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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초록/2013년도설교초록

2013년 6월 2일 (연중9주일/ 환경주일) 성서정과 및 강론초록

 

 

2013년 6월 2일 (연중9주일 녹/ 환경주일) 성서말씀

 

열왕상 18:20-39

20 아합은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을 부르고 예언자들에게 가르멜 산으로 모이라고 하였다.
21 엘리야가 백성들 앞에 나서서 말하였다. "여러분은 언제까지 양다리를 걸치고 있을 작정입니까? 만일 야훼가 하느님이라면 그를 따르고 바알이 하느님이라면 그를 따르시오." 그러나 백성들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22 엘리야가 백성들에게 다시 말하였다. "야훼의 예언자로서 살아 남은 사람은 나 하나요. 그러나 바알의 예언자는 사백오십 명이나 있습니다.
23 이제 우리에게 황소 두 마리를 끌어다 주시오. 그들에게 한 마리를 잡아 장작 위에 올려놓고 불을 붙이지 않은 채 그냥 두게 합시다. 나도 한 마리를 잡아 장작 위에 올려놓고 불을 붙이지 않겠습니다.
24 당신들은 당신들이 섬기는 신의 이름을 부르시오. 나는 나의 하느님 야훼의 이름을 부르겠소. 어느 쪽이든지 불을 내려 응답하는 신이 참 하느님입니다." 그러자 백성들이 모두 그렇게 하자고 하였다.
25 엘리야가 바알의 예언자들에게 말하였다. "당신들이 수가 많으니 먼저 시작하시오. 황소 한 마리를 택하여 제물로 드리고 당신들 신의 이름으로 부르시오. 그러나 불을 붙이지는 마시오."
26 그들은 준비한 황소를 받아 잡아놓고는 아침부터 한낮이 되기까지 바알의 이름을 불렀다. "오, 바알이여, 대답하소서." 그러나 대답은커녕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들 예언자들은 자기네가 만든 제단을 돌면서 절뚝거리는 춤을 추었다.
27 한낮이 되자 엘리야가 그들을 조롱하여 말하였다. "바알은 신이니까, 더 크게 불러보아라. 깊은 사색에 빠져 계신지도 모르지. 외출 중인지 아니면 여행 중인지 혹은 잠이 드셨는지도 모르니 어서 깨워보아라."
28 그들은 더 크게 소리쳤다. 자기네 의식을 따라 칼과 창으로 몸에 상처를 내어 피까지 흘렸다.
29 한낮이 지나 제사 시간이 될 때까지 그들은 신접한 모습으로 날뛰었다. 그러나 여전히 대답은커녕 아무 소리도, 아무 기척도 없었다.
30 그러자 엘리야가 온 백성에게 자기 앞으로 다가오라고 말하였다. 백성들이 모두 다가오자 그는 허물어진 야훼의 제단을 고쳐 쌓았다.
31 엘리야는 일찍이 야훼께서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내려주신 야곱의 열두 아들들에게서 나온 지파의 수대로 돌을 열두 개 모았다.
32 엘리야는 그 돌 열두 개로 야훼의 제단을 쌓았다. 그리고 제단 주위에는 곡식 두 가마 정도 들어갈 만큼 큰 도랑을 팠다.
33 그는 장작을 쌓은 다음 송아지를 잡아 그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나서 물을 네 동이 가득 채워다가 번제물과 장작 위에 쏟으라고 하였다. 그들이 그대로 하자
34 그는 그렇게 한 번 더 하라고 하였다. 그들이 그대로 하자 다시 한 번 더 그렇게 하라고 하였다. 세 번을 붓자
35 물이 제단 주위로 넘쳐흘렀고 옆 도랑에 가득 괴었다.
36 제사 드리는 시간이 되어 예언자 엘리야가 앞으로 나와서 외쳤다. "오,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이스라엘의 하느님 야훼여, 이제 당신께서 이스라엘의 하느님이시고 제가 당신의 종이며 제가 한 모든 일이 당신의 말씀을 좇아 한 것임을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알게 하여주십시오.
37 응답해 주십시오. 야훼여, 저에게 응답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이 백성으로 하여금 야훼께서 하느님이심을 깨닫고 그들의 마음을 돌이키게 하신 분이 당신이심을 알게 하여주십시오."
38 그러자 야훼의 불길이 내려와 제물과 함께 나무와 돌과 흙을 모두 태웠고 도랑에 괴어 있던 물을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말려버렸다.
39 온 백성이 이 광경을 보고 땅에 엎드려서 부르짖었다. "야훼께서 하느님이십니다. 야훼께서 하느님이십니다."

또는 8:22-23,41-43

22 그리고 나서 솔로몬은 이스라엘 온 회중이 보는 가운데 야훼의 제단 앞에 서서 하늘을 향하여 두 팔을 들어올리고
23 기도하였다. "이스라엘의 하느님 야훼여, 위로 하늘이나 아래로 땅 그 어디에도 당신과 같은 신은 없습니다. 주님 앞에서 한마음으로 살아가는 종들에게 신실하시며 맺은 계약을 지켜주시는 분이십니다.
41 당신의 백성 이스라엘이 아닌 외국인이라도 그가 당신의 명성을 듣고 멀리서 찾아오거든,
42 당신께서 손을 펼치사 위력을 드러내시어 널리 알려진 당신의 명성을 듣고 와서 당신께서 사시는 전을 바라보며 기도드리거든
43 당신께서는 자리잡으신 곳, 하늘에서 들으시고 그 외국인의 청을 들어 그대로 이루어주십시오. 그리하시면 이 지상의 모든 백성들이 당신의 백성 이스라엘처럼 당신의 이름을 알게 되고 당신을 경외하게 될 것입니다.

 

시편 96

1 새 노래로 주님을 노래하여라. ◯ 온 세상아, 주님을 노래하여라.
2 주님을 노래하고 그 이름을 찬양하여라. 우리를 구원하셨다. ◯ 그 기쁜 소식 날마다 전하여라.
3 놀라운 일을 이루시어 이름을 떨치셨으니 ◯ 뭇 민족, 만백성에게 이를 알리어라.
4 높으신 주님을 어찌 다 찬양하랴. ◯ 신이 많다지만 주님만큼 두려운 신이 어디 있으랴.
5 뭇 족속이 섬기는 신은 모두 허수아비지만 ◯ 주께서는 하늘을 만드신 분이시다.
6 그 앞에 찬란한 영광이 감돌고 ◯ 그 계시는 곳에 힘과 아름다움이 있다.
7 힘과 영광을 주님께 돌려라. ◯ 민족들아, 지파마다 주님께 영광을 돌려라.
8 예물을 들고 하느님 앞에 나아가 ◯ 그 이름에 어울리는 영광을 주님께 돌려라.
9 거룩한 광채 입으신 주님을 경배하여라. ◯ 온 땅은 그 앞에서 무서워 떨어라.
10 이 땅을 든든하게 세우신 주 앞에서: “주님이 왕이시다”고 만방에 외쳐라. ◯ 만백성을 공정하게 심판하시리라.
11 하늘은 기뻐하고 땅은 즐거워하며: 바다도, 거기 가득한 것들도, 다 함께 환성을 올려라. ◯ 들도, 거기 사는 것도, 다 함께 기뻐 뛰어라.
12 숲의 나무들도 환성을 올려라: 주께서 세상을 다스리러 오셨다. ◯ 그 앞에서 즐겁게 외치어라.
13 그는 정의로 세상을 재판하시며 ◯ 진실로써 만백성을 다스리신다.
 ◉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 처음과 같이 지금도 그리고 영원히, 아멘

 

갈라 1:1-12

1 사도인 나 바울로가 이 편지를 씁니다. 나는 사도직을 사람에게서나, 사람을 통해서 받은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을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리신 하느님 아버지께로부터 받았습니다.
2 나는 나와 같이 있는 모든 형제들과 함께 갈라디아의 여러 교회에 문안 드리며
3 우리 아버지 하느님과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에게 내리시기를 빕니다.
4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 우리 아버지의 뜻을 따라 우리를 이 악한 세대에서 건져내시려고 우리 죄를 짊어지시고 당신 자신을 제물로 바치셨습니다.
5 하느님 아버지께서 영원토록 영광을 받으시기를 빕니다. 아멘.
6 그리스도의 은총으로 하느님의 자녀가 된 여러분이 그렇게도 빨리 하느님을 외면하고 또 다른 복음을 따라가고 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7 사실 다른 복음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다만 어떤 사람들이 여러분의 마음을 뒤흔들고 그리스도의 복음을 변질시키려 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8 우리는 말할 것도 없고 하늘에서 온 천사라 할지라도 우리가 이미 전한 복음과 다른 것을 여러분에게 전한다면 그는 저주를 받아 마땅합니다.
9 전에도 말한 바 있지만 다시 한 번 강조하겠습니다. 누구든지 여러분이 이미 받은 복음과 다른 것을 전하는 자가 있다면 그는 저주를 받아 마땅합니다.
10 내가 지금 사람들의 지지를 얻으려고 합니까? 아니면 하느님의 지지를 얻으려고 합니까? 내가 사람들의 호감이나 사려는 줄 압니까? 내가 아직도 사람들의 호감을 사려고 한다면 나는 그리스도의 일꾼이 아닐 것입니다.
11 형제 여러분, 내가 전한 복음은 사람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말해 둡니다.
12 이 복음은 내가 사람에게서 받은 것도 아니고 배운 것도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직접 나에게 계시해 주신 것입니다.

 

루가 7:1-10

[백인대장의 종을 고치신 예수 (마태오 8:5-13; 요한 4:43-54)]
1 예수께서는 이 모든 말씀을 사람들에게 들려주신 뒤에 가파르나움으로 가셨다.
2 마침 그 때 어떤 백인대장의 종이 중병으로 거의 죽게 되었는데 그는 주인이 대단히 아끼는 종이었다.
3 백인대장이 예수의 이야기를 듣고 유다인의 원로 몇 사람을 예수께 보내어, 집에 오셔서 자기 종을 살려주십사 하고 간청하게 하였다.
4 그래서 그들은 예수께 와서 간곡히 부탁 드리기를 "그 백인대장은 도와주실 만한 사람입니다.
5 그는 우리 민족을 사랑할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회당까지 지어주었습니다." 하였다.
6 이 말을 들으시고 예수께서는 그들과 함께 가셨다. 백인대장의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이르렀을 때에 백인대장은 친구들을 시켜 예수께 전갈을 보냈다. "주님, 수고롭게 오실 것까지 없습니다. 저는 주님을 제 집에 모실 만한 사람이 못 되며 7 감히 주님을 나가 뵐 생각을 못하고 있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하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낫겠습니다.
8 저도 남의 밑에 있는 사람입니다만 제 밑에도 부하들이 있어서 제가 이 사람더러 가라 하면 가고 또 저 사람더러 오라 하면 옵니다. 또 제 종에게 이것을 하라 하면 합니다."
9 예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감탄하시며 따라오는 군중을 돌아다 보시고 "잘 들어두어라. 나는 이런 믿음을 이스라엘 사람에게서도 본 일이 없다." 하고 말씀하셨다.
10 심부름 왔던 사람들이 집에 돌아가 보니 종은 이미 깨끗이 나아 있었다.

<본기도> 영원하신 하느님, 우리의 믿음에 성령을 더하여 주시나이다. 비오니, 우리가 옛 생활을 버리고 오직 우리 앞에 약속된 구원의 길을 다 달려서 영원한 기쁨의 면류관을 얻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한 분 하느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강론초록>

                        한 말씀만 하소서! (루가 7:1-10)

 

마태오복음 5-7장은 그 유명한 산상설교(山上說敎)입니다. 같은 내용인 루가복음 6:17절 이하를 평지설교(平地說敎)라 하지요. “가난한 사람들은 행복하다!”는 선언으로 시작해서 “이 말씀을 듣고 실행하라”고 당부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은 하느님께서 다스리시는 새로운 질서, 하느님 나라에 관한 알짜 가르침입니다. 오늘 복음서는 예수님께서 이 평지설교를 마치신 후 가파르나움의 선교현장으로 돌아오시어 백인대장의 종을 고치신 일을 전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만으로 병자를 만나지도 않고 병을 치유하신 것은 분명 “초자연적인 기적”입니다. 하지만 이 본문이 “믿음으로 초자연적인 치유가 가능하다”는 의학적 입장을 가지라는 뜻은 아니겠지요. 예수님이 전하시려는 뜻은 “모든 인간은 차별 없이 치유되어야 하고, 이 조건 없는 치유가 바로 하느님의 뜻이며 은총이고, 우리의 믿음은 그 은총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일이라”는 깨우침입니다. 백인대장은 이방인이고 로마제국 점령군의 장교입니다. 그런데  그는 유다인들에게 친절하고 우호적이었습니다. 현실적으로 지위와 입장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선행을 베풀 수 있다는 건 참 귀하고 아름다운 가능성입니다. 그 백인대장은 아끼는 종이 중병에 걸리자 예수님께 치유를 청합니다. 그리고 유다인 원로들이 그 청탁을 대신 예수님께 전합니다. 별 일 아닌 것 같지만 당시의 상황에서는 흔히 있기 어려운 일, 어쩌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민족적인 차별, 권력적인 차이, 계급적인 차등 을 넘어서며 오로지 사람에 대한 배려와 사랑이 추구되고 있습니다. 백인대장의 고백은 자기 욕심을 위해 드러내는 종교적인 열광이 아닙니다. 그의 고백은 인간에 대한 애정과 그 인간의 주님이 되시는 예수님께 대한 철저한 신뢰를 보여줍니다. 그 신뢰를 칭찬하시며 예수님은 백인대장의 종을 치유하셨습니다. 하느님의 크신 은총으로 인간의 장벽과 한계를 넘어 놀라운 사랑의 치유를 이루어주신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감사성찬례를 통하여 이 백인대장의 믿음과 고백을 우리 것으로 삼습니다. 성체를 영하기 전에 “주님을 내 안에 모시기를 감당치 못하오니, 한 말씀만 하소서. 제가 곧 나으리이다!”하는 고백을 드립니다. 성체성사는 주님의 완전한 사랑과 그에 대한 우리의 완전한 신뢰로 이루어집니다. 고단하고 불안하고 우울한 세상살이 가운데서도 우리는 주님을 굳게 의지할 수 있습니다. ‘이방인’ ‘점령군’ 백인대장의 ‘종’을 고쳐주시는 예수님을 보면, 이 세상 누구라도 하느님의 은총에서 배제되는 사람은 없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다만 “그저 한 말씀만 하소서!” 하는 믿음이 있다면 우리는 모두 치유와 회복의 은총을 풍성히 누릴 수 있습니다.

오늘은 모든 교회가 함께 지키는 환경주일(環境主日)입니다. 인류멸절의 위기를 가져오는 환경문제의 근본원인은 우리가 절제 없이 욕망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허락된 세상은 그 자체가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이기적 욕망을 달성하려고 차별과 억압의 구조를 세우고 방어하는 태도를 버려야 합니다. 은총을 되새기며 겸손한 감사와 단호한 신뢰로 고백해야 합니다. “한 말씀만 하소서! 우리가 곧 나으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