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주교좌성당 <복음닷컴> 기고문)


                                      전례와 선교의 공동체를 섬기는 기쁨

                                                                                   임종호(프란시스) 신부

10년 전쯤 주교좌성당에서 <112복음화운동>이 시작되었고 그 소식지의 이름으로 <복음닷컴>이 정해졌습니다. 당시 전도사로 일했던 제게도 그 이름은 좀 낯설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참신한 발상이었습니다. 변화하는 시대, 변모하는 문화, 우리 시대의 사람들에게 생생한 복음을 전하여 교우를 얻어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을 담고 있는 이름이었지요. 우리 교회공동체의 소중한 새 가족들을 돌보고 섬기는 역할을 감당하며 100호가 넘게 발행된 일은 성공회 역사의 한 편에 기록될 의미 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주교좌성당에서 전례의 아름다움을 깊이 경험하고 익힌 후에 8년 6개월 전 당시 개척교회였던 분당교회로 파송되었습니다. 그리고 비록 작은 교회지만 성공회의 전례가 아름답게 드려지는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나름 애를 썼습니다. 매 주일 아침 교우들은 세상살이에 다소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슬러 교회에 모입니다. 그리고 주님의 부활을 축하하는 감사성찬례를 한마음이 되어 정성껏 바칩니다. 성체성사를 마치고 파송성가를 부를 때쯤이면 이미 교우들의 얼굴과 몸에 새로운 기쁨과 소망이 서려있는 것을 서로가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밝고 따듯한 표정으로 교제를 나누고 다시 가정과 일터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한 주간 삶 속에서 복음의 가치를 지키고 전하며 열심히 살아갑니다. 저는 참으로 교회의 참된 정체성이 전례(典禮)와 선교(宣敎)의 공동체라는 것을 행복하게 경험하였습니다.


전례는 성당내의 전례로 그치지 않고 선교를 통해 세상으로 이어집니다. 전례는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가 누구인지를 확인해주고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공급해줍니다. 그 정체성과  능력을 통해서 우리는 세상에서 주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선교에 힘쓰게 됩니다.


이제 다시금 주교좌성당에 보좌사제로 파송을 받았습니다. 어떤 분은 작은 교회에서 큰 교회로 가게 되었다고 “영전을 축하한다”고 인사하십니다. 하지만 저는 주교좌성당이 단순히 큰 교회, 여건이 좋은 교회로만 인식되는 것이 조금 서운합니다. 주교좌성당은 제게 전례와 선교의 참된 의미를 가르쳐준 교회입니다. 참으로 우리 성공회가 전례와 선교의 공동체로서 이 땅에 교회의 참 모습을 드러내는 일에 우리 주교좌성당이 앞장서는 일, 저는 그것을 자랑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작은 힘이지만 주교좌성당이 계속해서 전례와 선교가 생명력있게 순환하는 역동적인 교회 공동체가 되도록 열심히 섬기고자 합니다. 전례와 선교의 공동체를 섬기는 행복한  기쁨을 기대하며 사랑하는 모든 교우님들께 문안드립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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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쁨의나무 임종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