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615098.html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시국선언문
"다만 정의를 강물처럼 흐르게 하여라" 아모스 5:24
지금은 정의와 평화의 사도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강림을 기다리는 대림절입니다. 대림절은 설렘과 희망의 절기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정치 상황은 절망적입니다. 우리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은 지난 9월에도 국정원 선거개입 사태를 우려하고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시국 선언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지난 대통령 선거가 국정원뿐 아니라 정권 전반이 연루된 총체적 부정선거였음이 속속 드러나고 있음에도 그 수혜자인 대통령과 집권여당은 사태 해결을 위한 진정성 있는 자세를 버린 채 검찰수사를 방해하고 언론을 통제하는 등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더욱이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각계의 우려와 정당한 요구를 종북 몰이, 국가 정통성에 대한 도전,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으로 호도하며 공안정국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이는 날로 가중되고 있는 경제난과 더불어 국론을 분열시키고 불필요한 정쟁을 양산하며 결국 이 사회를 수 십 년 전으로 후퇴시키는 근원적 뿌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정의와 평화는 모든 종교인들이 지키고 추구해야 할 첫 번째 덕목입니다. 사회가 부패할 때는 소금의 역할을, 진실이 탄압받는 어둠의 시대에는 빛의 역할을 하는 것이 종교인들의 소명입니다. 따라서 천주교, 불교, 개신교의 시국 선언과 그들의 행동에 대해 대한성공회 정의 평화사제단은 전적인 지지와 신뢰를 보내며 그들과 함께 할 것입니다.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은 세계 성공회 일치의 상징인 켄터베리 대주교(저스틴 웰비)의 "정의는 그리스도교의 중심입니다.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과 함께 보다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기 위해 정의를 추구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이 지녀야 할 정체성의 근본입니다. 정의가 사라지면 희망도 없습니다. 정의가 존중받으면 가난한 사람들이 희망을 가집니다." 라는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러기에 그리스도인들과 교회의 적극적 행동을 주문하고 있는 이웃 종교 지도자들, 사회 각계의 염원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끼며 다음과 같이 우리의 요구를 밝히는 바입니다.
하나,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통령 선거 기간 중에 일어난 국정원과 군 정보기관을 비롯한 정부 기관들의 선거 개입에 대해 공정한 수사를 보장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등 그 선거의 최종 수혜자로서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주기 바랍니다.
하나,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정의와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각 계 국민들의 정당한 비판과 요구에 대한 마녀사냥식의 종북 몰이와 분열과 갈등을 증폭시키는 선동과 탄압을 즉각 중단하기 바랍니다.
하나, 정치인들과 언론인 여러분에게도 부탁드립니다. 진실, 오직 진실만을 말하십시오! 그것이 민주주의이며 정의이고 평화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만약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끝까지 진실을 외면하고 사태를 호도하려 든다면 이 정권은 더 큰 국민적 저항에 맞닥뜨릴 것임을 경고합니다. 우리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역시 대통령직 사퇴를 포함한 더 강한 요구로 나서게 될 것임을 천명하는 바입니다.
2013년 12월 12일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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