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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초록/2012년도설교초록

2012년 4월 8일 (부활대축일) 성서정과 및 강론초록

 

2012년 4월 8일 (부활대축일) 성서말씀

사도 10:34-43

34 베드로는 이렇게 말을 시작하였다. "나는 하느님께서 사람을 차별대우하지 않으시고
35 당신을 두려워하며 올바르게 사는 사람이면 어느 나라 사람이든지 다 받아주신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36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당신의 말씀을 전해 주셨는데 그것은 만민의 주 예수 그리스도를 시켜 선포하신 평화의 복음입니다.
37 이것은 여러분도 알다시피 요한이 세례를 선포한 이래 갈릴래아에서 비롯하여 온 유다 지방에 걸쳐서 일어났던
38 나자렛 예수에 관한 일들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분에게 성령과 능력을 부어주시고 그분과 함께 계셨습니다. 그래서 그분은 두루 다니시며 좋은 일을 해주시고 악마에게 짓눌린 사람들을 모두 고쳐주셨습니다.
39 우리는 예수께서 유다 지방과 예루살렘에서 행하신 모든 일을 목격한 사람입니다. 사람들이 그분을 십자가에 달아 죽였지만
40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사흘 만에 다시 살리시고 우리에게 나타나게 하셨습니다.
41 그분은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신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증인으로 미리 택하신 우리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분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신 뒤에 우리는 그분과 함께 먹기도 하고 마시기도 하였습니다.
42 그분은 우리에게 하느님께서 자기를 산 이들과 죽은 이들의 심판자로 정하셨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선포하고 증언하라고 분부하셨습니다.
43 모든 예언자들도 이 예수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그분의 이름으로 죄를 용서받을 수 있다고 증언하였습니다."

시편 118:[1-2]14-24

[1 주님께 감사노래 불러라, 그는 어지시다.   * “그의 사랑 영원하시다.”
2 이스라엘 문중아, 노래 불러라.   * “그의 사랑 영원하시다.”]
14 주님은 나의 힘 나의 노래   * 나의 구원이시다.
15 의로운 사람들의 집집에서   * 터져 나오는 저 승리의 함성
16 주님의 오른손이 번쩍 들렸다.   * 주님의 오른손이 힘을 떨치셨다.
17 나는 죽지 않고 살아서   * 주께서 하신 일을 널리 선포하리라.
18 주께서는 나를 벌하시고 또 벌하셨지만   * 그러나 죽게 버려두지는 아니하셨다.
19 정의의 문을 열어라.   * 내가 들어가 주님께 감사기도 드리리라.
20 이것이 주님의 문이니,   * 의인들이 이리로 들어가리라.
21 나의 기도 들으시고 나를 구해 주셨으니   * 주님께 감사기도 드립니다.
22 집 짓는 자들이 버린 돌이   *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나니,
23 우리 눈에는 놀라운 일,   * 주께서 하신 일이다.
24 이 날은 주께서 내신 날,   * 다 함께 기뻐하며 즐거워하자.

1고린 15:1-11

1 형제 여러분, 전에 내가 전해 준 복음을 여러분의 마음속에 되새겨주려고 합니다. 이 복음은 여러분이 이미 받아들였고 또 여러분의 믿음의 기초가 되어 있습니다.
2 그러므로 여러분이 헛되이 믿는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고 내가 전해 준 복음 그대로 굳게 지켜 나간다면 여러분은 이 복음으로 구원을 받게 될 것입니다.
3 나는 내가 전해 받은 가장 중요한 것을 여러분에게 전해 드렸습니다. 그것은 그리스도께서 성서에 기록된 대로 우리의 죄 때문에 죽으셨다는 것과
4 무덤에 묻히셨다는 것과 성서에 기록된 대로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셨다는 것과
5 그 후 여러 사람에게 나타나셨다는 사실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먼저 베드로에게 나타나신 뒤에 다시 열두 사도에게 나타나셨습니다.
6 또 한번에 오백 명이 넘는 교우들에게도 나타나셨는데 그 중에는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는 아직도 살아 있습니다.
7 그 뒤에 야고보에게 나타나시고 또 모든 사도들에게도 나타나셨습니다.
8 그리고 마지막으로 팔삭둥이 같은 나에게도 나타나셨습니다.
9 나는 사도들 중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이요 하느님의 교회까지 박해한 사람이니 실상 사도라고 불릴 자격도 없습니다.
10 그러나 내가 오늘의 내가 된 것은 하느님의 은총의 덕입니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주신 은총은 헛되지 않았습니다. 과연 나는 어느 사도보다도 더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내가 한 것이 아니라 나에게 주신 하느님의 은총으로 된 것입니다.
11 내가 전하든지 다른 사도들이 전하든지 우리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전하고 있으며 여러분은 그것을 믿었습니다.

요한 20:1-18 또는 마르 16:1-8

1 안식일 다음날 이른 새벽의 일이었다. 아직 어두울 때에 막달라 여자 마리아가 무덤에 가보니 무덤을 막았던 돌이 이미 치워져 있었다.
2 그래서 그 여자는 달음질을 하여 시몬 베드로와 예수께서 사랑하시던 다른 제자에게 가서 "누군가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갔습니다. 어디에다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하고 알려주었다.
3 이 말을 듣고 베드로와 다른 제자는 곧 떠나 무덤으로 향하였다.
4 두 사람이 같이 달음질쳐 갔지만 다른 제자가 베드로보다 더 빨리 달려가 먼저 무덤에 다다랐다.
5 그는 몸을 굽혀 수의가 흩어져 있는 것을 보았으나 안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6 곧 뒤따라온 시몬 베드로가 무덤 안에 들어가 그도 역시 수의가 흩어져 있는 것을 보았는데
7 예수의 머리를 싸맸던 수건은 수의와 함께 흩어져 있지 않고 따로 한 곳에 잘 개켜져 있었다.
8 그제야 무덤에 먼저 다다른 다른 제자도 들어가서 보고 믿었다.
9 그들은 그 때까지도 예수께서 죽었다가 반드시 살아나실 것이라는 성서의 말씀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10 두 제자는 숙소로 다시 돌아갔다.
11 한편 무덤 밖에 서서 울고 있던 마리아가 몸을 굽혀 무덤 속을 들여다보니
12 흰 옷을 입은 두 천사가 앉아 있었다. 한 천사는 예수의 시체를 모셨던 자리 머리맡에 있었고 또 한 천사는 발치에 있었다.
13 천사들이 마리아에게 "왜 울고 있느냐?" 하고 물었다. "누군가가 제 주님을 꺼내갔습니다. 어디에다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마리아가 이렇게 대답하고 나서
14 뒤를 돌아다보았더니 예수께서 거기에 서 계셨다. 그러나 그분이 예수인 줄은 미처 몰랐다.
15 예수께서 마리아에게 "왜 울고 있느냐? 누구를 찾고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마리아는 그분이 동산지기인 줄 알고 "여보셔요. 당신이 그분을 옮겨갔거든 어디에다 모셨는지 알려주셔요. 내가 모셔 가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16 예수께서 "마리아야!" 하고 부르시자 마리아는 예수께 돌아서서 히브리 말로 "라뽀니!" 하고 불렀다. (이 말은 '선생님.'이라는 뜻이다.)
17 예수께서는 마리아에게 "내가 아직 아버지께 올라가지 않았으니 나를 붙잡지 말고 어서 내 형제들을 찾아가거라. 그리고 '나는 내 아버지이며 너희의 아버지 곧 내 하느님이며 너희의 하느님이신 분께 올라간다.'고 전하여라." 하고 일러주셨다.
18 막달라 여자 마리아는 제자들에게 가서 자기가 주님을 만나 뵌 일과 주님께서 자기에게 일러주신 말씀을 전하였다.

마르 16:1-8

1 안식일이 지나자 막달라 여자 마리아와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와 살로메는 무덤에 가서 예수의 몸에 발라드리려고 향료를 샀다. 2 그리고 안식일 다음날 이른 아침 해가 뜨자 그들은 무덤으로 가면서 3 "그 무덤 입구를 막은 돌을 굴려내 줄 사람이 있을까요?" 하고 말을 주고받았다. 4 가서 보니 그렇게도 커다란 돌이 이미 굴러져 있었다. 5 그들이 무덤 안으로 들어갔더니 웬 젊은이가 흰옷을 입고 오른편에 앉아 있었다. 그들이 보고 질겁을 하자  6 젊은이는 그들에게 "겁내지 마라. 너희는 십자가에 달리셨던 나자렛 사람 예수를 찾고 있지만 예수는 다시 살아나셨고 여기에는 계시지 않다. 보아라. 여기가 예수의 시체를 모셨던 곳이다. 7 자, 가서 제자들과 베드로에게 예수께서는 전에 말씀하신 대로 그들보다 먼저 갈릴래아로 가실 것이니 거기서 그분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전하여라." 하였다. 8 여자들은 겁에 질려 덜덜 떨면서 무덤 밖으로 나와 도망쳐 버렸다. 그리고 너무도 무서워서 아무에게도 말을 못하였다.]


<본기도> 1) 영광의 하느님, 성자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부활하심으로 죄와 죽음의 권세를 물리치시고 영생의 문을 열어 주셨나이다. 비옵나니,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우리도 죄와 죽음을 이기고 부활의 능력 안에서 살아가게 하소서. 이는 ...

2) 영광의 하느님, 예수께서는 십자가에 죽으셨으나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셨나이다. 비옵나니, 우리가 죄와 죽음의 속박에서 벗어나 성령의 도우심으로 일생 주님만 섬기게 하소서. 이는 ...

3) 영광의 하느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부활하시어 놀라운 권능을 교회에 전해 주셨나이다. 비옵나니, 주님의 교회가 죄와 죽음에 매인 모든 이에게 그리스도의 새 생명을 선포하고 증거하게 하소서. 이는 ...

<강론초록1>

                                               부활의 은총과 능력


기쁜 부활절입니다. 왜 기쁘냐 하면 무참하게 십자가에 죽임을 당하신 예수님께서 다시 살아나셨기 때문입니다. 다시 살아나셨다는 것을 단순히 시체의 소생이나 죽기 전 상태로 환생한 걸로 생각하면 오해입니다. 다시 살아나셨다는 표현은 죽음을 겪으신 예수님께서 이제 차원이 다른 존재로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간 예수님께서 성자 하느님 예수님으로 높여지신 것입니다.

부활사건 자체는 신비에 쌓여 있습니다. 막달라 마리아와 제자들이 발견한 것은 빈무덤이었습니다. 물론 빈무덤 자체가 부활의 증거가 되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초기부터 예수님의 시체를 누군가 옮겨갔다는 주장이 부활에 대한 반론으로 제기되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식의 증명이나 반론은 쓸데없는 일입니다. 부활은 예수님의 시신에 일어난 어떤 일이 본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활은 우리와 함께 사시던 예수님이 죽임을 당하신 이후에도 여전히 우리와 함께 살아계시다는 체험이고 고백입니다. 예수님의 살아계신 인격을 도통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예수님께서 다시 살아나시어 나타나신들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파라오들은 거대한 피라미드를 지었고 진시황은 화려한 무덤을 남겼습니다. 무덤 자체에서 스러지는 인간의 영광을 구하다니 참으로 어이 없고 가련한 일입니다. 세상 지혜의 한계입니다. 정작 그 무덤에는 “죽음”의 그림자만 남아있을 뿐 살아있는 “생명”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 제자가 간신히 마련해드린 예수님의 무덤은 곧 빈무덤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삶과 죽음, 자신의 존재를 자신의 육체와 자아에 두지 않으셨고 오로지 하느님 아버지와의 관계에 두셨습니다. 예수님께 죽음이란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다 이룬 후에 기꺼이 아버지께 돌아가는 일이었습니다. 어찌 무덤에 잠들어 계실 일이겠습니까?

교우 여러분, 우리는 예수님과 함께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과 함께 죽어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의 무덤도 비게 될 것입니다. 무덤에 남길 시신이 우리가 아닙니다. 세례성사를 통하여 자아를 죽이고 은총으로 다시 태어났을 때 우리는 시신으로 무덤에서 썩어 사라질 운명을 벗어났습니다. 성체성사를 통해 예수님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심으로써 우리는 유한한 육체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지체로서의 우리를 확인해 왔습니다. 예수님이 꺽으신 죽음의 권세는 우리를 위협하지 못합니다. 우리의 죄는 용서되었고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진정 두려움 없이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를 깨닫는 것을 부활의 은총, 부활의 능력이라고 합니다. 주님 부활의 그 은총과 능력으로 저와 여러분을 축복합니다! *

<강론초록2>

                                                    부활이 뭐죠?

기쁜 부활절입니다. 그리스도교는 부활의 종교입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은 부활신앙이고 우리는 모두 부활의 증인입니다.
부활의 의미를 깊이 알고자 국어사전을 보니 “다시 살아남, 소생”이라고 적혀있습니다. 백과사전을 보니 “예수 그리스도가 죽었다가 썩지 않는 몸으로 다시 살아남”이라고 합니다. 역시 백과사전이 한수 위가 분명합니다.^^ 하지만 우리 그리스도인이 경험하고 증언하는 부활의 의미를 사전에서 구하려는 것은 사실 어리석은 짓이지요. 그래서 묵상 중에 하느님께 여쭈어 보았습니다. “부활이 뭐죠?” 주님이 답하시길 “그건, 네가 십자가를 지고 죽었을 때 알 수 있는 건데... 너는 진실로 십자가를 경험해봤니?”
저는 말문이 막힙니다. 십자가의 경험 없이는 부활을 이해할 수는 없다는 말씀인데... 순간 저는 성주간동안에 교회에 나와 성체수직을 하며, 십자가 경배를 하며 무릎 꿇어 기도하던 교우들의 뒷모습을 떠올렸습니다. 한분 한분의 등에 뚜렷이 얹히어 걸려있던 그들 각자의 십자가를 생각했습니다. “그래, 너희는 십자가를 지고 예수의 십자가를 바라보지. 나는 예수의 십자가를 통해서 너희의 십자가와 함께 한다. 우리는 십자가를 통해서 고통과 사랑으로 하나가 되는 것 아니니? 부활은 내가 너희의 십자가와 예수의 십자가를 내 사랑의 증표로 인정한 일이란다.”

라자로의 죽음을 슬퍼하는 이들과 함께 비통한 눈물을 흘리신 예수님이 생각났습니다. 마르타에게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겠고, 또 살아서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너는 이것을 믿느냐?”(요한11:25) 하신 그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부활은 시신에 일어난 기적의 문제이기보다 죽음의 세력 앞에서 사랑하는 이들이 겪는 슬픔과 고통의 문제일 것입니다. 부활은 과학의 주제가 아니라 믿음의 과제입니다. 믿음이란 바로 “죽은 자를 살리시고, 없는 것을 있게 만드시는 하느님”(로마5:17) 을 믿는 믿음이기 때문입니다. 예수의 십자가는 하느님의 사랑이 인간을 위해 당신 자신을 내어주는 사랑, 우릴 위해 피 흘리는 사랑임을 말해줍니다. 십자가에서 하느님의 그 사랑이 우리를 위한 고통과 슬픔이 되어 침묵하셨다면, 이제 예수님의 부활은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의 믿음을 통해 우리를 위한 강력하고 위대한 능력으로 다시 말씀하시겠다는 의지의 선언입니다. 눈과 손으로 주님의 못자국을 확인하자는 토마에게, 주님은 “너는 나를 보고야 믿느냐? 나를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말씀합니다. 침묵 속에서 주님의 음성을 듣는 이라야 십자가에서 부활을 볼 수 있습니다.✠

<강론초록3>
                             부활의 기쁨과 소망으로 축복합니다 (마태 28:1-10)

기쁜 부활절입니다. 우리는 마땅히 기쁘고 행복해야 합니다.
참혹한 십자가의 길을 걸으시면서도 안타까이 우는 부인들에게 “나를 위하여 울지 말고, 너와 네 자녀들을 위해 울어라”하신 주님의 깊은 사랑을 기억합니다. 이제 부활하신 주님을 맞으며 우리는 주님을 찬양하며 동시에 부활을 통해  새생명과 소망을 얻은 우리와 우리 자녀들을 위하여 감사하고 기뻐합니다.

어떤 이들은 말하길 “하느님은 인간이 머리 속으로 지어낸 관념의 투사물에 지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이 아니었다면 우리도 그 말이 옳다고 인정할 뻔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신에 대한 우리의 관념이 십자가에서 박살난 것을 경험했습니다. 우리가 소망을 걸었던 전능하신 그리스도는 십자가에서 무력하고 비참하고 허망하게 돌아가셨습니다. 아무도 머리 속 관념에 매달릴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새로운 경험 속에서 하느님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채찍자국 못자국 창자국 선명한 몸으로 다시 살아나셔서 우리의 믿음의 눈 앞에 나타나셨습니다. 하느님은 살아계시고 예수님을 다시 살리셔서 우리의 그리스도가 되게 하신 것입니다. 그 부활하신 예수님이 우리의 주님입니다.

어떤 이들은 말하길 “하느님이 살아계시다면 이 세상의 불행과 고통은 어인 일이냐?”고 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이 아니었다면 우리도 “그렇다, 세상은 본래 악한 것이고 현실은 부조리하고 우리는 어쩔 수 없다”고 동조할 뻔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하느님의 침묵을 다른 의미로 깨닫습니다. 우리의 탄원을 듣지 않으시는 것처럼 아무런 응답도 없으신 하느님의 침묵은 우리를 더더욱 고통스럽게 합니다.
하지만 부활사건을 통해 우리는 알게 됩니다. 하느님의 침묵은 무심한 방관이 아니라 우리의 깊은 고통과 고독 가운데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느님의 깊은 사랑 자체라는 것을! 그 사랑을 신뢰하며 우리는 의연히 불행과 고통을 이겨 나가게 됩니다.

십자가의 길은 하느님 나라를 향한 길입니다. 주님의 부활사건은 그 길이 승리의 길이요, 영광의 길이요, 기쁨과 행복의 길임을 알려줍니다.
때로 우리는 외롭고 지치고 수치스럽고 패배처럼 보이는  십자가의 길을 걷게 됩니다. 우리는 주께서 바로 그 십자가의 길을 걸어 부활의 영광에 이르셨음을 기억합니다.
부활의 주님이 우리의 주님이십니다.
부활의 기쁨과 소망으로 여러분을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