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념^^

상식과 소신 2009.01.13 13:19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은 많은 이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입니다.
제 블로그를 방문해주시는 분들께 늘 감사드립니다.
성공회 교우도 계시고 아닌 분도 계시겠지요.
제가 "성공회 성직자" 신분인 까닭에 이곳의 글들엔
기본적인 성격과 한계가 있게 됩니다.

서울교구 성직자들도 인터넷공간에 까페가 있습니다.
최근 어느 신부님께서 "선교론"이라는 마당에 여러 개의 글을 올리며
이를 계기로 선교에 관한 논의가 진전되기를 원했습니다.

결과는 120명 넘는 회원 가운데 그 글을 읽어준^^ 분은 10여명에 불과하다는...
논의는 당연히 전혀 진전되지 않았고...
그래서 그 신부님은 노력의 방향을 돌리는 표시로 올린 글을 모두 지웠습니다.  
아래 글은 그 일에 대한 제 답글입니다.

혹시라도 제 글을 통해 성공회에 대해
부정적인 느낌을 받으시는 분이 계실까 조심스럽습니다.
성공회는 천사들의 교회가 아닙니다.  
일부러 드러낼 필요도 없고 일부러 감출 필요도 없는 "진실"이 있을 뿐입니다.
좌우간 모든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성공회는
제가 경험한 교회 가운데는 최선, 최고의 교회입니다. 
물론 저는 제가 경험한 사제 가운데 중간 쯤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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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왜 그러셨어요?... 잘하셨어요!...

이래서 좋은 글은 빨리 빨리 갈무리를 해두어야 한다니까요. ^^
늘 거기에 있겠지 생각하다 어느 날 다 사라져 버리면 황당하죠...
어쨌거나 저는 신부님의 좋은 글들 감사했어요.
내가 그 정도로 정리하려면 3일은 족히 걸릴 글을, 30분 안에 읽고 도움을 받으면 얼마나 좋아요...
저는 저 자신 항상 훌륭한 분들의 계몽의 도움을 받고
또 간혹은 제 앎으로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에요.
그래서 계몽주의자인가요...ㅋㅋ 

물론 "물음이 없는 이에게 답을 먼저 해주지 말라"는 것은 구도세계의 철칙이지요.
돼지에게 거룩한 것을 던지지 말라는 것은 주님의 말씀이기도 하구요.
우리는 스승도 제자도 아니니... 그 정도는 아니구
시장바닥에서 만난 장사꾼들도 아니니... 서로 배부른 돼지 보듯 할 수 없구... 
적어도 성직자의 지적 수준에서 솔직하게 생각을 나눠보자는 건데...
그마저도 여의치 않으니... 

성직자로 서품받으면 마치 물음과 공부가 끝난 것처럼 행세하는
이들을 보면 저는 참 안타깝죠.
저 역시 나는 왜 쓸데없다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고민을 골라서 많이할까...
가끔 왜 생각이 안들겠어요.
하지만 분명한 건...
나는 성직자로 태어난 게 아니라 신자로서 고민하다가 성직자가 되었어요.
지금도 성직자이기 이전에 
고민하는 성직자를 사랑하는 한 사람의 평신도의 마음이 제게 있답니다.
그 평신도의 궁금증에 답하고
그 평신도의 영적 목마름을 축여주려는 마음일 뿐입니다.
다른 명예욕, 다른 허영심, 다른 잘난 척은 정말 없어요... 

어제는 제 "교회주의자"라는 별명을 생각하며 한참을 걸었어요.
참으로 메아리 없는, 돌덩어리 같은 성직자들 사이에서
나 혼자 하는 고민이 무슨 소용일까,
결국 나는 교회에 무슨 희망을 두고 있는가 말이죠. 

저는 마음 속에서 주님의 음성을 이렇게 들었어요.
"네가 너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이들을 많이 얻어
교회의 세력을 이루었다면
그 어울림과 권력의 맛에 취하여
반드시 하느님도 사람도 잃어버렸을 것이다.
네 외로움, 네 모자람, 네 어리석음 때문에
너는 나를 향하여 나의 길을 걸어오게 되는 것이다." 

외롭고 모자라고 어리석은 사람들 가운데
저를 반가워하는 이들이 혹시 있을지 몰라요. 

나름 지혜있고 성공한 이들이
저같은 이의 말에 왜 귀를 기울여야 하겠어요.
비웃지 않으면 다행이지요.
그 분들은 다른 관심이 있고 다른 멘토가 있는 것이지요.
말씀들을 아끼셔서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도 제 블로그나 잘 관리해야겠어요.
그래도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아서 매일 조회수가 세자리를 향해가고 있다니까요.^^ 
참으로 별볼일없는 스스로의 주제파악을 다시 하며
그래도 낙심하지 않고 중얼거리겠어요.
은총에 감사하고 진리를 사랑한다구요...
그리구 말이 통하는 사람을 기뻐한다구요... (2009.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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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쁨의나무 임종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