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5일 부활 7주일(승천 후 주일) 성서 말씀 / 보니파스 주교 독일의 선교사, 순교자, 754년
사도 1: 6-14
6 사도들은 다 같이 모인 자리에서 예수께 이렇게 물었다. "주님, 주님께서 이스라엘 왕국을 다시 세워주실 때가 바로 지금입니까?" 7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그 때와 시기는 아버지께서 당신의 권능으로 결정하셨으니 너희가 알 바 아니다. 8 그러나 성령이 너희에게 오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뿐만 아니라 땅 끝에 이르기까지 어디에서나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
9 예수께서는 이 말씀을 하시고 사도들이 보는 앞에서 승천하셨는데 마침내 구름에 싸여 그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셨다. 10 예수께서 하늘로 올라가시는 동안 그들은 하늘만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 때 흰 옷을 입은 사람 둘이 갑자기 그들 앞에 나타나서 11 이렇게 말했다. "갈릴래아 사람들아, 왜 너희는 여기에 서서 하늘만 쳐다보고 있느냐? 너희 곁을 떠나 승천하신 저 예수께서는 너희가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시던 그 모양으로 다시 오실 것이다."
12 그 뒤 사도들은 그 올리브라고 하는 산을 떠나 안식일에 걸어도 괜찮을 거리에 있는 예루살렘으로 돌아왔다. 13 성안에 들어온 사도들은 자기네가 묵고 있던 이층 방으로 올라갔는데 그 일행은 베드로, 요한, 야고보, 안드레아, 필립보, 토마, 바르톨로메오, 마태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혁명당원 시몬, 야고보의 아들 유다 들이었다. 14 그 자리에는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를 비롯하여 여러 여자들과 예수의 형제들도 함께 있었다. 그들은 모두 마음을 모아 기도에만 힘썼다.
시편 68: 1-10
1 하느님께서 일어나시면 원수들 /흩어/지고 ‖ 맞서던 자들 그 앞에서 /달아/나-/니,
2 연기가 바람에 날려가듯이, 불길에 /초가/ 녹듯이 ‖ 악한 자들이 하느님 앞에서 /사라/져 간/다.
3 그러나 착한 사람들은 즐겁고 /흥겨/워 ‖ 하느님 앞에서 뛰놀며 /기뻐/하리/라.
4 하느님을 찬양하여라. 그 이름 /노래/하여라. ‖ 구름 타고 오시는 분께 길을 /비켜/ 드려/라.
5 고아들의 아버지, 과부들의 /보호/자, ‖ 거룩한 곳에 계시는 /하느/님이/시다.
6 외로운 자들에게는 집을 마련해 주시고: 갇힌 자들에게는 행복의 문을 /터주/시나 ‖ 반역하는 자들은 초토에 /버려/두신/다.
7 하느님, 이 백성을 앞장 서 나아가실 때 * 광야를 가로질러 나아가실 때,
8 땅은 뒤흔들리고 시나이산은 하느님 앞에서 떨었습니다. * 하느님 앞에, 이스라엘의 하느님 앞에서.
9 하느님, 당신은 단비를 충족히 내리시어 * 당신께서 주신 메마른 땅을 옥토로 만드시고,
10 당신의 식구들로 하여금 거기에 살게 하셨습니다: 하느님, 당신의 어지심으로써 굶주린 자에게 * 먹을 것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1베드 4: 12-14, 5: 6-11
12 사랑하는 여러분, 시련의 불길이 여러분 가운데 일어나더라도 그것은 여러분을 시험하려는 것이니 무슨 큰일이나 생긴 것처럼 놀라지 마십시오. 13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는 것이니 오히려 기뻐하십시오. 여러분은 그리스도께서 영광스럽게 나타나실 때에 기뻐서 뛰며 즐거워하게 될 것입니다.
14 여러분이 그리스도 때문에 모욕을 당하면 행복합니다. 영광의 성령 곧 하느님의 성령이 여러분에게 머물러 계시기 때문입니다. 6 그러므로 여러분은 스스로 낮추어 하느님의 권능에 복종하십시오. 때가 이르면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높여주실 것입니다. 7 여러분의 온갖 근심 걱정을 송두리째 하느님께 맡기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여러분을 돌보십니다.
8 정신을 바짝 차리고 깨어 있으십시오. 여러분의 원수인 악마가 으르렁대는 사자처럼 먹이를 찾아 돌아다닙니다. 9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악마를 대적하십시오. 아시다시피 온 세상에 퍼져 있는 여러분의 교우들도 같은 고난을 다 당해 왔습니다. 10 여러분은 잠깐 동안 고난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를 믿는 여러분에게 당신의 영원한 영광을 주시려고 불러주신 하느님 곧 모든 은총의 하느님께서 친히 여러분을 완전하게 하여주시고 든든히 세워주시고 힘을 주시고 흔들리지 않게 하여주실 것입니다. 11 하느님은 영원토록 권세를 누리실 분이십니다. 아멘.
요한 17: 1-11
1 이 말씀을 마치시고 예수께서는 하늘을 우러러보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버지, 때가 왔습니다. 아들의 영광을 드러내주시어 아들이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내게 하여주십시오. 2 아버지께서는 아들에게 모든 사람을 다스릴 권한을 주셨고 따라서 아들은 아버지께서 맡겨주신 모든 사람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게 되었습니다. 3 영원한 생명은 곧 참되시고 오직 한 분이신 하느님 아버지를 알고 또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 4 나는 아버지께서 나에게 맡겨주신 일을 다 하여 세상에서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냈습니다. 5 아버지, 이제는 나의 영광을 드러내주십시오. 세상이 있기 전에 아버지 곁에서 내가 누리던 그 영광을 아버지와 같이 누리게 하여주십시오." 6 "나는 아버지께서 세상 사람들 가운데서 뽑아 내게 맡겨주신 이 사람들에게 아버지를 분명히 알려주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본래 아버지의 사람들이었지만 내게 맡겨주셨습니다. 이 사람들은 과연 아버지의 말씀을 잘 지키었습니다. 7 지금 이 사람들은 나에게 주신 모든 것이 아버지께로부터 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8 나는 나에게 주신 말씀을 이 사람들에게 전하였습니다. 이 사람들은 그 말씀을 받아들였고 내가 아버지께로부터 온 것을 참으로 깨달았으며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었습니다. 9 나는 이 사람들을 위하여 간구합니다. 세상을 위하여 간구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내게 맡기신 이 사람들을 위하여 간구합니다. 이 사람들은 아버지의 사람들입니다. 10 나의 것은 다 아버지의 것이며 아버지의 것은 다 나의 것입니다. 그래서 이 사람들로 말미암아 내 영광이 나타났습니다. 11 나는 이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 돌아가지만 이 사람들은 세상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거룩하신 아버지, 나에게 주신 아버지의 이름으로 이 사람들을 지켜주십시오. 그리고 아버지와 내가 하나인 것처럼 이 사람들도 하나가 되게 하여주십시오.
<본기도> 주 하느님,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위해 기도하시고 세상에 보내시며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라 하셨나이다. 비옵나니, 성령의 능력으로 온 교회가 주님의 말씀에 충실하게 하시고, 그리스도 안에서 믿음과 사랑을 나타내게 하소서. 이는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한 분 하느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강론초록 1>
하느님을 아는 일이 영원한 생명 (요한 17:1-11)
“아버지, 때가 왔습니다. 아들의 영광을 드러내 주시어 아들이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내게 하여 주십시오.”
우리는 “영광”이란 말을 세상의 평판에 비추어 생각합니다. 세상이 인정하는 출세와 부귀와 명예를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아들의 영광”은 왕위에 오르는 대관식이 아니라 수치스러운 십자가에 달려 고통과 멸시와 고독 속에 목숨을 바치는 일이었습니다.
우리는 “구원”을 하느님께로부터 무엇인가를 얻고 인정받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저런 신앙적 열심과 헌신을 바치면 하느님께서 합당한 보상을 해주시라고 기대합니다. 우리가 소원하는 것을 얻는 일이 “축복”이고 죽은 후에 영혼이 천국에서 오래오래 지내는 것이 “영원한 생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말씀합니다. “영원한 생명은 곧 참되시고 오직 한 분이신 하느님 아버지를 알고 또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초자연적인 능력으로 악한 자를 벌하시고 이 세상을 하느님의 나라로 바꾸어 주실 것을 소망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이렇게 기도하십니다. “세상을 위하여 간구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내게 맡기신 이 사람들을 위하여 간구합니다. 거룩하신 아버지, 나에게 주신 아버지의 이름으로 이 사람들을 지켜주십시오. 그리고 아버지와 내가 하나인 것처럼 이 사람들도 하나가 되게 하여주십시오.”
우리의 참된 축복은 우리의 삶을 통하여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일입니다. 세상의 평판이 영광이 아닙니다. 우리가 깨닫는 하느님의 현존이 하느님의 영광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진정 하느님을 아는가 하는 것입니다. 매 순간 삶 속에서 그리스도의 말씀과 성사를 통해 알려주시는 하느님의 뜻에 순종합니까? 우리가 진실로 하느님을 안다면 그 어떤 처지, 그 어떤 경우, 때로 외롭고 가난하고 고통스런 삶일지라도 우리와 함께 하시는 주님의 현존, 주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게 됩니다.
우리 밖에서 구하는 무엇이 구원의 내용이 아닙니다. 우리 내면에서 깨닫는 하느님!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느님을 아는 일이 구원입니다. 외면적으로 얻는 무엇이 아니라 내면적으로 알게 된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를 성장시키고 성숙시킵니다. 그 사랑이 우리를 구원합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아버지의 이름”을 위하여 뽑힌 사람들입니다. 세상의 구원은 이제 우리의 일이 됩니다. 기꺼이 주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우리들을 몸으로 삼아 주님의 영은 이 땅에 현존하시며 영광을 받으시기 때문입니다.✠
<강론초록 2>
아버지와 내가 하나인 것처럼
요한복음은 서두에서 예수님께서 창조이전부터 성부 하느님과 함께 계셨던 말씀이시고 육신을 취하여 사람이 되신 성자이심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 대한 이러한 증언을 우리는 조심스럽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칫 우리는 예수님을 절반은 하느님이고 절반은 사람인 분, 그래서 육신은 인간이지만 그 마음과 능력은 신적인 초능력을 가지신 분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것은 성경이 전하려는 예수님의 바른 정체가 아닙니다. 예수님은 반신반인(半神半人)의 괴물 같은 존재가 아니십니다.
예수님은 분명 우리와 똑같은 참 사람이셨습니다. 살짝 겉모습만 인간의 탈을 쓴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예수님은 동시에 완전한 하느님으로 고백됩니다. 그저 인간 중에 빼어난 인간, 훌륭한 인간 정도가 아니라, 하느님과 본질이 같으신 분, 곧 삼위일체 성자 하느님이셨다는 증언입니다. 여기에 우리 그리스도교 신앙의 놀라운 신비와 역설이 있습니다.
부활사건은 예수님이 죽음에서 일으켜진 사건입니다. 사람 예수가 성자 하느님으로 변화된 사건인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주님의 부활사건은 곧 주님의 승천사건과 통합니다. 주님의 승천 이야기는 예수님이 하늘 공간 어딘가로 들려 올라가셨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고 완전한 인간이신 예수님께서 이제 죽음에서 일으켜지셔서 성자 하느님으로 인정 되셨음을 말하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부활사건과 승천사건이 전하려는 이 부분, 그러니까 예수님께서 바로 성자 하느님이셨다는 이 고백을 통해서 우리는 거꾸로 “어떻게 예수님의 인성 안에서 제자들은 성자의 영광을 보았는가, 나아가 성부의 영광을 보게 되었는가”를 정직하게 탐구해야 하는 것입니다.
부활사건의 전제는 예수님께서 일생동안 늘 하느님과 말씀과 기도로 하나가 되어 지내셨던 그 “일치”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전하시고자 했던 “하느님의 나라”도, “죄와 죽음으로부터의 구원”도,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의 이중 계명도, “서로 사랑하라”는 새로운 계명도 모두 오늘 예수님께서 드리신 “아버지와 내가 하나인 것처럼 이 사람들도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라는 기도 속에 녹아있습니다.
우리는 주님과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어떻게 가능합니까? 성령으로, 기도로 가능합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 아버지와 하나 되는 그 “일치”를 몸소 보여주셨고, 하느님 아버지를 아는 “영원한 생명”을 약속해주셨고, 우리들 모두가 “하나 되기를” 기도하셨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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