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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이야기- 신앙체험의 정리와 반성/교리이야기

성모 마리아 신심(3)


                                              성모 마리아 신심 (3)
                                     - 삼위일체 신앙 안에서의 마리아 신심

앞서 두 차례 “성모 마리아 신심”에 대해서 성공회와 천주교의 신학적 토의와 합의를 통해 살펴보았습니다. 성모 마리아를 공경하는 신심(信心)이 교회와 신자들에게 유익하고 필요하지만 어디까지나 교회의 신앙(信仰)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확인이 주된 내용입니다. 신앙(Faith)과 신심(Devotion)은 구별됩니다. 영어의 표현을 빌자면 삼위일체 하느님 신앙은 우리가 그 안에 서고 거(居)해야 하는 믿음(believe in), 곧 하느님께서 계시를 통하여 우리에게 베풀어주시는 믿음이라 하겠고 이에 비해 마리아 신심은 하느님을 믿는 그 믿음의 토대 위에서 우리가 하느님께 바쳐드리는 믿음(believe on)이라 하겠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신앙(Faith)은 신경(信經)으로 정리되고 고백되지만 그 본질은 살아계신 하느님께 우리의 생명과 생활을 봉헌하고 의탁하여 살아가는 삶입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은 우리의 인지(認知)나 의지(意志)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우리를 향해 가지신 뜻과 사랑과 우리에게 행하신 실제의 일에서 비롯됩니다. 하느님의 창조와 구원과 보살핌을 깨닫고 경험하며 우리는 하느님을 거룩하신 삼위일체 하느님으로 고백하고 흠숭(欽崇)을 드립니다. 그 흠숭의 신앙은 우리가 그 안에서 하느님과 회복된 올바른 관계를 누리며 하느님의 뜻과 사랑에 일치되어 살아가게 해줍니다. 신심(Devotion)은 헌신(獻身)으로 번역되기도 하는데 삼위일체 하느님께서 구원사역 가운데 베풀어주신 어떤 일과 사람에 대한 구체적인 사랑의 공경(恭敬)입니다.

신앙과 신심은 그 차원에서 분명히 구분되지만 내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활동으로 실천되지 않고 신심으로 헌신되지 않는 신앙은 추상적인 원리나 심리적 상태처럼 여겨질 위험이 있습니다. 우리의 신앙은 생활 속에서 다양한 신심 곧 헌신을 통해서 구체적으로 표현되고 세상의 구원에 이바지하게 됩니다. 신심은 주관적인 은혜나 목적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이 땅에 이루어가시는 하느님의 나라” 곧 “하느님의 선교(Missio Dei)”를 위해서 중요합니다. 성모 마리아 신심을 비롯하여 모든 신심은 오로지 삼위일체 하느님의 신앙 안에서 참된 의미와 열매를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