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26일 (모든 한국인 순교자들/ 월/ 홍) 성서말씀
스바 3:14-20
스바 3:14-20
14 수도 시온아, 환성을 올려라. 이스라엘아, 큰소리로 외쳐라. 수도 예루살렘아, 마음껏 기뻐하며 축제를 베풀어라. 15 야훼께서 원수들을 쫓으셨다. 너를 벌하던 자들을 몰아내셨다. 이스라엘의 임금, 야훼께서 너희와 함께 계시니 다시는 화를 입을까 걱정하지 마라. 16 그 날이 오면, 예루살렘에 이렇게 일러주어라. "시온아, 두려워 마라. 기운을 내어라. 17 너를 구해 내신 용사 네 하느님 야훼께서 네 안에 계신다. 너를 보고 기뻐 반색하시리니 사랑도 새삼스러워라. 명절이라도 된 듯 기쁘게 더덩실 춤을 추시리라."
18 "나는 너에게 내리던 재앙을 거두어들여 다시는 수모를 받지 않게 하리라. 19 그 때가 되면, 너를 억누르던 자를 다 없애버리고 절름발이는 고쳐주며 길 잃은 자들을 찾아내어 고국으로 데려오리라. 그 때가 되면, 온 세상에서 내 백성은 칭송을 자자하게 받으며 이름을 떨치리라. 20 그 때가 되면, 내가 너희를 데려오리라. 너희를 이리로 모아들이리라. 내가 너희의 면전에서 너희에게 광복을 안겨줄 때, 너희는 세계 만방에서 칭송을 자자하게 받으며 이름을 떨치리라." 야훼께서 말씀하신다.
18 "나는 너에게 내리던 재앙을 거두어들여 다시는 수모를 받지 않게 하리라. 19 그 때가 되면, 너를 억누르던 자를 다 없애버리고 절름발이는 고쳐주며 길 잃은 자들을 찾아내어 고국으로 데려오리라. 그 때가 되면, 온 세상에서 내 백성은 칭송을 자자하게 받으며 이름을 떨치리라. 20 그 때가 되면, 내가 너희를 데려오리라. 너희를 이리로 모아들이리라. 내가 너희의 면전에서 너희에게 광복을 안겨줄 때, 너희는 세계 만방에서 칭송을 자자하게 받으며 이름을 떨치리라." 야훼께서 말씀하신다.
시편 130
1 야훼여, 깊은 구렁 속에서 당신을 부르오니,
2 주여, 이 부르는 소리 들어주소서. 애원하는 이 소리, 귀 기울여 들으소서.
3 야훼여, 당신께서 사람의 죄를 살피신다면, 감당할 자 누구이리까?
4 그러나 용서하심이 당신께 있사오니 이에 당신을 경외하리이다.
5 나는 야훼님 믿고 또 믿어 나의 희망 그 말씀에 있사오니,
6 새벽을 기다리는 파수꾼보다 내 영혼이 주님을 더 기다리옵니다.
7 새벽을 기다리는 파수꾼처럼 이스라엘이 야훼를 기다리옵니다. 인자하심이 야훼께 있고 풍요로운 속량이 그에게 있으니
8 그가 이스라엘을 속량하시리라. 그 모든 죄에서 구하시리라.
로마 8:33-39
33 하느님께서 택하신 사람들을 누가 감히 고소하겠습니까? 그들에게 무죄를 선언하시는 분이 하느님이신데 34 누가 감히 그들을 단죄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스도 예수께서 단죄하시겠습니까? 아닙니다. 그분은 우리를 위해서 돌아가셨을 뿐만 아니라 다시 살아나셔서 하느님 오른편에 앉아 우리를 위하여 대신 간구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35 누가 감히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떼어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혹 위험이나 칼입니까?
36 우리의 처지는, "우리는 종일토록 당신을 위하여 죽어갑니다. 도살당할 양처럼 천대받습니다."라는 성서의 말씀대로입니다. 37 그러나 우리는 우리를 사랑하시는 그분의 도움으로 이 모든 시련을 이겨내고도 남습니다.
38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생명도 천사들도 권세의 천신들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능력의 천신들도 39 높음도 깊음도 그 밖의 어떤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를 통하여 나타날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놓을 수 없습니다.
요한 12:20-32
20 명절 때에 예배를 드리러 올라왔던 사람들 중에는 그리스 사람도 몇이 있었다.
21 그들은 갈릴래아 지방 베싸이다에서 온 필립보에게 가서 "선생님, 예수를 뵙게 하여주십시오." 하고 간청하였다. 22 필립보가 안드레아에게 가서 이 말을 하고 두 사람이 함께 예수께 가서 그 말을 전하였다. 23 그러자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람의 아들이 큰 영광을 받을 때가 왔다. 24 정말 잘 들어두어라.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아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25 누구든지 자기 목숨을 아끼는 사람은 잃을 것이며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목숨을 보존하며 영원히 살게 될 것이다. 26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있는 곳에는 나를 섬기는 사람도 같이 있게 될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높이실 것이다."
27 "내가 지금 이렇게 마음을 걷잡을 수 없으니 무슨 말을 할까? '아버지, 이 시간을 면하게 하여주소서.' 하고 기원할까? 아니다. 나는 바로 이 고난의 시간을 겪으러 온 것이다. 28 아버지,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내소서." 그 때에 하늘에서 "내가 이미 내 영광을 드러냈고 앞으로도 드러내리라." 하는 음성이 들려왔다. 29 거기에 서서 그 소리를 들은 군중 가운데는 천둥이 울렸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천사가 예수께 말하였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30 그러나 예수께서는 "이것은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너희를 위해서 들려온 음성이다. 31 지금은 이 세상이 심판을 받을 때이다. 이제는 이 세상의 통치자가 쫓겨나게 되었다. 32 내가 이 세상을 떠나 높이 들리게 될 때에는 모든 사람을 이끌어 나에게 오게 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본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주께서는 한인 순교자들이 모든 위협과 고통 앞에서도 담대히 신앙을 고백하며 순교할 수 있는 은총과 힘을 주셨나이다. 비옵나니, 이제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들을 추모하는 우리가 이 세상에서 주님을 열심히 증거하여 그들과 함께 영원한 생명의 면류관을 얻게 하소서. 이는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한 분 하느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기도하나이다. 아멘.
<강론초록1>
우리 모두는 잠재적인 순교자
오늘 우리는 이 땅의 참으로 고난에 찬 현실 가운데서 주님과 복음과 교회를 위하여 생명까지 기꺼이 바치신 한국인 순교자들을 기념합니다. 주님의 말씀을 따라, 주님의 십자가를 따라, 순교를 택한 이들은 정말 복되고 위대합니다. 어차피 유한한 인생, 피할 수 없는 죽음과 맞바꾸어 그들은 하느님의 사랑을 택했고 영원한 생명을 얻었습니다. 우리는 그 분들의 사랑과 지혜와 용기를 본받기 원합니다.
그런데 순교에 대한 우리의 이러한 찬양과 다짐이 정말 우리를 순교의 삶을 살아가도록 해주는 힘이 될 수 있을까요? 정말 환란과 박해 속에서 우리가 우리의 믿음을 지킬 수 있을까요? 그 때, 정말 하느님이 우리의 비참함을 모르시는 듯 그저 침묵하고 계실 때, 우리는 세상의 유혹과 죽음과 고통의 위협 속에 견딜 수 없이 힘들고 아파서 신음할 때, 그 때 우리가 지키려는 믿음은 과연 무엇일까요?
오늘 순교자들을 기념하는 일은 그 분들의 영웅적인 믿음을 찬양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할 수 없지만 그들은 해내었기 때문에 그들을 기리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도리어 우리는 그 분들이 해내었다면 우리도 할 수 있으리라는 소망을 갖습니다. 왜냐하면 진정한 순교는 인간의 판단과 의지로 가능한 것이 아니고 오로지 하느님의 은총과 하느님의 능력으로,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하느님의 진리 안에서 가능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순교자들의 삶과 죽음을 통해서 그 분들의 흔들림 없는 의지에도 경탄하지만, 그보다도 그들을 인도하시고 붙들어주신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을 찬양합니다. 그들의 순교를 통해 다시금 드러나는 예수님의 십자가 수난과 부활의 승리를 찬양합니다.
우리도 모두 잠재적인 순교자들입니다. 우리가 순교의 길을 걸을 수 있는 것은 우리의 믿음이 굳세고 의지가 강해서가 아니라, 우리는 모두 다 연약하고 부족한 이들이지만, 바울로 사도의 고백처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사로잡고 있고 이 땅과 저 하늘의 그 무엇도 그 사랑을 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조용히 되물어봅니다. 나는 과연 오늘 나의 삶, 희노애락이 끝없이 교차하는 이 유한한 삶 속에서, 이 삶을 통하여 이 삶을 초월하게 해주는 예수 그리스도의 그 사랑을 진실로 깨닫고 누리는 것일까... ? ***
<강론초록2>
성공회 한인 순교자
순교라는 그리스어 ‘마티레오’ (martyreo)는 ‘증언하다’, ‘증거 하다’, ‘증인이 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복음의 진리를 증언하고 증거하기 위해서 고난과 핍박을 당하고 끝내는 죽음의 길도 간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일반적으로 순교라고 말할 때에는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첫째, 순교자는 실제로 죽임을 당해야 하고,
둘째, 그 신앙을 반대하고 핍박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하며,
셋째, 진리를 옹호하고 지키기 위해 스스로 죽음을 받아들인 사람이어야 합니다. 즉 자신이 믿고 있는 신앙의 가치가 하나밖에 없는 목숨보다 더 귀하다는 신념과 확신이 있어야 가능했던 일이지요.
우리 성공회도 이렇게 순교의 길을 걸어간 사람들이 있습니다. 특별히 6.25 동란 때 순교를 당하신 분들의 사진이 주교좌성당 오른쪽 수랑에 있고 순교자 추모비가 밖에 있습니다.
오늘 순교자로 기념하는 분 가운데 몇 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윤달용(모세) 신부 : 서울대성당 사제로서 50년 7월 17일 공산군에 의해 서울 회현동 소재 정치보위보로 연행되었다가 그 후 처형당하셨습니다.
2) 조용호(디모데)신부 : 인천 내동 성당 관할사제이셨던 조 신부님은 50년 7월 25일 공산군에 연행되었다가 그 후 처형당하셨습니다.
3) 이원창 (미카엘)신부 : 평양지역의 총사제였던 이 신부님은 6.25 동란 당시 다른 사제들은 모두 남하시키고 자신은 최후까지 교회를 지키다 평양에서 순교하셨습니다.
4) 이도암(알버트) 신부 : 영국인 선교사로서 50년 7월 26일 인천에서 공산군에 체포되었다가 그 후 처형당했습니다.
5) 홍갈로 : 찰스헌트 신부 : 일찌기 1910년부터 영국 선교사로 한국에서 일한 그는 서울대성당사제로 일하던 중 50년 7월 18일 공산군에 연행되었고 그 후 공산군이 북으로 후퇴할 때에 도보로 강제 납북되었다가 11월 20일 경 추위와 배고픔으로 참혹하게 운명하셨습니다.
6) 마리아 클라라 수녀 : 구세실 주교 홍갈로 신부 그리고 그 밖의 다른 선교사들과 함께 공산군에 의해 강제로 납북되었습니다. 수녀님은 배고픔과 모진 추위에 시달리다가 중강진 지방의 벌판에서 별세하였고, 구세실 주교님께서 수녀님을 눈 속에 장사지냈다고 합니다.
잠시 이 분들의 삶과 신앙을 생각하며 묵상합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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