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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좋은데... 맨 마지막 "또다른 서울교구인"의 댓글은 참 황당하다.
몇년전에 보았던 "최회장"이라는 이의 댓글이 떠오른다.
기분 나쁘고 마음 아프다.
이런 수준의 글을 구태여 옮겨놓는 일은
쓸데없이 내 블로그만 더럽히고 어쩌면 성공회를 욕보이는 일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의 존재는 많던 적던 현실이고,
읽을 때마다 반면교사의 교훈을 주며, 아픈 마음으로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이런 식으로 표현되는 증오와 몰상식은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어째서, 생겨난 것일까?..
우리 교회가 과연 이런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세상에 대하여 용서와 화해와 주님의 평화를 전하는 교회라 할 수 있을까?
몇년전 (2007년) 그 댓글에 대한 "조프란시스"님의 댓글을 다시 읽으며
겸손하고도 의젓한 그 믿음에 내 믿음의 수준을 비추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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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회장 (125.*.☆.116)
너희들 잘 들어라
너희들이 성공회를 얼마나 안다고 까부는지 모르겠지만
난 너희들처럼 근본없는 좌파 뻘갱이 사제와 소수 좌경세력들이 성공회에서 판치는게 싫다.
너희들 떠나가라. 그리고 딴데가서 영판 이상한 교회도 아닌 진보동맹이나 맹글어라.
어디 성공회로 굴러와서 속이 넙으네 좁으네 떠들고 난리이냐.
니덜이 세운 성공회 아니다. 딴데가라.
성공회는 좌파, 불색잡기들, 근본도 모르는 이상한 종교집단의 놀자판이 아니다.
성공회대학의 신부같지도 아닌 이상한 교수들이 이 교단을 망친다.
주$$같은 이도 미국서 살아라. 괜시리 한국와서 이상한 미국의 동성애놀음 퍼뜨리지 말고.
너희들 없었어도 성공회 잘 돼왔다. 어디 교회서 염불하고 목탁칠려고 하는가?
어디서 남색질하는 것들이 거룩한 교회를 망가트리려하는가 내 말이 틀렸는가
[2007-05-24 14:54:47]
바우로 (125.*.☆.116)
맞다 맞다 최회장님 속 시언합네다.
NAME : 조프란시스 [125.*.☆.90] | DATE : 2007-05-29 00:16:09 | HIT : 3736
맨 윗글을 쓰신 '최회장' 님이 성공회 신자셨다면 아마 어디선가 저와 마주쳤을 수도 있었겠지요. 저희 아이가 예배중에 울음을 터뜨릴 때 뒷편 어딘가에서 괜찮다고 미소를 보내셨을 어르신인지도 모르고 처음 성공회에 들어섰을때 애찬을 권하시면서 어디사냐고 물어보시며 봉사하시던 분이셨을지도요. 전 가끔 성공회 안의 모습이 '공동경비구역'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서로 다른 생각과 삶의 괘적으로 대치하곤 하지만 그 안에서만은 이데올로기나 세상시름에서 한참 떨어져 서로의 인간적인 모습만으로 마주하고 있는 곳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결국 그 영화의 종결부처럼 며칠동안 이 게시판의 모습도 그 긴장을 깨는 총성같은 거친 언어로 서로 상처주고 엉망이 되고 말았습니다.
무엇이 그렇게 만들었을까요. 어떤 기억들이 우리에게 남아있어서 어느 순간 느닷없이 미소를 사라지게 하고 서로에게 저주를 퍼붓게 만들었는지 궁금해지더군요. 그게 우리의 진정한 모습인가요 아니면 누군가 우리에게 강제한 조건인가요. 이제 저는 미사 중간에 평화의 인사를 나눌때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는데에 한참 주저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에 의해서 또 어떤 총성이 들릴때 저의 방아쇠를 당기게 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말이죠. 저희가 계속 그런 긴장과 허위에 대한 의심을 품으면서 교회안에 있다면 그것은 옳은 것일까요. 가슴이 답답합니다.
제가 처음 성공회 신자로써 다녔던 미국의 한인교회는 중국인 성당을 빌려서 미사를 보았습니다. 중국인 교회였기때문에 예배당 벽은 세로로 펼쳐진 붉은 만장과 한자로 치장이 되있었습니다. 그곳을 찾는 많은 한국 교포분들이 그런 장식에 거부감을 가지고 또 오시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붉은 만장속의 글씨가 성경 말씀이었는데도 말입니다. 아마도 우리가 가장 처음 본 복음 말씀이 한자였을 텐데도 말입니다.
저는 이 게시판의 첫 총성이었던 '최회장' 님의 그 오래된 기억을 위해서 기도하겠습니다. 다시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발견하고 또 그 안에서 치유되고 또 서로의 미소를 되찾기를 바라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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