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3일 (성삼위일체주일) 성서말씀
환경주일
이사 6:1-9
1 우찌야 왕이 죽던 해에 나는 야훼께서 드높은 보좌에 앉아 계시는 것을 보았다. 그의 옷자락은 성소를 덮고 있었다. 2 날개가 여섯씩 달린 스랍들이 그를 모시고 있었는데, 날개 둘로는 얼굴을 가리고 둘로는 발을 가리고 나머지 둘로 훨훨 날아다녔다. 3 그들이 서로 주고받으며 외쳤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만군의 야훼, 그의 영광이 온 땅에 가득하시다." 4 그 외침으로 문설주들이 흔들렸고 성전은 연기가 자욱하였다.
5 내가 부르짖었다. "큰일났구나. 2)이제 나는 죽었다. 나는 입술이 더러운 사람, 입술이 더러운 사람들 틈에 끼여 살면서 만군의 야훼, 나의 왕을 눈으로 뵙다니……." 2)"나는 아무 말도 못하게 되었다."라고 옮길 수도 있다. 6 그러자 스랍들 가운데 하나가 제단에서 뜨거운 돌을 불집게로 집어가지고 날아와서 7 그것을 내 입에 대고 말하였다. "보아라, 이제 너의 입술에 이것이 닿았으니 너의 악은 가시고 너의 죄는 사라졌다." 8 그 때 주의 음성이 들려왔다. "내가 누구를 보낼 것인가? 누가 우리를 대신하여 갈 것인가?"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 하고 내가 여쭈었더니 9 주께서 이르셨다. "너는 가서 이 백성에게 일러라. '듣기는 들어라. 그러나 깨닫지는 마라. 보기는 보아라. 그러나 알지는 마라.'
시편 29
1 하느님을 모시는 자들아, 주님께 돌려 드려라. ◯ 영광과 권능을 주님께 돌려 드려라.
2 그 이름이 지니는 영광 주님께 돌려 드려라. ◯ 거룩한 빛 두르신 주님께 머리를 조아려라.
3 주님의 목소리가 바다 위에 울려 퍼진다. ◯ 영광의 하느님께서 천둥소리로 말씀하신다.
4 주께서 바닷물 위에 나타나신다. 그 목소리는 힘차시고 ◯ 그 목소리는 장엄하시다.
5 주님의 목소리에 송백이 쩌개지고 ◯ 레바논의 송백이 갈라진다.
6 레바논산이 송아지처럼 뛰고 ◯ 시룐산이 들송아지처럼 뛰게 하신다.
7, 8 주님의 목소리에 불꽃이 튕기고, 광야가 흔들거린다. ◯ 주 앞에서 카데스 광야가 흔들린다.
9 주님의 목소리에, 상수리나무들이 뒤틀리고 ◯ 숲들은 벌거숭이가 된다.
¶ 모두 주님의 성전에 모여 ◯ 한결같이 그 영광을 기린다.
10 주께서 거센 물결 위에 옥좌를 잡으시고 ◯ 영원히 왕위를 차지하셨다.
11 주님의 백성들아, 그에게서 새 힘을 얻고 ◯ 복을 받아 평화를 누리어라.
◉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 처음과 같이 지금도 그리고 영원히, 아멘
로마 8:12-17
12 그러므로 형제 여러분, 우리는 과연 빚을 진 사람입니다. 그러나 육체에 빚을 진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우리는 육체를 따라 살 의무는 없습니다. 13 육체를 따라 살면 여러분은 죽습니다. 그러나 성령의 힘으로 육체의 악한 행실을 죽이면 삽니다. 14 누구든지 하느님의 성령의 인도를 따라 사는 사람은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15 여러분이 받은 성령은 여러분을 다시 노예로 만들어서 공포에 몰아넣으시는 분이 아니라 여러분을 하느님의 자녀로 만들어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성령에 힘입어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릅니다. 16 바로 그 성령께서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라는 것을 증명해 주십니다. 또 우리의 마음속에도 그러한 확신이 있습니다. 17 자녀가 되면 또한 상속자도 되는 것입니다. 과연 우리는 하느님의 상속자로서 그리스도와 함께 상속을 받을 사람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고난을 받고 있으니 영광도 그와 함께 받을 것이 아닙니까?
요한 3:1-17
1 바리사이파 사람들 가운데 니고데모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유다인들의 지도자 중 한 사람이었는데 2 어느 날 밤에 예수를 찾아와서 "선생님, 우리는 선생님을 하느님께서 보내신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계시지 않고서야 누가 선생님처럼 그런 기적들을 행할 수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였다.
3 그러자 예수께서는 "정말 잘 들어두어라. 1)누구든지 새로 나지 아니하면 아무도 하느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 하고 말씀하셨다. 1)"위로부터 나지 아니하면"이라고 옮길 수도 있다.
4 니고데모는 "다 자란 사람이 어떻게 다시 태어날 수 있겠습니까? 다시 어머니 뱃속에 들어갔다가 나올 수야 없지 않습니까?" 하고 물었다.
5 "정말 잘 들어두어라. 물과 성령으로 새로 나지 않으면 아무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 6 육에서 나온 것은 육이며 영에서 나온 것은 영이다. 7 새로 나야 된다는 내 말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라. 8 바람은 제가 불고 싶은 대로 분다. 너는 그 소리를 듣고도 어디서 불어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모른다. 성령으로 난 사람은 누구든지 이와 마찬가지다."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시자 9 니고데모는 다시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가 있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10 예수께서는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스라엘의 이름난 선생이면서 이런 것들을 모르느냐? 11 정말 잘 들어두어라.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말하고, 우리의 눈으로 본 것을 증언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너희는 우리의 증언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12 너희는 내가 이 세상 일을 말하는데도 믿지 않으면서 어떻게 하늘의 일을 두고 하는 말을 믿겠느냐? 13 하늘에서 내려온 사람의 아들 외에는 아무도 하늘에 올라간 일이 없다. 14 구리뱀이 광야에서 모세의 손에 높이 들렸던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높이 들려야 한다. 15 그것은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려는 것이다. 16 하느님은 이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보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여주셨다. 17 하느님이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단죄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아들을 시켜 구원하시려는 것이다.
<본기도> 찬송 받으실 삼위일체 하느님, 주께서는 우주만물의 창조주이시며 또한 모든 인류의 구세주가 되시나이다. 비오니, 우리가 성령의 능력 안에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지극한 영광과 권능을 경배하며 찬양하게 하소서. 이는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한 분 하느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강론초록1>
새로 난 사람으로 세상을 새롭게 (요한 3:1-17)
삼위일체 교리는 하느님께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으로 한 분이시라는 가르침입니다. “삼위일체”는 철학적 공론이 아닙니다. 처음 제자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느님을 알게 되었고 성령의 지혜와 능력을 힘입어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게 되었다는 증언을 담아내려 했던 신앙고백입니다.
오늘 복음성경은 니고데모와 예수님의 대화를 통해서 그리스도교 삼위일체 신앙의 본질을 알려줍니다.
하느님을 아는 일은 원시인들이 천둥번개에 놀라 신을 찬양하는 그런 수준일 수 없습니다. 제자들은 “아드님이신 예수님을 통해서 아버지이신 하느님을 알게 되었다”고 고백합니다. 당시 랍비들이 성경풀이를 통해 “하느님에 관해서” 알려 주려 했다면, 예수님은 하느님을 아는 당신의 앎을 온전히 삶으로 사심으로써 “하느님을” 알게 해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을 믿는 일 역시 예수님에 관한 지적인 인식을 갖는 일이 아니라 그 분의 삶을 뒤따르며 십자가와 부활 사건에 참여하는 일이 되었습니다.
새로 나야만, 위로부터 나야만, 물과 성령으로 새로 나야만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는 주님의 말씀은 세례성사를 암시합니다. 이기적이고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옛자아를 죽이고 성령의 마음과 관점과 소망을 가진 새자아로 새로 나는 일이 신자의 탄생입니다. 새로 나야 한다는 말씀은 얼핏 우리가 이 세상과 관계없이 우리 영혼구원에 관심을 두고 살아야 저 세상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는 말씀처럼 들립니다. 천만에 말씀입니다. 새로 나는 것, 곧 물과 성령으로 새로 나는 일은 “저 세상에 가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을 하느님의 자녀로 살기 위한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진정한 관심은 “예수천당, 불신지옥”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은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며 이 땅을 살아가는 자, 다시 말하면 복음적인 가치로 우리 자신과 이 세상을 하느님의 나라로 변화시키고자 헌신하는 이들입니다. 그들이 바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이루게 됩니다. 그러한 신자의 탄생, 교회의 시작이 인간적 지혜나 결심이 아니라 성령의 이끄심으로 가능했다는 고백이 오순절 ‘성령강림’의 이야기로 전해집니다. 이러한 구원의 이야기가 성삼위일체,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 한 분임이시라는 교리에 담기게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이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보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여주셨다.”(요한3:16) 만일 하느님이 저 세상을 사랑하셔서 우리 영혼을 그리로 옮기는 일을 “영원한 생명”으로 보셨다면 성자 예수님도 협조자 성령님도 별 의미가 없게 됩니다. 성자 예수를 통하여 우리도 하느님의 자녀로서, 성령의 사람으로서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 속에 살아가게 되는 일이 “영원한 생명”의 의미입니다. “삼위일체”는 구원의 참뜻을 밝히는 귀한 믿음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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