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공회 탐구(4) 


                                      '
복음의 보편성'을 구현하는 교회 

 

성공회가 스스로를 '카톨릭교회'라고 표현하는 것은 결코 '천주교- 로마가톨릭교회'와 비슷하다거나 개신교가 아니라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든지' 열려 있는 보편적인 교회임을 주장하는 것입니다.

성공회는 '복음' 자체의 보편성에 근거한 교회, 말하자면 '예수 그리스도가 계신 곳'에 존재하는 교회, 곧 '모든 곳에서, 어느 시대에나, 그리고 모든 이에 의해서 받아들여진' 복음을 따르는 교회라는 의미입니다.
여러 교회와 공동체가 있지만 그 모든 교회는 스스로 세운 개별적 교훈이나 목적이 아니라 오로지 예수그리스도의 복음에 근거하여 존재하는 교회이어야 한다는 뜻일 것입니다.

복음의 보편성은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어진 구원사건은 시대와 장소와 종족을 초월하여 모든 인간에게 구원의 진리가 된다는 확신에서 생겨납니다. 복음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갖는 어쩔 수 없는 현실조건들, 이를테면 나이, 성별, 혈연, 지연, 지적능력, 경제적 차이, 신분, 취향 등의 다양함이 복음의 본질적 내용을 좌우할 수 없다는 믿음이기도 합니다. 가톨릭 신앙을 고백함으로써 우리는 모든 믿음의 교우들과 복음의 보편성을 공유하는 한 형제자매임을 확인하게 됩니다.

약간 시각을 좁혀서 우리 성공회 안의 문제를 한 가지 생각해 봅니다. 종종 가까운 지역교회가 세워졌음에도 일부러 먼 곳에 자리한 특정 교회에 출석하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이런 현상을 우리 교회의 '카톨릭적'인 성격에 비추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성공회는 어떤 지역교회의 한 사제가 복음의 보편성을 넘어서는 특수한 내용을 주장하는 일이 허용될 수 없는 공교회입니다. 어떤 지역교회가 자기의 경험을 전체 성공회가 이어오는 전통을 넘어서는 특수한 가치로 내세우는 법도 없습니다. 모든 성공회는 성공회로서 일정한 공통적인 신앙고백과 전례를 공유하고 있고 주교와 의회를 통해 일치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 교우가 스스로의 입장에서 출석교회를 자의적으로 선택하는 것은 별로 이유가 없고 바람직한 것도 아닙니다. '어느 곳에나 있는' 보편교회로서의 자기 지역교회에 출석하는 것이 원칙일 것입니다.
물론 예외가 있을 수 있습니다. 불가피한 사유로 교회의 인정을 받은 경우, 그리고 특정 교회를 섬기는 일에 자신이 꼭 필요한 경우 등입니다. 그런 경우는 도리어 필요하고 아름다운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성공회가 보편교회임을 말하면서도 성공회 신자가 출석교회를 자기 마음대로, 자기 편한대로 선택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모순에 빠지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

Posted by 기쁨의나무 임종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