 처음과 같이 지금도 그리고 영원히, 아멘

 

히브 11:29-12:2

29 이스라엘 백성들은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마른 땅을 지나가듯이 홍해를 건넜습니다. 이집트 사람들도 그렇게 건너려고 했으나 빠져 죽고 말았습니다.
30 이스라엘 사람들이 믿음으로 예리고 성을 이레 동안 돌자 그 성은 드디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31 창녀 라합은 믿음으로 정탐꾼을 자기 편처럼 도와주어 하느님을 거역하는 자들이 당하는 멸망을 같이 당하지 않았습니다.
32 내가 무슨 말을 더 하겠습니까? 기드온, 바락, 삼손, 옙타, 다윗, 사무엘, 그리고 예언자들의 이야기를 일일이 다 하자면 시간이 모자랄 것입니다.
33 그들은 믿음을 가지고 여러 나라를 정복하였고 정의를 실천하였고 약속해 주신 것을 받았고 사자의 입을 막았으며
34 맹렬한 불을 껐고 칼날을 피하였고 약했지만 강해졌고 전쟁에서 용맹을 떨쳤고 외국 군대를 물리쳤습니다.
35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서 돌아오는 식구들을 만난 여자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서 더 나은 생명을 누리려고 석방도 거부하고 고문을 달게 받았습니다.
36 또 어떤 이들은 조롱을 받고 채찍으로 얻어맞고 심지어는 결박을 당하여 감옥에 갇히기까지 하였습니다.
37 또 돌에 맞아 죽고 톱질을 당하고 칼에 맞아 죽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양과 염소의 가죽을 몸에 두르고 돌아다녔으며 가난과 고난과 학대를 겪기도 했습니다.
38 이런 사람들에게는 이 세상이 살 만한 곳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광야와 산과 동굴과 땅굴로 헤매며 다녔습니다.
39 이 사람들은 모두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하느님의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약속된 것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40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더 좋은 것을 마련해 두셨기 때문에 그들은 우리를 제쳐놓고는 결코 완성에 이르지는 못하게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1 이렇게 많은 증인들이 구름처럼 우리를 둘러싸고 있으니 우리도 온갖 무거운 짐과 우리를 얽어매는 죄를 벗어버리고 우리가 달려야 할 길을 꾸준히 달려갑시다.
2 그리고 우리의 믿음의 근원이시며 완성자이신 예수만을 바라봅시다. 그분은 장차 누릴 기쁨을 생각하며 부끄러움도 상관하지 않고 십자가의 고통을 견디어내시고 지금은 하느님의 옥좌 오른편에 앉아 계십니다.

 

루가 12:49-56

[불을 지르러 왔다 (마태오 10:34-36)]
49 "나는 이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이 불이 이미 타올랐다면 얼마나 좋았겠느냐?
50 내가 받아야 할 세례가 있다. 이 일을 다 겪어낼 때까지는 내 마음이 얼마나 괴로울지 모른다.
51 내가 이 세상을 평화롭게 하려고 온 줄로 아느냐? 아니다. 사실은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52 한 가정에 다섯 식구가 있다면 이제부터는 세 사람이 두 사람을 반대하고 두 사람이 세 사람을 반대하여 갈라지게 될 것이다.
53 1)아버지가 아들을 반대하고 아들이 아버지를 반대할 것이며 어머니가 딸을 반대하고 딸이 어머니를 반대할 것이며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반대하고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반대하여 갈라질 것이다."  1)미가 7:6.
[이 시대의 뜻을 알아보라 (마태오 16:2-3)]
54 예수께서는 군중에게도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구름이 서쪽에서 이는 것을 보면 곧 '비가 오겠다.'고 말한다. 과연 그렇다.
55 또 바람이 남쪽에서 불어오면 '날씨가 몹시 덥겠다.'고 말한다. 과연 그렇다.
56 이 위선자들아, 너희는 하늘과 땅의 징조는 알면서도 이 시대의 뜻은 왜 알지 못하느냐?"

 

<본기도> 살아계신 하느님, 구하오니, 우리에게 믿음을 더하시어 우리를 가로막는 모든 죄를 버리게 하시고, 오직 예수만 바라보고 끝까지 달려가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한 분 하느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강론초록1>

                                말씀으로 세상에 불을 지르는 교회 (루가 12:49-56)

 

이 세상을 살면서 아무런 걱정없이 마냥 즐거움만 누리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런 사람은 없습니다. 알고보면 우리 모두 이렇게 저렇게 각자 자기 몫의 슬픔과 고통을 안고 삽니다. 놀랍게도 우리의 기쁨은 슬픔과 짝을 이루고 우리의 행복은 고통과 짝을 이룹니다. 더욱 더 깊은 진실은 다른 사람의 기쁨과 슬픔이 나의 기쁨과 슬픔에 연결되어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의 슬픔과 무관하게 나홀로 누릴 수 있는 기쁨은 없습니다. 다른 사람의 고통에 무심한 채 나 혼자 누리는 행복은 불가능합니다. 자기만의 기쁨과 행복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이는 실상 참다운 인간의 행복을 깨닫지 못한 수준입니다. 배부른 돼지나 마약에 취한 이와 수준이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가 신앙을 통해 추구하는 행복은 그런 행복이 아닙니다.

 

오늘 우리는 이 세상을 불지르러왔다는 예수님의 선언에 당혹합니다. 평화가 아니라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는 말씀에 혼란스럽습니다. 하지만 실은 참 고마운 말씀입니다. 우리가 만든 우상 하느님이 아니라 우리를 지으신 참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우리의 구원은 주관적인 만족감이 아니라 실제로 이루어진 “올바른 관계”입니다. 올바른 관계는 주님의 은총과 우리의 믿음으로 회복됩니다. 이는 ‘값싼 은총’과 ‘주관적 신념’이 아닙니다. 십자가에서 주님이 죽으신 은총이요, 하느님나라를 받아들이는 식별과 헌신의 믿음입니다. 올바른 관계를 위해서는 우리가 모두 자기중심의 생각을 내려놓고 하느님의 말씀 앞에 서야 합니다. 내 귀를 즐겁게 하는 말씀이 아니라 나를 흔들고 깨우고 깨뜨리고 세우는 말씀이어야 합니다. 오늘 예레미야를 통해 하느님은 말씀합니다. “꿈이나 꾸는 예언자는 꿈 이야기나 하여라. 그러나 내 말을 받은 예언자는 내 말을 성실하게 전하여라. 내가 똑똑히 말한다. 검불과 밀알을 어찌 비교하겠느냐? 내 말은 정녕 불같이 타오른다. 망치처럼 바위라도 부순다. 똑똑히 들어라.” (예레 23:28-29)

 

예수님을 인격적인 구원자로 고백하지만 우리가 개인적 주관적인 신앙에 머물지 않고 함께 교회공동체를 이루어 예배와 친교와 선교의 신앙생활을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함께 성경을 읽고 함께 전례를 드리고 함께 친교하고 함께 신앙을 실천합니다. 본능적으로 우리는 참된 행복을 개인적 복락과 마음의 평안으로 오해합니다. 신앙을 통해서 축복을 받고 마음의 평정을 누리기를 원합니다. 자연스런 간구일 수는 있지만 아직 복음의 정수에는 못미칩니다. 오늘 히브리서는 구름같이 많은 신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세상에 대한 욕망과 기대를 버리고 오직 “믿음의 구원이며 완성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만을 바라보며 살아가자고 권면합니다. 이런 태도가 교회의 참된 신앙입니다.

 

어떤 교회의 선전 문구는 이렇답니다. “아직도 전통 교회에 다니느라 너무 힘들지 않으십니까? 이제 여러분들의 간편하고, 부담 없는 신앙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교회가 동네 어귀에 세워졌습니다. 우리는 십일조로 수입의 7% 만을 받습니다. 그리고 예배시간은 절대 35분을 넘지 않고, 설교는 단지 7분 안에 끝납니다. 교회의 각종 모임도 짧은 시간에 진행되며, 모든 교육도 속성으로 운영됩니다. 특별히 오는 주일 설교제목은 ‘하늘로부터의 넘치는 축복’입니다.”  어떠세요, 지어낸 이야기긴 하지만 좀 매력적으로 들리시나요?^^ 그럴 리 없겠지요.

 

참된 신앙은 참된 행복을 약속합니다. 참된 행복은 세뇌의 상태일 수 없습니다. 바른 식별과 실천의 결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시대의 뜻”을 살피라고 말씀합니다. 예정된 미래를 점쳐서 필요한 정보를 얻어내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이 시대에 우리의 삶 가운데에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는 거룩한 시간과 공간을 깨닫고 구별하라는 말씀입니다. 그 거룩한 시공간에서 우리 삶의 의미와 가치를 회복하고 세상에 그 거룩한 시공간을 확장해가라는 당부입니다. 우리는 예배와 삶을 통해 세상을 향해 세상이 알지 못하는 ‘거룩함’을 선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거룩함이 바로 ‘불’과 ‘분열’로 상징되는 것이지요.

 

우리 교회와 우리 교우들이 이렇게 선전할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우리는 세상에 불을 지르는 교회입니다. 우리는 세상을 분열시키는 교회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으로!, 하느님 진리를 기준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