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6일 목 백 공현일 성서말씀
이사 60:1-6
1 일어나 비추어라. 너의 빛이 왔다. 야훼의 영광이 너를 비춘다.
2 온 땅이 아직 어둠에 덮여, 민족들은 암흑에 싸여 있는데 야훼께서 너만은 비추신다. 네 위에서만은 그 영광을 나타내신다. 3 민족들이 너의 빛을 보고 모여들며 제왕들이 솟아오르는 너의 광채에 끌려오는구나.
4 머리를 들고 사방을 둘러보아라. 모두 너에게 모여오고 있지 않느냐? 너의 아들들이 먼 데서 오고, 너의 딸들도 품에 안겨온다. 5 이것을 보는 네 얼굴에 웃음의 꽃이 피리라. 너의 가슴은 벅차 올라 부풀리라. 바다의 보물이 너에게로 흘러오고 뭇 민족의 재물이 너에게로 밀려오리라.
6 큰 낙타떼가 너의 땅을 뒤덮고 미디안과 에바의 낙타들이 우글거리리라. 사람들이 세바에서 찾아오리라. 금과 향료를 싣고 야훼를 높이 찬양하며 찾아오리라.
시편 72:1-15
1 하느님, 임금에게 올바른 통치력을 |주시|고, ∥ 임금의 아들에게 정직한 마|음을|주소|서.
2 당신의 백성에게 공정한 판결을 |내리|고 ∥ 약한 자의 권리를 세워 |주게|하소|서.
3 임금이 의를 이루면: 높은 산들이 백성에게 평화를 안|겨주|고 ∥ 언덕들이 정의를 가|져다|주리|라.
4 백성을 억압하는 자들을 쳐부수고: 약한 자들의 권리를 세워 |주-|며 ∥ 빈민들을 구|하게|하소|서.
5 해와 달이 다 |닳도|록 ∥ 그의 왕조 오래오래 만세를 누|리게|하소|서.
6 풀밭에 내리는 단비처럼, 땅에 쏟아지는 소나|기처|럼 ∥ 그 은덕 만인에게 |내리|리-|니
7 정의가 꽃피는 그의 |날-|에 ∥ 저 달이 다 닳도록 평화 |넘치|리-|라.
8 바다에서 바다에 이르|기까|지 ∥ 이 강에서 저 땅 끝에 이르기까지 |다스|리리|니,
9 큰 괴수가 그 앞에 무릎을 |꿇-|고 ∥ 원수들은 와서 땅바닥의 먼지를 |핥을|것이|며
10 다르싯과 섬나라 임금들이 조공을 |바치|고 ∥ 세바와 스바의 왕들이 예|물을|바치|며
11 만왕이 다 그 앞에 엎|드리|고 ∥ 만백성이 그를 섬|기게|되리|라.
12 그는 하소연하는 빈민을 건져 |주-|고 ∥ 도움 받을 데 없는 약자를 |구해|주-|며
13 약하고 가난한 자들을 불쌍히 |여기|고 ∥ 가난에 시든 자들을 |살려|주-|며
14 억울한 자의 생명을 소중히 |여-|겨 ∥ 억압과 폭력에서 그 목숨 건|져 주|리이|다.
15 그리하여 그를 만세나 살게 |하시|고 ∥ 세바의 황금을 예물로 |받게|하소|서.
그를 위한 기도소리 그치|지 않|고 ∥ 그에게 복을 비는 소리 언제나 들|리게|하소|서.
영광이 |성부|와 ∥ 성|자와|성령|께 처음과 같이 |지금|도 ∥ 그리고 영|원히,|아-|멘
에페 3:1-12
1 그러므로 이방인 여러분들을 위하여 그리스도 예수의 포로가 된 나 바울로는 하느님께 기도 드립니다. 2 하느님께서 나에게 은총을 베풀어 여러분의 일꾼으로 삼으신 것을 여러분도 잘 알고 있습니다.
3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심오한 계획을 나에게 계시해 주셨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내가 앞서 간단히 적은 바 있으므로 4 그것을 읽으면 여러분은 내가 그리스도에 관한 심오한 계획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5 지금은 하느님께서 성령의 힘을 빌려 그 심오한 계획을 당신의 거룩한 사도들과 예언하는 사람들에게 나타내 보이셨지만 전에는 지금처럼 인간에게 알려주시지 않았었습니다.
6 그 심오한 계획이란 이방인들도 복음을 듣고 그리스도 예수와 함께 살면서 유다인들과 함께 하느님의 축복을 받고 한 몸의 지체가 되어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것을 함께 받는 사람들이 된다는 것입니다. 7 나는 하느님께서 거저 주신 은총을 받고 내 속에서 활동하시는 하느님의 능력에 힘입어 이 복음을 전하는 일꾼이 되었습니다. 8 나는 모든 성도들 중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입니다. 아니 그보다도 못한 사람입니다. 그런데도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이 은총을 주셔서 헤아릴 수 없이 풍요하신 그리스도에 관한 복음을 이방인들에게 전하게 하셨고 9 또 만물의 창조주이신 하느님께서 과거에 감추고 계시던 심오한 계획을 어떻게 실현하시는지를 모든 사람에게 분명히 알려주게 하셨습니다.
10 이렇게 되어 결국 하늘에 있는 권세의 천신들과 세력의 천신들까지도 교회를 통하여 하느님의 무궁무진한 지혜를 알게 되는 것입니다. 11 이 모든 것은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를 내세워 이루시려고 작정하신 하느님의 영원한 계획입니다. 12 우리는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그분과 함께 살게 되어 확신을 가지고 서슴지 않고 하느님께 나아갈 수가 있습니다.
마태 2:1-12
1 예수께서 헤로데 왕 때에 유다 베들레헴에서 나셨는데 그 때에 동방에서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와서 2 "유다인의 왕으로 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 우리는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그분에게 경배하러 왔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3 이 말을 듣고 헤로데 왕이 당황한 것은 물론, 예루살렘이 온통 술렁거렸다.
4 왕은 백성의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을 다 모아놓고 그리스도께서 나실 곳이 어디냐고 물었다. 5 그들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유다 베들레헴입니다. 예언서의 기록을 보면, 6 '유다의 땅 베들레헴아, 너는 결코 유다의 땅에서 가장 작은 고을이 아니다. 내 백성 이스라엘의 목자가 될 영도자가 너에게서 나리라.' 하였습니다."
7 그 때에 헤로데가 동방에서 온 박사들을 몰래 불러 별이 나타난 때를 정확히 알아보고 8 그들을 베들레헴으로 보내면서 "가서 그 아기를 잘 찾아보시오. 나도 가서 경배할 터이니 찾거든 알려주시오." 하고 부탁하였다.
9 왕의 부탁을 듣고 박사들은 길을 떠났다. 그 때 동방에서 본 그 별이 그들을 앞서 가다가 마침내 그 아기가 있는 곳 위에 이르러 멈추었다. 10 이를 보고 그들은 대단히 기뻐하면서 11 그 집에 들어가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아기를 보고 엎드려 경배하였다. 그리고 보물 상자를 열어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 12 박사들은 꿈에 헤로데에게로 돌아가지 말라는 하느님의 지시를 받고 다른 길로 자기 나라에 돌아갔다.
<본기도> 영원하신 하느님, 동방박사를 별빛으로 인도하시어 아기 예수를 경배하게 하셨나이다. 비옵나니, 이 세상 모든 나라를 참 빛으로 인도하시어 온 인류가 하느님의 영광 안에서 살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이는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한 분 하느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강론초록>
공현- 신비하고 참된 이야기 (마태2:1-12)
공현(公顯, Epiphany)이란 “(신성의) 드러남”을 의미합니다. 예수님께서 예사로운 인물, 사사로운 이야기의 주인공이 아니라 인류의 운명과 구원에 관련된 하느님의 사람임이 “드러나는” 사건들이 바로 공현(公顯)의 사건입니다.
오늘 1월 6일 공현축일에 마태오 복음서는 동방박사의 방문과 경배를 공현사건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시골 마을에 조용히 태어난 아기 예수에게 놀라운 비밀이 감추어져 있음이 동방에서 온 박사들의 방문으로 말미암아 예루살렘과 온 세상에 알려지게 됩니다. 그 아기 예수가 바로 장차 유다인의 왕, 평화의 왕, 그리스도, 구세주가 되실 분이라는 것이지요. 공현의 계시는 이후에도 주님께서 세례받으신 일, 첫 제자들을 부르신 일, 가나에서 혼인잔치 기적을 베푸신 일, 변화산에서 신비한 변모를 보이신 사건 등으로 사람들에게 계속 알려지게 됩니다.
하늘의 별을 보고 그 별의 인도를 따라 유다인의 왕으로 나신 아기 예수를 경배하러 먼 길을 떠나온 동방박사(점성가, 현자)들의 이야기는 동화처럼 신비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인간적으로 생각하면 어리석고 황당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미 등극하여 권력과 부와 명성을 가진 왕을 알현하는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 왕이 파견한 특사를 만나서가 아니라 고작 하늘의 별이라는 신빙성 낮은 정보에 의지하여 먼 길을 떠났나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단 한번 아기 예수를 “경배하고”는 황금, 유향, 몰약등 당대의 보물을 바치고 표표히 떠났다는 것입니다. 왕이나 부자, 세도가들을 만나려는 동기는 뭔가를 얻어내고 그 힘을 빌어 잘 살아보자는 동기가 보통 아닙니까? 단지 “경배”하기 위해서 목숨과 재산을 걸고 먼 길을 여행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는 행태입니까?
자기가 이룬 권력과 부와 명예에 해를 끼칠 것 같은 “아기 예수”를 죽이려고 충혈된 헤로데의 눈을 생각해봅니다. 이에 비하면 동방박사들의 눈빛은 한없이 깊고 맑았으리라 상상됩니다.
하느님이 세상에 드러나는 공현(公顯)의 일을 우리는 요란스레 화려하고 신기한 일인양 여기고 기대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공현(公顯)은 욕망에 가득찬 인간들의 눈을 만족시키는 자기과시가 아닙니다. 깊은 갈망과 오랜 기다림을 통해서 겸손과 지혜를 갖춘 이들, 자기의 안일과 안주를 넘어 기꺼이 순례의 모험길을 나서는 이들에게 허락되는 신성한 영적체험입니다. 동방박사의 이야기는 그러므로 참된 이야기입니다.
동방박사들이 본 어두운 하늘에 빛나는 별은 천문학적 행성이 아닙니다. 그들의 맑고 밝은 눈에 허락된 하늘의 기쁜 소식입니다. 오늘의 동방박사들인 우리는 이제 망원경으로 하늘을 살필 일이 아니라 성경을 펴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읽고 또 읽어 마음에 새길 일입니다. 그 말씀의 인도를 따라 우리 영(靈)과 삶과 역사에 함께 하시는 예수님의 현존을 깨닫거든 기꺼이 “경배”를 드리고 우리 가진 “귀한 것”을 내어드릴 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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