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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이야기- 신앙체험의 정리와 반성/교리이야기

그리스도의 성체(聖體)일


                                           그리스도의 성체(聖體)일
삼위일체주일 후 목요일은 <그리스도의 성체일>로 지킵니다 (올해는 6월 23일).  <그리스도의 성체일>은 <왕이신 그리스도> 주일과 더불어 주님의 축일 가운데 독특한 성격을 가집니다. 다른 주님의 축일들 곧, 거룩한 이름 예수, 주의 세례, 주의 봉헌, 성모수태고지, 성모의 엘리사벳 방문, 성세례요한 탄생, 주의 변모 축일은 예수님과 직접 관련된 성서의 사건들을 기념합니다. 이에 비해 그리스도의 성체일은 중세교회 이후로 강조된 “실체변화를 이룬 성체”에 대한 신심에 기원하여 13세기 이후에 교회의 축일로 정착 되었습니다. 일반 신자들이 라틴어로 행해지는 감사성찬례의 내용과 흐름을 깊이 이해하지는 못해도 그 성찬례를 통해 축성된 성체를 주님의 몸으로 믿고 바라보고 공경하는 일을 통해서 살아계신 예수님을 체험하는 큰 은총을 누렸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우리 성공회는 전례와 성사(聖事)에 바탕한 교회로서 그리스도의 성체일을 더욱 깊어진 의미로 기념합니다.
그것은 우리와 똑같은 몸으로 이 땅에 오신 주님의 몸을 기억하는 것으로 출발합니다. 주님은 몸으로 사셨고 몸으로 일하셨고 몸으로 십자가에 죽으셨습니다. 우리를 위해, 우리의 구원을 위해 당신의 몸을 아낌없이 내어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몸은 부활을 통해 부활하신 몸, 새로운 몸, 거룩한 성체로 변화됩니다. 승천하시어 하느님 오른 편에 앉으신 예수님께서 지상에 남기신 새로운 몸, 거룩한 성체가 바로 ‘교회’임을 성서는 증언합니다.
교회는 건물이나 제도만이 아니라 예수님의 성령을 모신 사람들이 한 몸을 이룬 ‘신자공동체'입니다. 그 신자공동체는 주님의 분부대로 감사성찬례를 통하여 빵과 포도주를 봉헌하고, 봉헌된 빵과 포도주는 성령으로 축성되어 주님의 거룩하신 몸과 피, 곧 성체와 보혈로 변화됩니다.
주님의 성체인 교회는(신앙), 주님의 성체를 먹고 마시며(전례), 주님의 성체로 하나되어(친교), 세상에 주님의 성체되심을 드러냅니다(선교). 우리 신자들은 주님의 ‘성체’를 이루며, ‘성체와 보혈’을 먹고 마심을 통해 ‘성체’로 변화되어갑니다.
그런 의미에서 성체에 대한 올바른 믿음은 교회와 구원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줍니다. <그리스도의 성체일>에 우리는  이 구원의 신비를 되새기며 감사합니다.*