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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이야기- 신앙체험의 정리와 반성/교리이야기

[옮김] 존 스토트가 말하는 기독교 근본주의와 복음주의



 

존 스토트 "목사님"의 기준에 따르면...  요즘 우리나라에서 WCC세계대회를 반대하고 훼방하는 이들은 "근본주의" 경향이라고 분류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들중 많은 이들은 스스로를 "복음주의자"라고 주장할 듯 하다. 근본주의보다는 복음주의가 뭔가 더 그럴듯한 느낌이 드니까... 근본주의는 뭔가 답답한 느낌이고, 자유주의 그러면 뭔가 날나리 같은 느낌이고...^^ (나만 그런 느낌인가?)

 

개인적으로 나는 근본주의를 근본절대주의로 해석한다. "근본"이야 중요하고 좋은 것이지만, 근본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고 처리하려 드는 것은 무리한 욕심이다. 식물에 뿌리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뿌리만 중요할 수는 없다. 열매는 잎사귀의 동화작용을 힘입어 가지에서 열리기 마련이고, 설사 뿌리를 먹는 채소라 하더라도 줄기와 잎사귀 없이는 열매가 불가능하다. 근본주의자들은 뼈와 해골만을 좋아하고 살과 피부는 싫어하는 꼴이다. 근본주의자들은 문자 그대로^^ "문자주의"를 신봉하므로... 당연히 내 "해석"을 이해도 못하겠지만...^^ 

 

나는 복음주의도 "복음적주의"라고 불러야 맞다고 본다. 아니, 그리스도교가 "복음"말고 도대체 무엇을 중심 내용으로 삼겠는가? 모든 그리스도교는 "복음주의"가 아닌가! 그런데 구태여 "복음적"이라는 기준을 자기들의 신학적인 입장에 부합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스스로 자기들만이 "복음주의"라고 내세우는 이들은 실상  "복음적주의자"들인 것이다. 그들은 대체로 "순수한 교리"가 성서의 사실적인 표현에 담겨있다고 보고 이를 확인하고 지켜내려 애쓰는 이들이다. 복음주의가 몇가지 원칙을 내세워 스스로를 복음주의라고 주장하면 그들과 조금이라도 다른 입장은 비복음주의가 될 터인데... 이런 자기주장은 좀 조심해야 한다고 본다. ^^

개인적으로 나는 영국 성공회의 "존 스토트 신부님"을 사랑하고 존경한다. 홀로 계시를 독점한 듯이 오만하게 느껴지는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님의 꾀임을 단호히 거절하여, 분리주의자의 길을 걷지 않고, 교회에 속한 이로서 신앙적 고백으로서의 진리를 추구했던 존 스토트 사제의 겸손함을 좋아한다. 하지만 "복음적주의자"들이 치켜세우는 "존 스토트 목사님"을 나는 다소 거리를 두고 경원하는 입장이다. 종종 그 분의 신앙과 지성에 못미치는 "복음적주의자" 또는 "근본절대주의자"들이 그 분 조차도 "자유주의자"라고 공격하는 것을 보면 민망하고 안타까워 마음이 아프지만...

 

나는 자유주의를 "자유로운 복음주의"라고 생각한다. 우리 시대에 어떤 이가 복음을 마음대로 해석하는 것은 물론 자유다. (사실 프로테스탄트는 이런 자유를 주장하며 성립한 교파다. 그런데 프로테스탄트 교회가 이 자유를 부정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다소 불편하지만 참아주어야 한다. 그렇지만 그 해석이 유익하려면 반드시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한 것이어야 한다. 한 개인이 자유로운 복음주의자로 홀로 지내면 영적으로 위험하다. 하지만 공동체에 속한 이들이 서로를 자유로운 복음주의자로 인정하면서 서로 존중하고 서로의 해석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멋지지 않은가? 개혁하는 보편교회라는 별명의 성공회는 이런 태도에 가깝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드는 걸 보니 구태여 구분하면 나는 "자유주의"에 가깝지 않은가 한다.^^

 

존 스토트 사제의 글을 기사화한 국민일보 김성원 기자의 글을 옮겨본다.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005213276&cp=du

 

 

존 스토트가 말하는 기독교 근본주의와 복음주의

 

입력:2011.08.01 15:05

 

[미션라이프] 지난 27일 타계한 세계 복음주의의 거장 존 스토트 목사는 기독교 근본주의와 복음주의를 구분하는 10가지의 분명한 잣대를 제시했다. 자신의 저서 ‘복음주의의 기본진리’(Evangelical Truth)에서다.

 

첫 번째, 근본주의는 반지성주의 경향을 보인다. 복음주의는 인간의 지성 역시 하나님이 주신 것으로 중요하게 여긴다.

 

두 번째, 근본주의는 문자주의에 치우친다. 복음주의는 성경의 비유, 시적 표현 등을 인정하고 문학적 방식을 따라 해석한다.

 

세 번째, 근본주의는 성경의 영감(inspiration)을 기계적으로 받아들인다. 복음주의는 하나님이 저자들의 재능을 충분히 활용했다고 본다. 네 번째, 근본주의는 성경본문을 자신을 위해 쓰여진 것처럼 직접 적용하려 든다. 복음주의는 성경의 문화적 맥락을 고려하고 현재 상황에 맞게 적용하려고 노력한다.

 

다섯 번째, 근본주의는 교회연합(에큐메니컬) 운동을 거부한다. 복음주의는 WCC(세계교회협의회)의 자유주의적인 방침은 비판하지만 성경적인 것은 지지하는 분별력을 발휘한다.

 

여섯 번째, 근본주의는 자신들과 맞지 않는 어떤 집단과의 교제도 거부한다. 복음주의는 교리적 순결을 지키면서 관용의 시각으로 바라본다.

 

일곱 번째, 근본주의는 세상의 가치와 기준을 무비판적으로 답습하거나 배척한다. 복음주의는 세상을 본받지 않되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도 헌신한다.

 

여덟 번째, 근본주의는 사회적 차별을 옹호하는 경향이 있다. 복음주의는 인종적·사회적·성적 평등을 실천한다.

 

아홉 번째, 근본주의는 교회의 소명을 단순히 복음 선포라고 주장한다. 복음주의는 전도를 우선하되 사회적 책임도 외면하지 않는다.

 

열 번째, 근본주의는 종말에 대해 지나치게 교조적이고 세세하다. 복음주의는 종말을 믿고 기다리지만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불가지론자로 남는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