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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글

[옮김] 영혼



 

 

http://info.catholic.or.kr/dictionary/view.asp?ctxtIdNum=2474&gubun=01


현행 가톨릭 교리의 기본을 이루고 있는 트리엔트 공의회 ≪로마 가톨릭 교리서≫(우리나라에서는 ≪천주교 요리문담≫)에 따르며, “사람은 영혼과 육신이 결합한 자니라”라고 되어 있고, 현행 ≪가톨릭 교리서≫에도 “하느님은 육체와 영혼으로 된 사람을 창조하셨다”고 되어 있으며 그리고 “영혼은 죽지도 없어지지도 않는다”고 되어 있다. 이와 같은 이부(二部)구조적인 인간관은 창세기와 예수 그리스도의 영원한 생명론에 근거를 두는 것이지만 이 교리가 형성되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걸렸다.

우선 그리스도 이전의 그리스 철학에서는 영혼을 인간생활의 원칙으로 보았는데 플라톤은 육신이라는 감옥에 갇혀 있는 영혼자체가 삼부(三部)구조로 되어 있어서 감각적인 욕정의 원리인 탐욕혼이 복부에 자리 잡고 있고, 용기와 정기의 원리인 기혼(氣魂)이 마음에 자리 잡고 있으며, 생각의 원리인 지혼(知魂)이 머리에 자리 잡고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이 지혼은 불멸의 신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영혼을 자연철학적인 원리인 질료형상론(質料形相論, Hylemorphism)으로 설명한다. 모든 사물의 구조원리가 그렇듯이 모든 생물의 구성원리는 원질(原質) 혹은 질료와 체형(體形) 혹은 형상으로 되어있다. 여기서 모든 생명체의 체형 또는 형상이 혼이다. 따라서 식물에게는 생혼(生魂)이 있고, 동물에게는 각혼(覺魂)이 있으며 이 각혼은 생혼의 기능을 동시에 한다. 그리고 인간에게는 지혼(知魂)이 있는데, 지혼은 생혼, 각혼의 기능을 동시에 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질료형상론은 중세기를 거치는 동안 토마스 아퀴나스를 위시로 그리스도교적 인간관을 정립하는 데 초석이 되었다.

사도 바울로도 심령과 영혼과 육신의 삼부구조적인 인간관을 데살로니카인들에게 가르쳤다(1데살 5:23). 그러나 그의 용어에서 심령(spiritus)은 영혼의 자연적인 생활과 대조적으로 초자연적인 생명을 가리키는 것으로 영혼과 육신의 자연적인 생명에 성령의 영을 받은 심령을 역설하는 종교적인 인간관을 설파한 것으로 보인다. 성서적인 인간관을 학문화하는 과정에서 초대 교부(敎父)들은 이교도들의 유물론적 범신론적 또는 이원론적 인간관을 가미하여 구구한 학설이 나왔다. 테르툴리아노(Tertullianus)는 부자와 라자로의 비유를 들어 영혼의 육체성을 주장하였고, 성 이레네오(St. Irenaeus)도 이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였다. 오리제네스(Origenes)는 플라톤 학파의 영향을 받아 영혼의 전생설을 지지하고 전생의 죄 때문에 영혼이 육체 속에 갇히게 된 것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잡다한 교부들의 설은 니체아 공의회 뒤 거의 없어지고, 니사의 그레고리오와 성 아우고, 네메시우스(Nemesius, 4세기)와 증거자 성 막시모(St. Maximus Confessor, 6세기)에 이르러 이미 중세 스콜라 철학적인 영육의 이부구조적인 인간관이 형성되었다.

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질료형상론의 자연철학을 따르면서 인간혼은 개성을 가진 영체로서 육신의 체형 또는 형상이 된다고 정의하였다. 영혼은 죽은 뒤에라도 육신과 떨어져 단독으로 존재하나 살아있는 동안은 육신과 합하여 완전 일체를 이루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므로 영혼은 그 자체를 위하여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육체와 합하기 위하여 만들어졌다. 이 점에서 영혼 자체는 순수 영체로서 불사불멸하지만 천사와는 다르다. 영혼이 어떻게 생겨서 육체와 결합하느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었으나 토마스 아퀴나스의 창조설로 낙착되었다.

   ① 전승설(傳承說, traducianism) : 니사의 그레고리오(4세기), 테르툴리아노(2∼3세기) 등 초대 교부들이 주장했던 설로서 부모의 생식행위 때 부모의 영혼이 유전적으로 전승된다는 주장이다. 이 설은 원죄를 설명하기 위하여 주장한 것으로 아우구스티노는 이것을 영적으로 해석하였다. 교황 아나스타시오 2세(재위 : 496∼498)는 이 설을 오류로 단정하였다. 이 설은 19세기에 로즈미니(Rosmini-Serbati)를 위주로 하는 몇몇 신학자들이 다시 주장하면서 인간혼은 부모들이 아기를 낳을 때에 감각적 영혼으로 만들어졌다가 하느님의 빛을 받아 영적인 영혼으로 변화한다고 주장하였다.

   ② 생식설(generatianism) : 이 설은 전승설의 완화된 주장으로 “육신이 육신을 낳는 것과 마찬가지로 영혼은 영혼을 낳는다”고 주장한다. 니사의 그레고리오, 마카리우스(Macarius, 4세기), 루피누스(T. Rufinus, 345?∼410), 네메시우스 등이 이 설을 주장하였고, 19세기 로즈미니의 전승설과 함께 또 다시 고개를 들었으나, “인간의 영혼은 하느님의 부분이 아니고 무에서 부터의 창조물이다”라고 선언한 성 레오 9세 교황(재위 : 1049∼1054)의 선언(Denzi. 348)을 지지하는 교회의 교리에 위배되는 오류로 인정되고 있다.

   ③ 유출설(emanatism) : 신플라톤 학파 특히 알렉산드라아 학파에서 부르짖은 학설로서 플로티누스(Plotinus, 205?∼270)가 주창자이다. 이 설에 따르면, 만물은 절대자인 일자(一者, One)에서 나왔는데 첫 유출물은 정신(Nous)이며 정신에서 세계혼이 유출되며 세계혼은 물질화하려는 경향에 따라 각개의 영혼을 유출시켜 모든 사물의 형상을 이룬다. 인간의 영혼도 마찬가지이다. 이 설은 뒤에 프로클루스(Proclus, 410?∼485), 가(假) 디오니시오 등 신플라톤 학파의 교부들이 그리스도교화 하였으나 제2차 바티칸 공의회(1870년)에서 오류로 판정되었다(I. De Deo rerum omnium creatore, can. iv).

   ④ 진화론 : 진화론은 과학의 이름으로 인간의 모든 것은 하등동물에서의 진하한 결과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설은 가설로서 교회는 단지 인간혼은 하느님이 창조하셨다는 것과 영혼이 물질에서 나올 수 없다는 것과 모든 사람은 아담의 후손이라는 것이다(비오 12세 교황의 Humani generis 1950). 그러므로 하느님이 원초적인 생물체에서 인간생물체로 진하 발달하도록 안배하여 창조했을지 모른다는 종교적인 진화론은 가톨릭 신앙과 위배되지는 않는다.

   ⑤ 창조설(creationism) : 교회의 정통사상으로 받아들여지는 설로서 인간의 육신과 영혼이 하느님의 창조물이라는 것은 창세기를 기반으로 한 교리이지만 각 사람이 태어날 때 그 영혼이 어떻게 생겨나느냐 하는 것이 역사적으로 문제가 되어 왔다. 이에 대하여 락탄시오(Lactantius), 암브로시오(Ambrosius), 예로니모(Hieronymus) 등 교부들의 주장을 종합하여 롬바르도(Petrus Lombardus, 1100?∼1160)는 이렇게 주장하였다. “각 사람의 영혼은 육체에 부여되어 창조된다.” 토마스 아퀴나스도 이 설을 지지하면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질료형상론으로 철학적인 설명을 하였다. 즉 영혼은 육체의 체형이며 육체와 함께 인간개성의 실체를 이룬다. 육신과 영혼은 일체를 이루는 공동구성 원리이기는 하지만, 영혼은 영체이기 때문에 육체를 떠나서 단독으로 존재할 수 있다[죽음]. 그러나 영혼은 어디까지나 자기 육체를 위하여 창조된 것이다. 이것이 천사와 다르다. 아퀴나스의 인간관은 스콜라 학파의 일관된 주장이며 교회는 이 설을 정설로서 받아들이고 있다. (白敏寬)

   [참고문헌] A. Pegis, St. Thomas and the Unity of Man, in J. McWilliams, ed., Progress in Philosophy, pp.153-173, 1955 / Centre Catholique des intellectuels francais, L'ame et le corps, 1961 / C. Tresmontant, La Metaphysique du Christianisme, 1961 / R. Rahner, Theological Investigations, IV, 19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