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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이야기- 신앙체험의 정리와 반성/성공회이야기

성공회의 비전, 성공회 평신도의 소명

성공회의 비전, 성공회 평신도의 소명


성공회는 21세기의 교회입니다.
성공회는 늘 개혁하는 보편교회(Reforming Catholic Church)로서의 자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복음의 본령에 충실하면서도 사회적인 변화에 대처합니다.
지킬 것을 소중히 지키는 전통 중심의 교회이면서 복음의 본질에서 벗어난 것은 과감히 개혁하는 개혁적인 교회입니다.

성서를 하느님의 말씀, 우리 구원에 필요한 온전한 하느님의 말씀으로 존중하면서 또한 교회공동체가 행하는 합리적 대화와 해석과 이해와 합의를 존중합니다.

가시적인 전례행위를 통해서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은총을 생생하게 체험하는 성사(聖事)적인 전통의 교회이면서도 그 성사와 은총의 체험이 복음의 본질,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삶과 죽음과 부활과 하느님 나라의 소망과 소명의식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늘 반성하는 교회입니다.

성공회는 주교-사제-부제의 삼품 성직을 인정하고 성직을 존귀한 것으로 받듭니다. 그러나 성공회의 성직자는 홀로 스스로 권위를 내세우는 경우가 없습니다. 성공회의 성직자는 교회공동체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위임한 직분을 행하는 사람들입니다. 교회공동체 안에서 교우들과 함께 교회의 전례와 사목을 감당하면서 비로소 성공회 성직자의 권위는 발휘됩니다.

성공회는 주교단과 성직자들만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독점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성공회는 평신도들이 의회제도를 통해서 모든 중요한 의사결정에 동등하게 참여하는 열린 교회입니다.

이렇게 성공회는 21세기의 교회가 갖추어야할 여러 가지 바람직한 요소들을 충분히 갖추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대에, 교회는 선교적 사명을 위해 또한 신앙의 성숙을 위한 새로운 선교적 목회적 패러다임을 요구 받고 있습니다. 신자들의 학력수준이 높아져 가고, 삶의 형태가 다양해진 지금 중앙집권적이고 획일화된 목회방식으로서는 교회로서의 사명을 감당하기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우리 성공회의 교우들께는 신앙교육을 충실히 받을 기회가 많지 않았고 선교활동에 필요한 신학교육이나 신앙점검, 방법적 훈련 등이 부족했던 것은 아닐까요? 그러기에 교회 안팎의 많은 일들을 주로 성직자들에게만 맡기고 또 교회성장이 정체된 것도 성직자들만을 탓하며 지내온 것은 아닌지 반성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만일 그렇다면 평신도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교육과 선교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또한 우리 교회의 의사결정 구조와 집행구조도 실제적인 복음 선교 사역을 활발히 감당할 수 있도록 개편되어야 할 것입니다. 

교회 내에서 성직자와 평신도는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모시고 서로 섬기는 하느님의 종으로서, 함께 그리스도의 구원사업을 위해 힘쓰는 동역자의 관계인 것입니다. 성직자와 평신도의 관계는 주종관계나 우열관계가 아닌 그리스도의 한 지체로서 역할의 차이라는 것은 이미 분명해진 사실입니다.

종교개혁의 공헌이란 중세의 성직자에게 독점되어있던 성경을 모든 평신도에게 해방하여 돌려준 것입니다. 성경을 직접 자기나라 말로 읽고 이해하게 됨으로 말미암아 평신도들은 스스로 살아있는 생동하는 신앙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이제 제2의 종교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현재 성직자에 의해 독점되어 있는 교회의 사역을 평신도에게 해방하여 돌려주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우리 성공회는 이 새로운 종교개혁의 선두에 서야 합니다.

그것이 개혁하는 보편교회로서의 성공회 전통입니다. 성공회는 결코 굳어진 전통에 매달리는 교회가 아닙니다. 제도로서의 교회에 안주하는 교회가 아닙니다. 성공회는 이상적인 최선의 교리를 고집하는 교회가 아닙니다. 그 독특한 역사적 경험을 통하여 우리 성공회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 문제로 제기되는 일들에 대하여 가능한 한 대화하고 기도하고 협력하여 하느님의 뜻을 가장 잘 이루어내는 차선을 택하는 입장의 교회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결코 값싼 타협이 아니라 귀중한 복음의 실현일 수 있기를 기도하는 교회입니다.

성공회는 스스로 가진 장점을 모두 발휘해야 합니다.

말씀과 성사의 균형, 이상과 현실의 균형감각, 진리와 사랑의 조화, 성직자와 평신도의 협력, 전통과 개혁의 조화, 대화와 협력 이런 여러 가지 요소들이 성공회의 장점으로서 21세기의 복음 선교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활용되어야 합니다.

성공회는 늘 진리를 향해 열린 신학적 태도를 견지합니다. 따라서 소명의 본질과 교회의 본질, 그리고 평신도의 사명에 대하여 새로운 해석을 충분히 교회 현장에 수용할 수 있습니다. 교권으로 닫혀진 교회, 교리로 굳어진 교회는 할 수 없는 일을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성공회의 교우님들은 앞으로의 시대에 교회 안과 밖으로 참으로 할 일이 많습니다. 성공회는 모든 교우들께 하느님의 부름을 받은 신도로서의 참된 삶을 살도록 교회 안팎의 사역을 되돌릴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한국성공회는 그 역사에 비해서는 크지 않은 교세로 인해 부당하게 무시당하고 위축감을 느끼게 되는 경향이 없지 않았습니다. 한 때는 그 책임이 모두 교구장이나 성직자들에게 있다고 생각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점차 시대가 달라져가고 있습니다. 성직자, 수도자들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 성공회의 교우님들의 각성(깨우침)과 각오(결심)입니다. 헌신하는 평신도들이야말로 앞으로의 시대에서는 참된 희망입니다.

우리가 가진 좋은 전통과 장점들을 깊이 깨닫고 힘차게 일어서고, 함께 기도하고 마음과 힘을 모아 노력한다면 한국 성공회는 가장 아름답고 이상적인 교회의 모습을 온전히 이루어내는 가운데, 의미 있는 성장도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안에서 힘차게 활동하시면서 우리가 바라거나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풍성하게 베풀어 주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에페 3:20)

바로 그분이 사람들에게 각각 다른 선물을 은총으로 주셔서 어떤 사람들은 사도로, 어떤 사람들은 예언하는 사람으로, 어떤 사람들은 전도자로, 어떤 사람들은 목자와 교사로 삼으셨습니다. 그것은 성도들을 준비시켜서 봉사활동을 하게 하여 그리스도의 몸을 자라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마침내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아드님에 대한 믿음과 지식에 있어서 하나가 되어 성숙한 인간으로서 그리스도의 완전성에 도달하게 되는 것입니다. ( 에페 4:11~13)

여러분 안에 계셔서 여러분에게 당신의 뜻에 맞는 일을 하고자 하는 마음을 일으켜 주시고 그 일을 할 힘을 주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필립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